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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아주 잠깐 살았던 봉천 몇동이더라 집 보러 아니 방보러 가던 길에서 나는 얼마나 주저앉았는지 모른다 택시 기사는 여기라 하고 가겟집 주인은 돌아서 두 정거장 더 내려가라 하고 하교길 아이한테 물어보면 자기도 이사온 지 얼마 안돼 모른다고 하던
봉천동 같은
봉천동 같은
여기저기 시장만 해도 닷새장 구포장보담 몇 배나 크던 그 어디어디에 주인집 여자는 암호 같은 단어들로 정약국 돌아 쌀집 옆으로 어떻게 어떻게 오라고 하고 고무줄 뛰던 계집애들은 이쪽인가 저쪽인가 하고 이리갔다 저리갔다 어디가 어딘지도 모를 골목 지나 공터에 섰을 때 그 막막한 가운데
봉천동 같은
봉천동 같은
나는 생각했다 그때 마치 숨겨져오던 진실을 발견하듯 어쩌면 봉천동 사람들은 제 사는 곳이 어디인지 정말 모르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소스라치게 생각했었던 봉천동 같은
여기
고장난 우주 정거장 미르호의 창 밖 같은
문과대학 2층 복도의 창 밖을 내다보면
누구에게 길을 물어서 집을 찾아왔는지
나무에는 꽃이 대문을 열고 쑥 들어온다
- 송주성, ≪나무에는 꽃이 피고≫ -
* 경향신문 1998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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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4/12/01/20141202_kim.jpg
2014년 12월 2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4/12/01/20141202_jangdori.jpg
2014년 12월 2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67032.html
한국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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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채워가는 것이다.”
- 존 러스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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