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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낮술을 좀 마셨어요..

눈물 조회수 : 1,728
작성일 : 2011-08-24 14:02:12

결혼 12년차 주부입니다

정말 고지식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남편과 살고있구요

저 요즘 개나 소나 걸리는 우울증에 걸린 것 같아요

전 명랑한 성격이고 사람 좋아하고 퍼주기도 좋아라 하고 덜렁대는 그런 성격이랍니다

남편은 계획적이고 꼼꼼하고 정확한 사람이구요

그런 성격차이로 사내마내 참 많이도 싸웠었구요

항상 제가 일방적으로 혼(?)나는 분위기..

전 남편의 잠자리 요구를 제외하곤 아무런 불만이 없었구요

남편은 제 모든 게 맘에 안들고 고치고 싶었던 거 같습니다

그러던 중 한 3년전에 제가 바람을 피웠어요

육체적인 건 아니고..

많은 문자를 주고 받은 동갑의 남자친구를 만든거죠

처음 제게 전화가 왔을 때.. 얘 뭐니? 싶었을 때.. 모질게 잘랐어야 했는데.. 항상 후회하는 부분입니다

같이 술도 두번 마셨구요

두번째 만나서 술마시고 헤어져서 제가 그 사람에게 잘 들어갔냐 묻고는 답장을 확인 못하고 거실에서 잠이 들었는데

그 답장을 남편이 보았네요.. 그리곤 그전의 문자들도 모두 보았나봅니다.. 별 건 없는 내용입니다..

(제가 유머를 좋아라 합니다.. 잘 받아치는 편이구요.. 그래서 문자가 좀 통하면 여러통이 오고가지요..

문제는 그 녀석이 절 '자기'란 호칭을 계속 문자에서 썼었구요.. 전 아니구요 )

그걸 시작으로 전 남편에게 죽일년이 되었죠

아니 제가 그 남자(유부녀의 남친)을 만나는 순간부터 일텐데.. 그땐 몰랐답니다

남편의 화를 받고야 그게 큰 잘못임도 늦게 깨달았어요

남편은 주기적으로 큰 화를 냅니다

전 어떤 꼬투릴 잡아서 화를 내어도 다 제탓을 하구요

애들앞에서 물건을 던져도 .. 쌍욕을 먹어도.. 제가 저사람을 저리 만든 죄인인겁니다..

4년의 생활 남편앞에서 이쁜척도 안합니다

미용실도 가지않습니다

나이보다 많이 동안이라 처음 소개를 하면 많이들 놀라시는데 이젠 그도 부담스럽고..

4년동안 얼굴도 많이 변한듯합니다.. 흰머리도 갑작스레 많이도 생겼답니다..

그런데.. 남편의 어떤 화도 묵묵히 받는 제가..

남편의 잠자리 요구에도 어떤 반항도 못하는 제가..

그 녀석과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음에도.. 만약에 관계가 지속되었다면 어찌 될 지 모르는 그 만약까지도 사죄하고도 용서받지 못한 마음탓일까요..

그 터지는 마음과 화를 자식들에게 돌리게 됩니다.

특히 남편이 없을 때 남편이 제게 퍼붓던 욕을 사춘기 딸아이에게 퍼붓다가 놀라기도 합니다..

속이 상합니다..

화장실 청소를 합니다..

냉장고 깊숙한 곳에서 술을 꺼내마십니다..

이렇게 또 계속 살아내려니 눈물이납니다.

 

 

IP : 115.136.xxx.133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8.24 2:04 PM (125.240.xxx.2)

    남편과 이혼하시면 안될까요?

  • 2. ㅇㅇ
    '11.8.24 2:27 PM (211.237.xxx.51)

    헉.. 사춘기딸아이 엄마로서 정말 화나네요..
    님 안되는 일 하는거 아시죠?
    왜 딸한테 화풀이???? 물론 엄마도 사람이니까 화풀이 할때도 있기야 하겠지만
    상습적이고 주기적으로???

    님딸이 꼭 님모습 그대로 닮습니다.. 우울하고 술취한 그 모습까지... 그렇게 되고 싶습니까??
    아 ...
    바람 폈으면 그때 그만 이혼하셨어야 했습니다 왜냐면
    한국남자들은 그거 이해 절대 못해주고 주기적으로 꺼내들고 비수처럼 꽂아댑니다.

    문제는 님이 잘못했기에 할말이 없는거죠...
    이혼도 님이 선택할수는 없는 일입니다. 남편이 하자고 해야 그나마 해줄수 있다고 해야 하나...

    그니까 그런 위험한 불장난을 왜 하셨는지요...

    이제라도... 남편분과 님과 서로 얘길 잘 하셔서 우리 둘다 환자라는걸 인정하시고...
    같이 치료받으세요.. 그것만이 님 가정이 살길입니다.

    그거 못하겠다고 하면 이혼해달라고 하세요.. 차라리..
    아이만이라도 건지게요.... 아휴..
    솔직히 안타깝지도 않습니다..

  • 원글
    '11.8.24 3:56 PM (115.136.xxx.133)

    주기적으로 화를 받는 건 저입니다..
    저희 큰 아이가 외모적으로 절 많이도 닮았습니다.. 탓일까요.. 엄말 닮아서란 말에 이어서 아빠에게 과하게 혼이 날때가 있답니다.. 그 때도 전 아이를 변호해주지 못합니다.. 고개가 숙여질 뿐..
    이러저러한 속상함이 아이한테 터질 때.. 지나고 나서 참 속상합니다..
    이 곳에 글을 올린것도 객관적인 시선에서 충고를 받고 더 각성하고 싶었나모릅니다..
    3년전에.. 이혼도 많이 생각했어요.. 몸무게가 40킬로 정도로 빠질정도로 맘도 몸도 힘들었구요..
    그 때 제게는 막 젖을 땐 막내가 있었답니다.. 제가 살 수 있었던 이유랍니다..
    못난 제 글에 댓글 감사합니다..

  • 3. ㅁㅁ
    '11.8.24 3:03 PM (114.205.xxx.254)

    사람은 누구나 한 순간의 실수를 할 수 있답니다.
    그런데 살아가면서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게 있지요.
    불륜이지요.가장 중요한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물론이고 상대방의 영혼까지도 극한으로 황폐화
    시키기 때문입니다.

    남편이 바람이 났을 경우에 여자는 모성애가 강하기 때문에 위기를 넘기고 상처를 감내하며
    용서할려고 합니다만, 남자라는 뇌구조는 독점적 소유욕이 워낙 강해서 겉으로는 설령
    용서하는 척한다해도 속내는 죽을때까지 절대로 용서하지 않습니다.

    남편의 당시 받았을 충격과 상처로 인한 얼룩진 상흔을 어루만져주고 치료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감내하기 힘든 시간이 되겠지요.그러나 서로 살려면 어쩔 수 없는 원글님의 업보입니다.
    아니면 이혼을 해야되겠지요.

  • 원글
    '11.8.24 4:01 PM (115.136.xxx.133)

    너무나 되돌리고 싶은 3년입니다..
    제가 아이들의 결혼을 못보고 30년 일찍 수명이 다한다해도 바꾸고픈 3년입니다..
    3년전 아이들 사진을 보니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입니다..
    그 시절에 그걸 못 느낀 게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남편에겐 항상 미안한 맘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좀 흘러줬을까하고 있을 때 쯤 한번씩 터지는 남편의 분노가 맘에 부칩니다..
    답글 감사합니다
    제 업보입니다

  • 4. **
    '11.8.24 3:38 PM (222.99.xxx.252)

    속 상해한들 변하는 건 없습니다.
    다시 이쁘게 다니세요.
    신랑은 원글님의 자꾸 초라해지는 모습이 더 화가 날 수도 있잖아요?
    내가 변해야 상대도 변하고 또 세상사 마음 먹기 나름이고 내 인생은 스스로 연출하고 가꾸는 거 아닐까요?
    힘 많이 내세요...

  • 원글
    '11.8.24 4:07 PM (115.136.xxx.133)

    처음 한동안 남편에게서 의처증 비슷한 증상이 보였었어요..
    그 이후 화장도 꾸미는 것도 왠지..
    응원의 글 감사합니다

  • 5. 남편분이 속좀 터지겠습니다
    '11.8.24 3:41 PM (183.102.xxx.63)

    남자를 만날 그 당시에도 남편이 알고 화를 내기 전까지는
    잘못한지 몰랐다.
    남편에게 충분히 당했고 벌 받았고 싫어도 남편과의 잠자리를 한다 (해준다?)
    나는 죄인이다. (남편이 나를 죄인이라고 한다?)
    그 이후로 외모 가꾸지 않는다.
    ..등등.

    원글님은 남편이 어떤 배신감을 느꼈는지 모르시는 것같습니다.
    그러니 원글님의 사죄는 사죄가 아니고
    원글님의 노력은 노력이 아닌 거죠.
    죄인이라니 당해준다, 라는 식으로.. (그러나 난 잘못한 게 없다..라고 속으로 외치면서)

    그게 사람 미치게 만드는 거에요.
    고집 센 사람들이 약자의 위치에 있을 때 쓰는 방어수단이죠.
    그게 은근히 상대방을 자극하고 난폭하게 만들고 정 떨어지게 만듭니다.

    지금이라도
    원글님은 남편의 배신감이 얼마나 컸는지를 인지하고 공감하고 함께 노력해야합니다.
    지금 글에서는
    남편에대한 애정이 코딱지만큼도 없어요.
    원망만 그득할 뿐.

    남편을 싫어하는 아내와 아내를 용서하지못하는 남편.
    그 밑에서 등 터지는 새우같은 애들.
    가족모두가 피폐해지고 있습니다.

    원글님이 고치셔야해요.
    그 일이 잘못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그때 남편이 얼마나 상처받았는가에서부터 출발하세요.
    애정을 갖고 해결하셔야죠.

  • 어이가 없어서
    '11.8.24 3:46 PM (125.129.xxx.239)

    원글님이 뭘 고쳐요.
    술 두어번 마시고 문자질 좀 한게 뭔 죄라고.......
    외려 너무 내잘못이다로 감수하는게 잘못이구만

  • 6. 죄의식
    '11.8.24 4:10 PM (118.221.xxx.196)

    옴하나.....페스토님!!!

    그 추진력 대단하셔요! ㅋㅋ

  • 7. 원글
    '11.8.24 4:21 PM (115.136.xxx.133)

    달동 삼성아파트 앞에 있는 세브란스치과 추천해요
    선생님 너무 친절하고 잘하세요
    저희집은 10년째 가족이 다녀요

  • 8. ㅁㅁ
    '11.8.24 6:05 PM (114.205.xxx.254)

    지난 3년간 홀로 감내해야만 했던 삶의 무게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조금은 짐작이 갑니다.
    많이 아프시죠.위로해 드립니다.
    이젠 원글님을 짓누르는 짐을 내려 놓으시고 지독했던 자기학대에서 벗어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요즘 세상에 하늘아래 한점 부끄럼없이 님에게 돌을 던질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원글님께서는 순간의 실수로 인한 대가는 충분히 치루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이젠 남편에게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포용하고 다가가보세요.
    아픈상처도 언젠가는 치유가 될것이고 남편분께 진심으로 다가서면 조금씩이라도
    달라지지 않을까요....지치지 말고 포기하지 마시고 정성을 다해 노력해 보세요.

    앞으로는 힘드시더라도 낮에는 술 드시지 마시고요.인생 별거 있나요. 그 어려운 순간도
    잘 견뎌내 오셨잖아요.우선 님의 마음도 추스르시고,아이들도 어루만져 주시고요.
    본인이 마음먹은 의지대로 내일은 새롭게 다가오리라 믿습니다.

    이젠 좀 당당해지세요.원글님의 글을 보니 충분히 잘 해내실분이라 보여집니다.
    힘내세요. 이 순간만이라도 기도해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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