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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강아지 이야기 (2)

피카소피카소 조회수 : 3,070
작성일 : 2014-12-12 14:30:25

자랑 할 게 개자랑 밖에 없냐시는 분 패쓰바랍니다.

자랑이 아니라 매일 매시간 동물농장을 현실에서 체험하는 게

즐거울 일이 많지 않은 50 줄 나이에 신기하고 감동적이고 힐링타임이 되어서 그런답니다

모시고 있는 시어머니께서 오랜 병환으로 우울증이 있으세요

보행기를 해야 겨우 걸으시는데

어찌 할머니가 아픈 걸 아는 지

우다다 뛰어다니며 탁자며 의자며 제 몸이며 사정없이 부딪히고 다니던 6개월령 철없던 강아지때에도

할머니가 보행기 짚고 서계시면 뛰다가도 그 앞에선 딱 멈출 줄 아는 신기한 녀석입니다.

처음에는 강아지 있는 동안에 운동도 안하시고 거실 보행도 마다하셨던 분인데

이젠 일부러 강아지를 더 보려고  방밖으로 나오시게 되고

무뚝뚝하니 감정없는  얼굴에 환한 미소까지 지으시는 게   이 강아지의 별스런 애교 덕분이예요.

강아지 온 후 가장 많이 변화된 분이 76세 저희 시어머니세요

 

개에는 관심도 없고 싫어하기조차 하신 분이

자주 웃기도 하시고 강아지와 놀아주는 (강아지가 할머니와 놀아주는 )시간이 많아지고 밝아지셨어요.

제가 집에 있는 시간엔 제 주위에만 주로 맴도는데 어느 날 늘 있을 자리에 우리 강아지가 없는거예요

그럴 땐 " 동키야~! 어딨니? " 불러봅니다

어디선가 쏜살같이 뛰어나와 제게 뽀뽀하는데 .. 할머니방에서 뭔가 비밀 회동하고

나온 듯한 분위기 ..그 입에선  견과류며 단호박이며 고구마며  범벅된 냄새가 납니다

이렇게 친해지니 출입금지였던 방이 허락이 된 지라 수시로 들락날락 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다가  다시 출입금지가 되고  말았어요^^;;

으슬 으슬 추워지던 지난  가을 따끈한 튀김 통닭을 사서

어머니 방에 드리고 거실에 있었는데요.

한참 후 악 소리 나서 들어가보니

이 녀석이 할머니 주신 통닭먹고 기분 좋아 이 곳 저 곳 뛰어 다니다

어머니 잠시 누워계시던 그 순간 침대 위로 훌쩍 뛰어 할머니 품에 안기려다

그 사태가 난 거였어요

그 때가 18 키로였나 19 키로 정도 되었을 땝니다.

다행스럽게도 타박상으로  가슴쪽 시퍼렇게 멍든 정도로 끝났는데

대형견 키우기 주의 사항 하나가 더 첨부되었어요.

혼자 계신 할머니 방 출입 금지 !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그 날 이후로도 더 강아지를 좋아하시고

멀대같이 큰 재미없는 손주들보다

강아지와 대화하시는 일이 더 많아졌어요.

 

한 달여 지난 지금 방안에서만 식사 고집하던 분이

일부러  식탁에서 같이 식사하시기도  좋아하게  되셨는데요....바로 바로

식탁 아래 할머니 발옆에 강아지 동키가 떡하니 있기 때문이지요

 

인증샷 줌인아웃에 올려볼게요 

 

 

 

IP : 175.209.xxx.43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샤
    '14.12.12 2:34 PM (218.52.xxx.186)

    기다렸어요 할머니와 동키의 우정 스토리 감동적이네요
    할머니 맘을 움직이다니 동키녀석 귀여운 요물입니다
    줌인아웃에 얼른 올러주세요

  • 2. 점둘
    '14.12.12 2:36 PM (116.33.xxx.148)

    이름이 동키였어요?
    처음엔 대걸레인줄 알았다가
    두번째는 털뭉치인줄 알았어요 ㅎㅎㅎㅎ

    지혜로운 동키 구경가야지~~~~~ 줌인줌아웃으로 고고

  • 3. 동글
    '14.12.12 2:37 PM (112.154.xxx.107)

    친정집에 94세 되신 제 외할머니가 다닐러 와계셨었을때
    울집 강아지를 데리고 친정에 갔었죠.
    얘가 노인분들보면 좀 무서워하고 짖을라해요. 할머니한테도 그랬었죠.
    할머니는 젊으셨을때 늘 개를 키우셨어서 강아지가 반가와서 이리와라 하는데 마구 짖을라하는 ㅠ.ㅠ
    할머 니가 닭 백숙으로 강아지를 꼬셨어요. ㅋㅋ 몇조각 먹더니 급 친한척 꼬리 살랑살랑 ㅎㅎㅎㅎ
    할머니가 강아지보고 밝게 웃으시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강아지는 누가한테나 힐링의 선물~
    울할머닌 아직 건강하세요 ^^

  • 4. ..
    '14.12.12 2:38 PM (125.131.xxx.56) - 삭제된댓글

    흉흉한 시절에 개소식만이 이렇게 훈훈하네요..^^

  • 5. jtt811
    '14.12.12 2:39 PM (175.114.xxx.195)

    강아지는 하늘이주신 선물이예요~~~~~

  • 6. 아드님과 강아지
    '14.12.12 2:42 PM (59.6.xxx.160)

    사진이 너무 상큼하니 기분 좋아 졌어요.. 푸들이 참 영리하죠.. 키우고 싶어요..

  • 7. 강쥐맘
    '14.12.12 2:42 PM (116.123.xxx.5)

    사랑스러운 동키 소식 계속 올려주세요^^
    저도 동키 보러 줌인아웃으로 고고씽~~~

  • 8. ㅎㅎ
    '14.12.12 2:44 PM (223.62.xxx.55)

    동화속에 나오는 아련한 이야기같아요^^
    아. 이쁜이들이예요. 그런데. 슬픔의 한 단면을 보는건 왜일까요. 품에 안고 있으면 따뜻하고 미안해져요.

  • 9. ...
    '14.12.12 2:45 PM (123.142.xxx.254)

    키울까 말까 걱정하시는분들 정말 걱정안하셔도 됩니다.
    일주일이면 그녀석들이 사로잡을테니까요
    집에혼자있는 울 강아지 보고싶어요 ㅠ,ㅠ

  • 10. ㅇㅇ
    '14.12.12 2:58 PM (222.112.xxx.245)

    그래서 우울증 치료에 반려동물이 큰 힘이 된다고 하는군요.
    따스한 이야기 감사해요~

  • 11. dlswjfal
    '14.12.12 3:04 PM (121.138.xxx.34)

    다자란 아이들 직장다니고 별 대화꺼리도 없는 집에..강아지가 가족간에 화목조이고 기쁨조입니다.

  • 12. 자..
    '14.12.12 3:07 PM (61.74.xxx.200)

    2를 쓰셨으니 3탄도 내어 놓으시지요~~^
    ㅎㅎ 감사해요. 대형견의 똥고발랄함이 글에서 느껴져요.ㅋㅋ

  • 13. ..
    '14.12.12 3:14 PM (223.62.xxx.10)

    원글님 따뜻한분이라 느껴져요^^

  • 14. ^^
    '14.12.12 3:24 PM (211.38.xxx.138)

    식탁밑에 자리잡은 사진 먼저보고 댓글써요 ^^

    담편 기다릴게요

  • 15. ㅇㅇ
    '14.12.12 3:27 PM (116.33.xxx.17)

    글 읽으면서 저절로 미소가 ㅋㅋㅋ
    울 친정어머니도 강아지 싫다던 분이 지금은 아예 시중드는 할머니가 되셨습니다.
    저 혼자 다녀오고 싶어도 강아지 찾는 어머니때문에 꼭 데려가야 한답니다.
    두 녀석이 할머니 입술뽀뽀를 실컷 하지 않으면 성이 안 차서 마구 뛰어올라 마무리하고
    꼬리치기 시작하면. 울 어머닌 "오냐. 외갓집에 왔는데 맛있는 거 줘야지" 그러시면서
    삶아 놓은 쇠고기 찢고 계시죠^^ 맹숭맹숭한 분위기에 강아지만 끼면 대화할 거리가 많아진다는.

  • 16. 아~~~
    '14.12.12 3:31 PM (182.230.xxx.31)

    3탄도 기대하면 너무 부담주게 되는걸까요~
    읽어도 읽어도 감동이고 사랑스러움 그 자체네요...
    눈물나게 아름다워요~

  • 17.
    '14.12.12 3:35 PM (223.62.xxx.243) - 삭제된댓글

    아 귀여버용
    그런데 견과류 주시면 안돼요
    강아지 췌장염 걸리면 취사율 높아요 사람음식 주의하시길 오래오래 함께 행복하시길 바래요ㅎㅎ

  • 18. 네~
    '14.12.12 3:40 PM (122.40.xxx.94)

    정말 기분좋은 글이고 그림이 그려져 행복해요.^^

    그런데 견과류. 통닭 주지마세요.
    나중에 엄청 고생한다고 경험자들이 간곡히 얘기하더라고요.

  • 19. 와~
    '14.12.12 3:42 PM (211.210.xxx.62)

    귀여워라 이름도 정말 잘 지으셨네요.

  • 20. 동키야
    '14.12.12 3:48 PM (182.172.xxx.55)

    이름이 동키였군요 사랑 받을 짓 많이 하나보군요

  • 21. 피카소피카소
    '14.12.12 4:04 PM (175.209.xxx.43)

    댓글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바쁜 틈틈이 글쓰며 위로되고 또 다정한 댓그르들 읽으며 감동받고 위로느낍니다
    견과류/ 통탉을 그 때 한 번 정도만 저모르는 사이 주신 거라
    이제는 공부도 하고 하여 줘서 안될 음식들 절대 안주기로 온가족 다짐하고 있습니다^^

  • 22. 죄송한데
    '14.12.12 4:05 PM (183.98.xxx.144)

    통닭은 왜 주면 안돼요 뼈도 아닌데? 살로만 줘두 안돼나요? 먹고 싶어하고 살면 얼마나 산다고...

  • 23. 피카소피카소
    '14.12.12 4:17 PM (175.209.xxx.43)

    윗님 ^^;;
    제가 답해드릴께요
    닭가슴살이나 그냥 닭고기를 삶거나 해서 주면 개들에게 좋은 보양식이 됩니다
    그런데 글에 쓴 통닭은 사람이 먹기 위한 양념과 튀김옷이 들어간 거라
    많이 주거나 자주 주게되면 소화기능이 다른 동물들에겐 치명적일 수가 있다해요.
    수명이 사람보다 훨씬 짧고 아파도 내색못할 경우가 있기에
    안좋다하는 음식은 최대한 자제하고
    아프지 않도롣 지켜주는 게 좋겠지요^^
    그게 아니어도 강아지들에게 줄 간식거리가 있기도 한거니까요.

  • 24. ...소금간..
    '14.12.12 8:42 PM (218.234.xxx.133)

    양념(소금 등) 안된 고기는 상관없어요. 양념 안하고 맹탕으로 굽거나 삶은 고기는 주면 좋죠.

  • 25. ..
    '14.12.12 10:53 PM (183.107.xxx.205)

    동키야 아줌마 뽀뽀^^하면 해줄라나요 동키가
    연어효과는 보셨는지 궁금하네요

  • 26. .:
    '17.2.17 5:49 PM (211.187.xxx.26)

    ㅇㅇㅇㅇ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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