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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노처녀인데 앞으로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할까요

조회수 : 8,026
작성일 : 2014-12-11 17:29:16
제목 그대로에요. 이제 곧 30대 후반이 되어가는데, 그냥 매일 똑같은 삶을 살다보니 어느덧 나이먹은걸 실감하네요.
주변의 친구들은 다 결혼해서 애기 하나 씩은 있고, 저도 제가 이렇게 살게 될 줄은 20대 때 예상 못했네요. 아니 어쩌면 이렇게 살 수 있을꺼라 무의식적으로 느꼈을지도 모르겠네요.
 조건이나 스펙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저나 친구들 모두 sky급 대학 나와서 친구들도 결혼 다 전문직이랑 하고 집안들도 좋고.. 저도 직장 괜찮고 학벌이나 뭐나 빠지진 않는데 사고방식이 문제 인거 같아요.
얼마전까지 남자를 만났는데, 결혼하기 부적합한 인간이었어요. 그런 놈 만난 시간이 아까운데, 그냥 만만하고 정땜에 만난거죠.
 어릴때 소개팅, 선도 몇번 봤지만 정말 전 그런 자리에서 만난 사람들이 눈에도 안차고 맘에도 안맞고..
연애도 몇번 했는데, 제가 여자라 그런가 제 맘에 드는 사람을 만난다기보다 저 좋다고 지극정성이니 그 정성에 넘어가서 만나다가 제가 도저히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어서 그만 만나는 경우... 이 패턴의 반복이었네요.
 정서적으로 연애는 해봤지만, 정말 맘 속 깊이 사랑을 해본적이 있나 요샌 제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이런 생각을 계속 하게 됩니다. 하루 하루 사는게 낙이 없어지고 힘도 없고, 과연 이렇게 사는게 의미가 있나 싶지만 또 그렇다고 우울증 환자처럼 죽고싶다 우울하다 이런거도 아니고 TV보면 재밌고, 집에가서 얼른 귤먹으며 만화책보고 눕고 싶다 이런 정말 사소한 일상으로 만족하며 사는 소시민 중의 극 소시민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20대때부터 아직은 진짜 내 인생이 아니야, 아직은 아니야 이렇게 살아오면서 나이만 먹었네요.
사실 외국에 유학가고싶단 생각도 있었는데, 득실을 따지다보니 그냥 유학을 미루고 지금 직장을 관두고 유학가면 인생 골로가는게 순간이다 란 나이까지 왔네요. 차라리 아이있고 남편있는 나이면 그래도 비빌 언덕이라도 있는건데..
이나이에 치기믿고 깝치다가 정말 독거노인으로 아니 독거 중년여자로 맥도날드할매도 아닌 아줌마 노처녀가 될까 무섭기도 합니다.
 잡생각이 많아지다보니,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지고 친한친구들도 이젠 저랑 삶의 환경이 다르니 대화도 조금씩 달라지고 노처녀 히스테리 부린단 소리 안 들으려고 신경쓰는 제 모습까지 발견하게 됩니다.
친구들은 겉으로 보면 뭐 배우러 다니고 구속되는 거 없으니 부럽다고 말하지만, 전 비빌 언덕 하나 없다는 그 불안감이 미칠거 같아요.

근데 제가 만약 지금은 이렇게 버티고 있지만, 3년뒤 5년뒤에도 현재와 같다면 정말 끔찍할 거 같아요.
진짜 그 전에 죽든가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든가 해야할텐데... 자다가도 악몽을 꾸네요. 부모님은 늙어가실테고 저도 이렇게 늙을테고.. 친구들도 예전같지 않고.. 고립되고 우울한 그런 삶.

맘맞는 남자를 만나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아이라도 입양할까요? 애정을 쏟고 교육할 가족이 있었으면 해서요.
남자랑 결혼은 내 마음같이 풀리는 게 아닌 거 같아서요. 이나이에 직장 관두고 유학한다고 해봤자 국제백수 독거중년일수도 있고, 지인들 사이에 '누구가 직장관두고 유학갔다 그렇게 됐대. 어쩜.. 하면서 안줏거리 될꺼같고
사리분별되는 나이에 어떻게 살아야 인생을 식물같이 살지 않고 제대로 사는 걸까 싶어요

입양한다면 제3국가 아이를 입양하는거도 가능할지요?
 
IP : 59.5.xxx.152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4.12.11 5:35 PM (175.209.xxx.154)

    그나이되면 다들 같나봐요. 저랑 똑같으세요.
    하루하루 큰불만없고 주말엔 건사할사람 없으니 늦잠자고 편하고 그런데...
    오십넘어까지 혼자면 진짜 슬플것같아요.
    힘들때 내손잡아줄 가족하나 못만든 죄책감과 자괴감에 죽을때까지 괴로울것같아요.
    현재만 보면 뭐 그냥저냥 자유롭게 살죠.

  • 2. 이기대
    '14.12.11 5:48 PM (59.28.xxx.251)

    싱글카페 가입하셔서 인연 만나보세요. 30-40 건전한 싱글 카페요. 결혼정보회사 나 이런데 수백 들여봐야 답없고...정 안되면 교회 나 절이나 카톨릭 다니세요. 거기서 결혼한 노처녀들 많습니다. 아님 제 남동생이 서울 부천 잇는데 70년 개띠인데 아직 결혼 안햇어요. 아버지 유산도 있고 괜찬아요. 다만 학벌이 4년제긴 하지만 지잡대라 좀 글킨하네요. 박태환선수 닮아 인물은 좋아요. 키도 크고...생각잇음 쪽지 하세요. 좋은 성격과 재산있는 사람이 낫지. 나이 들면 학벌 중요하지 않아요. 해도 저물고 하니 맘이 착잡하실듯~

  • 3.
    '14.12.11 5:54 PM (59.5.xxx.152)

    윗분께 쪽지는 어떻게 보내나요?

  • 4. 적극적인 삶
    '14.12.11 5:57 PM (121.174.xxx.62)

    제 언니가 50대 중반 독신녀로 살고 있습니다.
    결혼한 경험 없구요.
    전문직종자이고 일주일, 일 열심히 하고, 주말에는 종교단체에서 열심히 활동합니다.
    평일에도 각종 운동과 악기 등 열심히 배우고, 어지간한 프로들보다 잘하지요^^
    매사에 끝까지 열심히 끝을 본달까요? 아뭏든 목표를 정해서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삶을 사는데,
    정말 젊게 삽니다.
    조카들 생일이며 명절도 잘 챙겨주고 인기가 아주 좋습니다.
    두루두루 자원봉사도 열심히 하고, 아주 소박한 옷차림에 겸손한 삶을 살죠.
    제가 가장 닮고 싶은 사람이 우리 언니입니다.
    원글님은 좋은 사람도 찾으시고(적극적으로), 인생의 목표를 잘 잡아서 화이팅!

  • 5. ...
    '14.12.11 6:02 PM (183.98.xxx.6) - 삭제된댓글

    스펙좋고 조건좋은 여자들이 나이들면 결혼하기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외모까지 아주 뛰어난 경우 아니면 남자쪽에서도 그닥..
    그나이에 괜찮은 남자 많지 않은거 아시죠
    죽고싶다 생각이 들정도면 포기할껀 포기하고 만나보세요

  • 6. 닭그네아웃
    '14.12.11 6:04 PM (14.43.xxx.78)

    저랑 비슷한 처지시군요
    저도 입양에 대해 알아봐야겠어요
    내편을 내가 만들어야죠

  • 7. 끄앙이
    '14.12.11 6:12 PM (203.229.xxx.246)

    윗윗분 나이들었을 때 스펙도 후지면, 그게 더 인기있는건가요..?

  • 8. 끄앙이
    '14.12.11 6:13 PM (203.229.xxx.246)

    아님.. 눈이 높아서 채워줄 남자가 점점 줄어서 그런건가..ㅠ

  • 9. ...
    '14.12.11 6:41 PM (183.98.xxx.6) - 삭제된댓글

    일단 스펙 별로면 나이들기 전에 눈낮춰서 많이들 가구요
    설령 나이가 있어도 덜 까다롭구요
    스펙 좋으면 나이생각못하고 눈 낮추는거 힘들어하더라구요 남자들은 나이를 많이 보거든요
    글보니 원글님도 눈에 차는 남자를 못만나서 연애도 시큰둥이셨던 것 같은데요

  • 10. 에효
    '14.12.11 7:11 PM (1.126.xxx.96)

    자기 자신을 사랑못하는 데 남자는 어떻게 사랑할 것이며
    입양은 당치도 않네요..
    에카르트 톨리의 더 나우 The now 책 한번씩들 읽어보세요

  • 11. ....
    '14.12.11 7:17 PM (175.223.xxx.62)

    님이 두려워하는 미래상이 저를 포함해서 주변에 꽤 있지요. 해외 석사 박사, 전문직 부모님 등 환경은 오히려 매칭되는 남자를 찾기 힘들정도로 좋지만 그 하나가 결여되어 있지요. 40이 넘어가면 새벽에 한숨쉬는 일이 더 잦아집니다.

  • 12.
    '14.12.11 7:23 PM (121.167.xxx.114)

    글 보니 남 이해도 잘 시키고 굉장히 괜찮은 분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이러나저러나 행복하셨으면 좋겠네요. 부디 눈 낮춰서 대충 남들처럼 사시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사람들 만나서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사시든지, 아님 지금처럼 가뿐하게 사세요. 지금도 보기 좋아요.

  • 13. 여기
    '14.12.11 8:03 PM (39.118.xxx.194)

    전 결혼해서 아이 하나 키우고있어요. 그런데도 너무 고독하다느낍니다. 청소하다가도, 소파에서 tv를 보다가도 혼자 길을 걷다가도 문득문득 찾아오는 외로움이 있어요. 신랑이 나보다 먼저 떠나게되면 어쩌나..하는 두려움도 있구요. 언젠가 혼자 남게 될 미래를 상상하면, 지금 제 옆에 가족들이 있다해도 외롭더라구요.. 30대까지는 전혀 느껴보지못했던 감정인지라 저도 적잖이 당황스러워요

  • 14. ....
    '14.12.11 8:31 PM (211.202.xxx.217)

    결혼한 언니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조언이
    남편이 의지가 될 거라는 생각은 버리라는 거였어요.

    평생 집중할 만할 걸 찾으시는 게 좋을 듯해요.
    친구들을 보니 30대 후반에 하고 싶었던 일을 시작하더라고요.
    글쓰기를 시작한 애도 있고, 공모전에 꾸준히 참가하는 애도 있고,
    스승님 찾아서 수학하는 애도 있고 그래요. 평생 할 일을 찾은 거죠.

  • 15. 그냥
    '14.12.11 9:55 PM (223.62.xxx.235)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남친 사귀세요. 꼭 결혼상대로 사귀는거 말고
    그냥 외로워서 만나는 대상이라도...

    지금 좀 위험해 보이세요
    생각이 과도하게 많아요

  • 16.
    '14.12.11 9:59 PM (223.62.xxx.243)

    부부가 같이 죽는 것도 아니고 결혼하려고 살아온 것도 아니고 친구는 계속 바뀌고 자식 때문에 남편 바람 때문에 속 썩지도 않을 거고 일인가구가 많아 좋은 친구들도 종종 있을 거고 저처럼 그러려니 하고 사세요 전 좋아요 친구가 많지도 않고 사람도 심히 가리고 특별히 취미가 있는 거 아니지만 눈치 보거나 집안일 하느라 피곤하지 않고 아프지 않아 감사합니다

  • 17.
    '14.12.11 10:02 PM (223.62.xxx.243)

    삼십대 후반 모임 함 해요

  • 18. ㅠㅜ
    '14.12.11 11:05 PM (112.149.xxx.152)

    아..저같은 사람이 여기 또 있네요.

  • 19. 햇살
    '14.12.11 11:51 PM (203.152.xxx.194)

    어떤 상황도 좋은점 나쁜점이 있게 마련... 어떤 상황이든 내 현실을 받아들이고
    바로 지금 이순간을 즐겨라.....

  • 20.
    '14.12.20 5:07 AM (218.156.xxx.20)

    30대 후반 여자인데요... 전 연애를 거의 안해봐서 사는데 불편한 건 모르겠어요. 쭉 솔로로 살아도 무방하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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