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 할 게 개자랑 밖에 없냐시는 분 패쓰바랍니다.
자랑이 아니라 매일 매시간 동물농장을 현실에서 체험하는 게
즐거울 일이 많지 않은 50 줄 나이에 신기하고 감동적이고 힐링타임이 되어서 그런답니다
모시고 있는 시어머니께서 오랜 병환으로 우울증이 있으세요
보행기를 해야 겨우 걸으시는데
어찌 할머니가 아픈 걸 아는 지
우다다 뛰어다니며 탁자며 의자며 제 몸이며 사정없이 부딪히고 다니던 6개월령 철없던 강아지때에도
할머니가 보행기 짚고 서계시면 뛰다가도 그 앞에선 딱 멈출 줄 아는 신기한 녀석입니다.
처음에는 강아지 있는 동안에 운동도 안하시고 거실 보행도 마다하셨던 분인데
이젠 일부러 강아지를 더 보려고 방밖으로 나오시게 되고
무뚝뚝하니 감정없는 얼굴에 환한 미소까지 지으시는 게 이 강아지의 별스런 애교 덕분이예요.
강아지 온 후 가장 많이 변화된 분이 76세 저희 시어머니세요
개에는 관심도 없고 싫어하기조차 하신 분이
자주 웃기도 하시고 강아지와 놀아주는 (강아지가 할머니와 놀아주는 )시간이 많아지고 밝아지셨어요.
제가 집에 있는 시간엔 제 주위에만 주로 맴도는데 어느 날 늘 있을 자리에 우리 강아지가 없는거예요
그럴 땐 " 동키야~! 어딨니? " 불러봅니다
어디선가 쏜살같이 뛰어나와 제게 뽀뽀하는데 .. 할머니방에서 뭔가 비밀 회동하고
나온 듯한 분위기 ..그 입에선 견과류며 단호박이며 고구마며 범벅된 냄새가 납니다
이렇게 친해지니 출입금지였던 방이 허락이 된 지라 수시로 들락날락 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다가 다시 출입금지가 되고 말았어요^^;;
으슬 으슬 추워지던 지난 가을 따끈한 튀김 통닭을 사서
어머니 방에 드리고 거실에 있었는데요.
한참 후 악 소리 나서 들어가보니
이 녀석이 할머니 주신 통닭먹고 기분 좋아 이 곳 저 곳 뛰어 다니다
어머니 잠시 누워계시던 그 순간 침대 위로 훌쩍 뛰어 할머니 품에 안기려다
그 사태가 난 거였어요
그 때가 18 키로였나 19 키로 정도 되었을 땝니다.
다행스럽게도 타박상으로 가슴쪽 시퍼렇게 멍든 정도로 끝났는데
대형견 키우기 주의 사항 하나가 더 첨부되었어요.
혼자 계신 할머니 방 출입 금지 !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그 날 이후로도 더 강아지를 좋아하시고
멀대같이 큰 재미없는 손주들보다
강아지와 대화하시는 일이 더 많아졌어요.
한 달여 지난 지금 방안에서만 식사 고집하던 분이
일부러 식탁에서 같이 식사하시기도 좋아하게 되셨는데요....바로 바로
식탁 아래 할머니 발옆에 강아지 동키가 떡하니 있기 때문이지요
인증샷 줌인아웃에 올려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