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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봄, 나는 외출을 하였다
겨울에 익숙한 외투로
아직 한쪽은 겨울로 남은 몸을 감추고
봄 길로 나서면 봄 햇살에
큰크리트 벽들도 금세 싹을 틔울 것만 같다.
내 몸의 어디에서도 살갗을 뚫고 무엇인가 돋는 듯하다.
길가엔 동시상영 포스터와 선거 벽보들이
나란히 봄볕을 피해 긴 담을 따라
월장을 한참 준비중이다.
신축성 없는 마분지 같은 얼굴들이
고민 끝에 모조하는 근엄한 미소들은
깨알같은 자신의 약력 밑에 한 줄의 그것들을 더하기 위해
이 낯선 곳으로 애마부인 7과 외유를 나왔다.
난 그 앞에서 문맹이 되고픈 충동을 느낀다.
귀중하다는 나의 한 표 행사를 고민해야 할 걱정에 싸였다가
딴전 피듯 파란 하늘을 본다.
봄볕을 받고
개나리와 아지랑이가 출마를 하였으면
노랑나비가 빨리 봄을 노래하였으면
나도 아직 일부가 차가운 몸을 안고 봄으로 간다.
봄이 공천하는 많은 새 생명이 돋는 곳으로
나는 외출을 한다.
봄날은 우리에게 공약한다
가난한 이들에게
따뜻한 햇살을.
- 김창진, ≪외출≫ -
* 경향신문 1997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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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10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4/12/09/4k1002a1.jpg
2014년 12월 10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4/12/09/4k1027a1.jpg
2014년 12월 10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68343.html
학계에 보고될 뉴타입 진돗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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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바둑이 있다. 바둑판 위에 의미 없는 돌이란 없어.”
- "미생"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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