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남편집에 인사드리러 갔을때
집에 들어가기 전 남편이 "우리 아빠 괴짜기질이 있으니깐 이상한 말씀하셔도 니가 이해해라"하길래
자상하고 착한 남편..이기에 별로 걱정안했어요. 남편이 괜찮은 사람이니깐 아버지도 이상해봤자 얼마나 이상하랴 했죠.
결혼식하고 절하는데 시아버지 계속 미주알고주알 저에게 누구는 어떻고 누구는 어떻고(자기 친척들) 얘기하시길래
정신 하나도 없는데 귀에 들어오지도 않고 그냥 네네 그러고 있었는데 나중에 신행 다녀와 비디오 돌려보니
정말 고모는 어떻고.. 고모부는 좋은 대학을 나왔고...쉴새없이 떠드는 모습이 찍혀있더라구요.
그때부터 눈치를 챘어야하는건데...
결혼하고 한 일주일이 지났나..
전화하셔서는 가계부를 써서 제출해라 하시는거에요
너무 황당했죠.
매달 얼마씩 보태주시는거면 이해가 가요. 근데 그것도 아닌데 둘이 맞벌이하며 열심히 모으려고 하는데 대뜸
가계부를 써서 보여달라니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인지 이해가 안갔어요.
너무 황당해서 친정부모님께 하소연하니 무슨 그런 경우가 다 있냐며 같이 흥분하셨어요
아. 그리고 저 처음 인사갔을때 젤 먼저 딱 만나서 하시는 첫말씀이 "너 코수술해야겠다"였어요.
네 제 코 안높아요. 근데 어쩜 처음 며느리될 사람을 만났는데 대뜸 그런 말을 하나요.
나중에 제가 첫 딸 낳아서 처음 보여주러 갔는데(병원,조리원등 안오셨음. 딸낳았다고) 아기를 보며 하신 첫 말씀이
"지 애미닮아서 코가 낮네. 코수술시켜줘야겠네"였어요. 너무 황당하고 황당해서 아무말도 나오지 않더라구요.
그런 여러가지 에피들이 많았어요 그동안.
결혼 14년됐는데 말로 상처주신거 생각하면 암 걸릴 지경이에요
맞벌이하다 육아때문에 직장 그만두고 전업되었는데
늘 만나면 놀고먹는 식충이 취급을 하세요.
뭐래는줄 아세요
남편 집에 퇴근하고 오면 뜨신 물 받아다가 발 닦여주래요. 너는 돈을 안버니까 그렇게 해야된대요.
정말 나중엔 옆에서 듣다듣다 매형이 한마디 하시더라구요."아버님은 조선시대 말씀을 하세요 ㅎㅎ"하구요
그리고 아들,딸,부인 모두랑 척을 지고 사는 분이세요.
뭐든지 자기가 원하는대로 자기 위주로 해야 직성이 풀리시는 분이고 남의 말은 들으려고도 안하고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분이라
아들,딸하고도 사이가 안좋으세요.
딸하고도(저에겐 시누)몇번을 싸우고 왕래안한지 꽤 됐구요.
아들(저에겐 남편)이랑도 몇번을 싸우고 아들이 나가산다고 막 그러고 했대요(미혼때).
근데 얼마전에 남편이랑 아버지랑 대판 싸우고 집에 돌아온 일이 있었어요.
남편은 그래도 성격이 좋아서 그렇게 싸워도 다음에 집에 가면 또 흐흐 하는 사람인데
아버지는 그런 분이 못되시거든요.
엄청 속으로 열받으셨나보더라구요
그러더니 저에게 문자로 막 퍼붓는데
자기같으면 아들이 먼저 반성문자라도 보낼거다. 너희 둘다 똑같다. 너희들은 기본이 안되어있다.
결혼할때 준 돈 다시 토해내라. 인연끊고 호적에서 파낼거니 돈이나 부쳐라.
이러면서 계좌번호를 뙇!
결혼할때 4천만원 받았어요. 14년전이지만 그때도 4천으론 전세도 못구하는 돈이었어요.
허름한 빌라같은거 전세 구할까 말까..
오래된 빌라 알아보고 다니니 아빠가 안타까우셔서 2천만원 더 보태주셔서 그나마 13평 낡은 아파트라도 구할수 있었거든요.
암튼 왜 아들과 싸우고 그 불똥이 저한테 튀나요
남편에게 물어보니 문자한통 안왔다 하대요
저한테는 장문의 문자를...총 몇통을..
나중엔 협박까지 하시더라구요
돈 안부치면 너네엄마 찾아갈테니 그리 알아라 하시면서요.
하하 저희 엄마 지금 올 봄에 사별하시고 눈물로 우울증으로 밤새 잠못주무시고 계세요.
그런 안사돈에게 그게 할 짓인가요??
안그럴것 같다구요? 저번에도 아빠 돌아가시고 전화를 해서는(보통 안사돈은 남자가 어려워하지 않나요..)
저에 대한 잘못들(전화 잘 안하고 뭐 어쩌구 저쩌구)을 엄마한테 막 애기하셨다는거에요
너무 어이가 없어 진짜..
어디 안사돈 어려운줄 모르고 집으로 막 전화하나요.
제가 잘못하는건, 전화 잘 못하는거 그거 하나지 생신을 안챙겼다거나 어버이날을 안챙겼다거나 그런적 한번도 없어요
전화통화하는걸 별로 안좋아해서 친정엄마한테도 전화 잘 안해요.
둘째 돌잔치때도 아빠엄마 만나서 재가 다 좋은데 전활 잘 안한다고 말씀하시는데..진짜..얼굴 낯부끄러워서..혼났네요
(전화는 잘 못하지만 시아버지랑 서로 문자는 가끔 주고 받아요.전 문자가 편해서;;)
시어머니 저에게 시아버지가 문자한거 아시고는 전화하셔서(시어머니는 너무 좋으신 분이세요.진짜 시어머니만 보고 싶을 정도)
시아버지 말하는거 문자하는거 개짖는 소리라 생각하고 니가 이해하라고..그러시기까지 하시네요
진짜 시어머니 생각하면 불쌍하고 안스럽고..
시아버지한테 맞기도 무지 맞고 사셨대요. 지금도 죽여버린다고 막 협박하고..
차라리 시아버지랑 이혼하고 저희가 모셔오고 싶을 정도로 여자로서의 인생은 없으셨어요.
유치하시는 또 얼마나 유치한지..시어머니가 꼭 저에게 전화하실때 시아버지 없을때 전화하시거든요. 그것도 예전에 좀 이상했는데
알고보니 시어머니랑 저랑 통화하면 둘이만 내통(?)한다고 엄청 싫어하신다는거에요.. 진짜 너무 유치하지 않나요?
눈치보면서 남편 없을때 며느리랑 통화하는 이런 집이 있을까요..
진짜 시아버지 안보고 살고 싶어요. 이러다 홧병 걸릴것 같아요.
인연끊자길래 암소리 안하고 알았다고 하긴 했는데..아마 더 열받아서 펄펄 뛰고 계시겠죠.
죄송하다 소리 듣고 싶어 그러는거 뻔히 보이는데 제가 뭘 잘못했어야 죄송하다 하죠.
아들이랑 싸웠으면 아들한테 사과를 들어야지..진짜 유치해서 못봐주겠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너무 답답한데 어디 하소연할데도 없고 해서 이렇게 여기다 쓰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