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newsview?newsid=20141209223208044&RIGHT...
[앵커]
앞서도 잠깐 전해드렸습니다마는,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보직사퇴, 어쩌면 대한항공이 어제(8일) 내놓은 해명이 오히려 논란을 키웠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조 부사장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사무장의 잘못이었고 기장이 내린 결정이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오늘 팩트체크에서 김필규 기자가 대한항공 현직 기장, 그리고 현직 사무장, 사실 이런 분들은 인터뷰에 쉽게 응하는 상황은 아닌데요. 이분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이 문제를 짚어본다고 합니다.
현직에 있는 분들이 나서기 쉽지 않았을 텐데, 우선 직접 인터뷰한 건 맞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렇게 인터뷰에 나섰던 것, 그만큼 어제 대한항공의 해명에 대해서 조직 내에서도 납득할 수 없다는 기류가 강했던 것으로 짐작해볼 수 있는데요.
모두들 조심스러워 하는 가운데 용기를 내신 분들이 있어서 직접 이야기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앵커]
공식입장이 나온 게 어제 오후였습니다. 어떤 내용이었는지 그에 준해서 하나하나 짚어보도록 하죠.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제목이 사과문은 아니었고 공식 입장이었습니다.
대한항공의 입장이었는데, "승객분들께 불편드려 사과한다. 하지만 안전에는 문제없었고, 대한항공 임원으로서 조 부사장의 행동은 정당한 것이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먼저 따져볼 내용은 '탑승교로부터 10m도 이동하지 않은 상태여서 항공기 안전에 문제가 없었다'는 부분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조 부사장의 행동이 승객 안전과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이런 주장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현직 기장에게 들은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우선 문이 닫힌 지 20여 분이 지났는데 비행기가 10m밖에 이동하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했고요, 무엇보다 이미 문을 닫고 움직인 비행기가 다시 탑승구로 돌아와 한 명을 내려준 뒤 다시 출발한 것, 매우 위험한 행위였다는 겁니다.
1994년 필리핀 비행기가 마닐라에서 도쿄로 가던 중 폭파사고가 난 적이 있었습니다.
테러리스트가 자기 좌석 밑에 시한폭탄을 장착한 뒤 중간에 내렸는데, 비행기가 특별한 검사 없이 이륙했다가 터진 거였습니다.
그래서 이듬해 미 교통국에선 민간항공 보안지침을 내놨는데요, 테러리스트들은 폭발물 설치 후 비행기에서 내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까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누군가 중간에 내리게 되면 항공사는 승무원을 포함해 탑승객 전원을 내리게 해서 비행기 곳곳을 검색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앵커]
그 사람이 물론 일반 승객은 아니었고 그 비행기의 사무장이기는 했지만 사실 이러한 룰이, 규정이 엄격해야 하는 것은 예외를 두지 않는다에 들기 때문에 그렇잖아요. 그래서 사무장이 내렸더라도 전부 내려서 다시 보안검색 받고 타야 되는 그런 절차는 지켰어야 된다, 그런 얘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제가 이야기를 들어봤던 현직 사무장도 이 부분에 대한 문제점을 인정을 했습니다. 그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죠.
[현직 대한항공 사무장 : 만약에 일반 승객이 내린다고 하면 퍼스트건 비즈니스건 그런 거를 다 떠나서 손님이, 승객이 내렸다 그러면 모든 승객이 다 하기해서(내려서) 다시 보안점검을 받아야 되고, 미국 같은 경우니까 TSA(미 교통안전청) 규정도 따라야 하고… 한국에도 그런 규정이 있습니다.]
테러 같은 상황을 염두에 뒀을 때, 승객이건 승무원이건 내린 사람이 뭘 두고 내렸는지 알 수 없잖습니까?
그런데 이번 비행기처럼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출발했다는 것은 미국과 국내 안전규정을 모두 위반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판단을 내린 것이 조 부사장이 아니라 기장이었다, 이런 해명이 나왔는데. 이게 또 화를 오히려 키운 것 같습니다.
[기자]
조금 전에 보셨던 대한항공의 입장을 살펴보면 이 부분에 대해서 언급을 하고 있는데요.
대한항공 측에서는 기장이 사무장을 하기, 그러니까 스스로 판단해서 비행기에서 내리게 했다라고 해명했는데요.
그 당시 기장이 지상근무 하고 있던 대한항공 운항관리사와 나눈 교신내용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해당 항공기 기장 (당시 운항관리사와의 교신) : 사무장 내리고 부사무장이 사무장 역할 하고요. 추가로 교대시키는 건 아니고요…사무장 내리게 되면 사무장 없이 가도 된답니다.]
지금 들으신 것처럼 기장이 누군가의 의견을 묻고요. '해도 된답니다'라고…
[앵커
3인칭으로 얘기하고 있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저와 인터뷰한 대한항공 현직 기장은 이게 조 부사장의 명령에 따른 거지 어떻게 기장 단독 판단이냐고 항변했습니다.
현재 항공보안법 42조를 보면 위계 또는 위력으로 운항 중인 항공기를 방해한 사람은 10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고 돼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은 국토부 조사에서 드러날 것 같습니다.
[앵커]
항로를 변경하게 하여 이 부분은. 예를 들어서 비행기가 떠가고 있는 상황에서 항로를 변경시키는 걸 얘기하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 일단 비행기가 탑승교를 떠나면 그걸 항로라고 쳐야 하는 건가요?
[기자]
그 부분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데요.
일단 그 위에 운항중이라는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일단 비행가 문을 닫고 움직이는 순간, 그리고 이제 다시 도착해서 문이 열리기까지가 운항으로 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1등석에서 승객에게 견과류를 먹을 거냐고 묻지 않고 봉지째 가져왔다. 이게 매뉴얼 위반이냐, 아니냐. 이것도 좀 따져봐야 할 문제죠?
[기자]
그 부분에 대해서도 확인을 해봤습니다.
알아보니 그런 내용이 매뉴얼에 있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견과류를 원하는 승객에게 작은 그릇에 담아 준비하라고 돼 있었는데요.
그런데 대한항공에서 언론사에 제공한 홍보영상을 뒤져 봤더니 재미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잠깐 보시죠.
지금 보시는 것처럼 승무원이 탑승한 승객에게 다가가서 땅콩 드시겠느냐고 물어봤고요.
그러면서 음료수와 함께 땅콩을 서비스하는 모습입니다.
[앵커]
이게 1등석이라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이 화면은 또 어디서 구했습니까? 아무튼.
[기자]
지금 보셨던 것처럼 분명히 땅콩이 까지지 않는 상황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모습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그러니까 이 상황이 모든 승무원에게 익숙한 매뉴얼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조 부사장이 아직도 이렇게 매뉴얼을 숙지하지 못 했느냐고 해서 더 화가 났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앵커]
그리고 1등석에서 질렀는데 그 뒤에 이코노미석까지 그게 들리더냐. 1등석은 이렇게 단절된 곳이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기자]
특히나 해당기가 A380, 대한항공에서 운행하는 제일 큰 비행기였었는데요.
그 부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기장들의 설명입니다.
지금 이렇게 좌석배치를 보면 비즈니스 클래스가 2층에 다 몰려 있고요. 1층에 이제 퍼스트클래스하고 이코노미클래스가 같이 붙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소리가 들릴 수가 있는 거죠.
이 소리가 들릴 수 있을 정도의 고성이 나왔다면 역시 항공보안법 23조 폭언 등의 소란행위를 하면 안 된다는 규정을 위반했다고 볼 수가 있는 겁니다.
[앵커]
만일 일반 승객이 그랬다면 곧바로 조치가 취해졌을 가능성도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경우 저도 궁금해서 현직 사무장에게 관련된 내용 물어봤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현직 대한항공 사무장 : 회사 측에서도 요즘에 '언룰리 승객(통제가 안 되는 승객)'이라고 해가지고 그런 손님들이 많이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강력하게 대응을 해야 된다'라고 지침을 주고 있던, 그런 상황이었는데…일단 로열패밀리가 타면 아무래도 많이 부담스럽죠.]
지금 들으신 것처럼 회사가 앞으로는 통제 안 되는 승객에 대해서 강력하게 대응하라, 이렇게 했답니다.
그런데 정작 통제가 안 되는 부사장을 보면서 직원들의 고민이 참 많았겠죠.
조현아 부사장이 사퇴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부분에 대한 직원들의 고민이 없도록 좀 더 근본적인 조치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제가 미국에서 저가항공을 탔을 때 스튜어디스가 땅콩을 이렇게 까서 갖다준 게 아니라 통로를 지나가면서 던져주더군요. 그래서 그걸 받아서 먹은 적도 있는데. 글쎄요, 그것도 좀 문제지만 너무 이렇게 친절만을 강조해서 서로 스트레스 받는 일 이것도 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팩트체크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