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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는요 요즘 이따금 숨이 잘 안쉬어져요..

,,,, 조회수 : 2,876
작성일 : 2014-11-27 23:33:07
아버지께서 1년 투병끝에 돌아가신지 이제 한달이 넘어가네요.
할 수 있는건 뭐든 다했지만 결국 허망하게 떠나버리셨어요.

정작 장례식때 저는 많이 울지는 않았습니다.
두번 다신 만나뵐 수 없다는 슬픔 보다는
이제 더이상 고통없이 영원히 잠드셨다는 안도감에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평온했습니다.

불행은 결코 혼자 오지 않는다더니
투병 3개월째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외도를 했어요.
수상쩍은 기미가 보였지만 설마.... 했지요.
내가 아버지 때문에 이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는데 같이 울어주지는 못할 망정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다니......

암튼 그는 용서를 구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어요.
적어도 표면적으로는요.

근데 저는 요즘 좀 이상해요.
제가 스스로 죽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깨닫고
소스라치게 놀라곤해요.
설거지할때 음악을 듣곤하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루룩 흘러요.
그리곤 숨이 턱턱 막혀요.

아버지 살아생전 못해드린것만 생각나고,
나를 배신했던 그의 무서우리만치 냉정했던
굳은 얼굴이 떠오르고.....

자살충동이 극치에 다다랐던 4개월여의 시간이 지나
이제는 조금 안정권에 들어섰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멀었나봐요.

그런데요.
저는요.
절대로 죽지 않을겁니다.

아버지 입관식때 스스로 굳게 다짐했거든요.
아버지처럼 남은 가족에게 끝까지 좋은 모습만
보여주겠다구요.

IP : 210.210.xxx.67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11.27 11:44 PM (175.207.xxx.14)

    제가 이런 글에 감히 댓글을 달 연륜이 되나 모르겠어요. 하지만 아버지 돌아가실지도 모른단 생각에 조마조마 응급실 지켰던 게 얼마 전... 원글님 아픔 조금은 알 것도 같습니다. 님도 아버지한테 끔찍한 자식이었겠지요. 제가 그런 것 처럼요. 좋은 모습만 보일 수만 없는 게 인생인 듯 하지만-인간인지라 가족에게 짜증도 내고, 성질도 부리지요- 부디 하루하루 좋은 것들 누리며 살아가셨음 좋겠습니다.
    부친도 소중한 따님이 행복하길 원하실테니까요.

  • 2. ...
    '14.11.27 11:45 PM (175.207.xxx.14)

    한 글자 한글자 피를 토하는 마음으로 쓰신 게 느껴져서 저도 마음이 아픕니다. 부디 회복하시길 빕니다.

  • 3. 삶이 허망하게 느껴져서
    '14.11.27 11:52 PM (220.73.xxx.16)

    그냥 자식 보고 사시면 안될까요.
    물론 자식도 실망을 시키죠.
    그냥 기대를 안하면 되는데.
    그리고 남자들은..적어도 한국에선 누구나 한번의 외도는 합니다.
    그걸 아내가 알게 하느냐 모르고 지나가느냐의 차이일뿐.
    전 한달전 암수술하고 지금 잘 지내고 있답니다.
    하지만 모르죠. 언제가 내 차례가 될지.
    하지만 이번 계기로 건강의 소중함을 알아서
    건강에 대한 공부를 참 많이 했습니다.
    살빠진다고 안하던 운동도 시작했어요.
    그냥 하루 하루 시간은 잘 지나가고 있네요.
    원글님도 곧 그런 평안한 일상이 돌아오실 겁니다.

  • 4. ..
    '14.11.28 12:16 AM (116.37.xxx.18)

    연이어 감당키 어려운 시련에
    공황장애를 경험하셨군요
    기도할게요
    힘네세요

  • 5. ..
    '14.11.28 12:17 AM (116.37.xxx.18)

    힘네세요 --> 힘내세요

  • 6. 님 위한 인생을 사세요.
    '14.11.28 12:22 AM (178.190.xxx.50)

    남에게 좋게 보여지는 인생이 무슨 소용인가요. 속은 문드러지는데 좋은 모습 그거 보여서 뭐 어쩌실려구요.

  • 7. 토닥토닥
    '14.11.28 12:27 AM (183.96.xxx.116)

    우울증에 공황장애

    혼자 이겨내기 쉬운 병은 아닙니다.

    가끔 숨쉬기 너무 힘들면 병원에서 약을 타서 잡수세요.
    훨씬 버티기 수월합니다.
    증상이 좋아지면 계속 안드셔도 되니까 약먹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 8. n00
    '14.11.28 12:29 AM (119.67.xxx.18)

    한가지 일로도 힘든데 두가지 일을 연달아 겪으시니 할말이 없네요
    혼자이겨내시기는 너무힘들어요 유능한 정신과가셔서 처방꼭 받으세요

  • 9. ....
    '14.11.28 12:37 AM (58.229.xxx.111)

    아버지 돌아가신 것도 힘들텐데 외도까지..
    돌아가신 것에 대한 고통은 3년 지나면 많이 나아집니다.
    시간이 약이라는게 정말 맞아요.
    길거리 걸어가도 눈물이 그냥 자동으로 막 나오고 버스에서도 눈물 나오고..
    미친년처럼 그러고 돌아다녔는데 3년 지나니까 여전히 생각나고 슬프긴 하지만
    적어도 길거리에서 울고 다니지는 않습니다.
    숨쉬는것도 힘들어서 종합검진도 받았는데 멀쩡하더군요.
    이것도 시간이 지나니까 나아졌어요.
    원글님은 죽음에 대한 슬픔에 외도까지 겹쳐서 더 고통이 크실텐데
    슬픔이 지나갈 때까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신과 집으로..이 책을 읽고 죽음에 대해서는 아주 약간의 위로를 받았어요.
    외도에 대해서는 뭐라 드릴 말씀이 없고
    스스로가 자꾸 늪속으로 빠져드는 것을 방치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종교든 책이든 운동이든 무엇의 힘이라도 빌리세요.

  • 10. ..
    '14.11.28 12:48 AM (116.37.xxx.18)

    '신과 집으로'
    추천 감사..
    구독할게요

  • 11. ,,,,
    '14.11.28 12:50 AM (210.210.xxx.67)

    82님들..
    모두들 고맙습니다..

    아버지께 하느라고 했지만
    막판에 그런 사정으로 최선을 다해 돌봐드리진
    못했습니다.
    그 죄책감은 아마 제가 죽을때까지 안고 가야겠지요.

    얼마전 그와 대화중 무슨 말 끝에
    '그래도 내가 제일 힘들었을때 따뜻하게 위로해준건
    82쿡 밖에 없었다.' 했더니 불같이 화내더군요.

    그럼 자기가 해준 위로와 격려는 뭐였냐면서요.

    남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종종 머리가 돌아버리기도
    하나봐요?

    그래도 설거지할 때 눈물 흘리면 슬며시 다가와서
    소맷단으로 눈가를 닦아주기도 합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 12. 힘내세요
    '14.11.28 1:12 AM (183.96.xxx.116)

    남편이 잘해줘도
    언젠가 복수해주지 그러고 비웃어 주세요.

    원글님 자신을 가장 사랑해주세요.

  • 13. ....
    '14.11.28 1:14 AM (58.229.xxx.111)

    아버지께서는 원글님이 죄책감을 갖고 평생 고통스럽게 살아가는걸
    바라지 않으실 거예요.
    저도 돌아가신 분에 대한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입장에서
    이런 말을 할 자격은 없지만,
    그래도 내가 고통 속에서 사는걸 바라지 않으실거라 생각하며
    마음을 추스리곤 합니다.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너무 괴로우시겠지만,
    몸 상하지 않도록 건강 주의하세요.
    그래도 하루하루 아버지를 만날 날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하면 좀 나아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니까 좀 견딜 수 있겠더라구요..

  • 14. 약 좀 드세요
    '14.11.28 11:33 AM (221.162.xxx.206) - 삭제된댓글

    전 산후 우울에 남편의 무관심에 지쳐서 힘들었는데
    지나고 돌이켜 보니 죽기 직전에 살았던 거더군요.
    그땐 제가 우울인줄도 몰랐죠

    님은 뭔가 증상을 아시니
    약을 꼭 드세요.
    사는거 좀 편하게 사는게 낫습니다.

  • 15. ...
    '14.11.28 8:33 PM (61.83.xxx.25)

    꼭 정신과 약 드세요.
    한결 견디기 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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