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버지 돌아가시고 엄마를 안을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움 조회수 : 1,427
작성일 : 2014-12-13 15:01:29
70중반이신 아버지께서 지난주 돌아가셨습니다.
지독한 구두쇠에 남여차별 외도 등으로 아버지가 싫었어요.
발병후에 괴로웠던 것이 아픈 아버지에 대한 연민이 생기지않는거엤어요. 오히려 병이 깊어지면서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거 밉기까지하더군요.
돌아가시기 한 달전부터 아버지를 곁에서 보았습니다.
수척해가는 모습, 억울해하며 울먹이는 모습보니 마음 안좋더군요. 그러다가 아버지께서 살아오신 어린 날 이야기를 들었어요.
당시는 누구나 그러했겠지만 극심한 가난을 묘사할 때 그 큰 눈에서 눈물이 그렁그렁하다가 주루룩ᆢ
생각해보니 아버지덕분에 학교도 다니고 덕분에 취직도해서 돈도 벌고 동생들과는 너무나 사이도 좋고 ᆢ모든 게 아버지 덕분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버지를 위로해드렸어요 칭찬도 해드리구요. 장하시다, 훌륭하시다, 아버지덕분에 자식들 다들 밥벌이하고 행세하면서 산다, 아버지는 최선을 다해 사셨다, 감사와 사랑을 충분히 표현했어요.
아버지께서 없는 살림에 가르치고 집이라도 늘이시느라 가족들이 경제적으로 힘들었어요. 게다가 세상적인 욕구도 강하신 분이라 여자문제도 평생 가지고 게셨죠. 문론 엄마가 오버한 측면이 있긴하지만요.
엄마의 일생은 아버지의 눈치를 보는 거였어요.아버지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장녀인 제가 고스란히 받아야했구요. 당연히 그런가보다하고 효녀노릇 했어요. 엄마가 갖고싶다면 뭐든지 한 준비가 되어있었고 그러기도 했어요. 제 마음에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게 가득했거든요
그러다가 5년 전쯤 어떤 일을 계기로 엄마에게 분노가 솟구쳐 너무 힘들게 살았어요. 엄마의 모든게 싫었어요. 웃는 거부터 먹는거 목소리도. 생각하지도않았던 어린 날의 상처가 불쑥불쑥 솟구치는데 미치지경이더라고요. 스슷로 정신병을 의심할 정도로ᆢᆢ
한달전쯤부터 아버지를 이해하면서 엄마에 대한 감정도 완전히 사라졌어요. 엄마의 실갖도 소스라치게 싫었어는데 지금은 얼굴을 부빕니다. 전화힐때 마다 사랑한다고 해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주신 선물같아요.
이런 시간이 좀 더 빨리왔었으면 좋았을것을ᆢ 하지만 지금이라도 감사해요.
IP : 110.70.xxx.17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플럼스카페
    '14.12.13 3:36 PM (122.32.xxx.46)

    집집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글 읽으며 나도 그랬어~ 하는 대목이 있어 가슴 한 켠이 찌르르 했어요.
    아버지 살아계셨다면 여전히 미워하고 지냈을건데 투병하고 돌아가시고...그런 과정에서 자잘한 미움이나 원망은 다 녹여버렸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4189 중학 수학문제 부탁드립니다. 7 베아뜨리체 2015/07/17 796
464188 종가집 김치도 맛이 왔다갔다 5 무지개 2015/07/17 1,433
464187 지혜를 주세요 2 외동맘 2015/07/17 894
464186 주식시장이란게..결국 개사기 아닌가요? 17 투기 2015/07/17 4,830
464185 지인이 신문정기구독 할당 떨어져서, 남편이 구독신청했다네요~~ㅠ.. 5 신문강매 2015/07/17 957
464184 인공심박기 대해 경험하시거나 아시는분 2 심장 2015/07/17 1,189
464183 설화수 트윈케이크 써보신 분? 4 ... 2015/07/17 3,307
464182 라마다서울호텔과 리베라부페..비비큐가보신분 2 부페 2015/07/17 527
464181 전기압력밥솥 몇년 쓰세요? 9 sss 2015/07/17 1,680
464180 맞벌이.. 남편설득이 쉽지 않네요.. 20 ... 2015/07/17 4,936
464179 중1중국어 학습지 뭐가 좋을까요? 2 2015/07/17 853
464178 “궁 스테이, 각계 의견 충분히 수렴… 문화재 보존·활용 조화롭.. 4 세우실 2015/07/17 602
464177 성적표 받으셨나요? 6 고등 2015/07/17 1,713
464176 일반유치원...거친 아이들 많나요 1 ..... 2015/07/17 1,234
464175 외국어 특기생으로 대학가는 법? 10 걱정 2015/07/17 2,598
464174 신경숙 이건 어떻게 보세요? 30 표절? 2015/07/17 5,234
464173 파마를 하고 집에 와서 정수리를 비춰보니 훤~하네요 4 날개 2015/07/17 2,353
464172 내솥에 흠있는 밥솥 쓸모 있나요? 5 무지개1 2015/07/17 1,283
464171 상처가 있는 아이를 위한 육아서 좀 추천해주세요... 4 ... 2015/07/17 731
464170 부지런한 여러분을 부지런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10 게을러터져... 2015/07/17 2,710
464169 능력자님들 이 프로그램좀 찾아주세요... ... 2015/07/17 445
464168 근육유지하면서 체중 줄이는 방법 없을까요? 4 고민 2015/07/17 2,111
464167 소주 공병값이 40원인데 20원을 받아요 알려주세요 5 ll 2015/07/17 3,661
464166 의정부 장암동과 민락동 중에서요... 6 질문 2015/07/17 1,585
464165 남편 말이 맞나요 33 어우 2015/07/17 9,9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