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666902.html
실질임금 2분기 연속 0%대…마이너스 임금 시대 오나
2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
물가를 반영한 임금 상승률이 2분기 연속 0%대에 머물면서 ‘마이너스(-) 임금 시대’를 코앞에 두고 있다. 임금 상승률 둔화는 소비 축소로 이어져 나라 전체의 경제 침체로까지 영향을 준다. ‘임금발 불황’을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지만 정부는 뾰족한 방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
1일 <한겨레>가 고용노동부의 ‘사업체노동력’조사를 토대로 실질임금을 따져본 결과, 지난 3분기(7~9월) 5인 이상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295만800원으로, 전년 동기에 견줘 0.08% 오르는데 그쳤다. 실질임금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 3.37%를 기록한 이후 5분기 연속 하락한 끝에 지난 2분기에 0%대로 떨어졌다. 3분기 실질임금 증가율은 2011년 4분기(-2.4%)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고용형태별로 따져보면, 상용직 노동자의 실질임금 증가율은 -0.18%로, 2011년 4분기(-4.12%) 이후 2년 9개월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임시·일용직은 -2.83%를 기록해 직전 분기(-1.43%)보다 감소폭을 더 키웠다. 실질임금 증가율이 마이너스라는 의미는 임금이 비교대상 기간보다 되려 줄어들었다는 것을 뜻한다.
형편이 상대적으로 나은 300인 이상 기업(대기업) 노동자의 실질임금 상승률은 2.43%로, 5인 이상 300인 이하 기업(중소기업)에 다니는 노동자의 실질임금 증가율은 0.90%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에 따라 실질임금 격차가 더 벌어진 셈이다. 실제 3분기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간 실질임금 격차는 170만1000원으로, 직전분기 134만2000원보다 35만9000원 더 커졌다.
실질임금 상승률이 하향곡선을 그리는 이유는 전반적으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기업들의 임금 지불 능력이 떨어진 탓도 크지만, 정부가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적극적인 임금 견인 정책을 펴지 않은 영향이 크다. 특히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 대선 공약인 ‘고용률 70%’달성에 집중하면서 일자리의 질보다 양 확대 정책 역량을 집중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