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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생 사라진 신림동 슬럼화 가속...

관악산 조회수 : 3,781
작성일 : 2014-12-12 16:39:43
 http://www.ilyosisa.co.kr/news/articleView.html?idxno=74319

<르포> ‘고시생 없는’ 신림동 고시촌 가보니…

텅 빈 동네…이러다 슬럼가 될라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고시생들의 메카, 서울 신림동 고시촌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제도 도입과 사법고시 축소 및 폐지, 외무고시 폐지, 행정고시 축소 등으로 고시생들의 유입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주변 상권이 울상을 짓고 있다. 활력을 잃은 거리에는 찬바람만 가득하다. 이제는 ‘고시촌’이라는 말이 어색해 보일 정도. 그나마 남아있는 고시생들 덕에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로스쿨 때문에…
 
먼저 신림2동 언덕을 올랐다. 계단을 오르고 나니 고시원 건물이 즐비했다. 몇몇 건물 상단에는 임대 현수막이 큼지막하게 내걸려있었다. 곳곳에 있는 전봇대에는 오래돼 보이는 고시원 광고지들이 지저분하게 붙어있었다. 고시원 수요가 예전 같지 않다는 방증이었다. 거리는 생각보다 한산했다. 인근 마트를 드나드는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신림동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알려진 D고시원을 찾았다. 역시나 건물 앞에는 합격자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사법고시·행시재경직·공인회계사·법무사·노무사 등 D고시원 출신들의 이름이다. 지역에서 소문난 A급 고시원이기에 공실률 또한 낮을 것이라고 봤다. 고시원 입구에서 공실열람표를 들고 지층부터 3층까지 그리고 별관 건물까지 확인한 결과 공실률은 60% 이상이었다. 한때 이곳은 방이 없어서 고시생들이 대기를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곳이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고시생을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간간이 서울대 잠바가 보이기는 하지만 고시원 거주자 대부분은 일용직 노동자였다. 판단 근거는 신발장이다. 운동화만큼이나 안전화가 많았다. 무보증금 월세 20만원 정도면 한 달 동안 생활이 가능하기에 노동자들이 고시원으로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D고시원 관계자는 “2017년 사법고시 폐지 소식 이후 신규 고시생이 거의 없다”며 “예전과 같은 분위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고시원의 사정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준비할 시험 없다” 썰렁한 거리
상권도 활력 잃고 찬바람만 쌩쌩
 
신림2동 언덕을 내려와 신림 9동으로 가는 길에 한 할머니가 팔뚝을 붙잡았다. 알고 보니 인근 H고시원 관리인이었다. 기자를 고시생으로 보고 방을 보러가자며 설득을 이어갔다. 이 할머니는 “한 달에 15만원이다. 깔끔하고 좋으니 한번 둘러보고 가라”고 말했다. 취재 중임을 밝힌 뒤 사정을 묻자 “이렇게라도 밖에 나와야 고시생을 데려올 수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는 2009년 사법시험을 2017년 이후 폐지하기로 하고 로스쿨을 국내에 도입했다. 당시 고시생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20대 중후반 젊은 고시생들의 소비에 의존했던 지역경제는 차츰 무너져내렸다. 한때 ‘사시 존치운동에 나서자’는 움직임을 벌이기도 했지만 현실은 변한 게 없다.
 
고시원·원룸은 노동자들이 차지
신발장엔 운동화보다 안전화
 
불과 4년 전만 해도 4만명 정도이던 신림동 고시촌 수험생들은 사법고시 폐지 발표 이후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여기에 행시 축소·폐지 문제까지 겹치면서 고시생의 유입이 뚝 끊겼다. 당연히 고시촌 부동산 경기는 악화됐고, 공실률도 치솟고 있다. 인근 지역 상인들도 울상이다. 상권이 위축되면서 주변 분위기는 썰렁해졌다. 

IP : 207.244.xxx.21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세상에
    '14.12.12 4:49 PM (118.38.xxx.202)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죠.
    갑자기 강남불패는 언제까지 일런지도 궁금해요.

  • 2. 아마
    '14.12.12 6:18 PM (175.196.xxx.202)

    최후의 보루가 강남일거에요
    지역 인프라도 그렇고...대학이 평준화돼도 강남은 살아남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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