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을 가라앉히는 한방요법
① 은행과 오과차
2억 년 전부터 존재했던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리는 은행이 바로 천식에 좋다. 기침을 자주 하고 몸이 허약하며, 피로감을 자주 느끼는 천식 환자에게는 은행이 좋은 효과가 있으니 은행을 하루에 7개씩 프라이팬에 볶아서 먹어 보자.
특히 은행은 방광의 근육을 튼튼히 해주어 소변이 새는 것을 막아준다. 예전에 신부가 가마를 타고 시집을 갈 때, 친정어머니가 은행을 먹여 가마 속에서 소변이 마려운 것을 막았다는 얘기가 전해질 정도이니, 오랜 기침으로 요실금이 있는 천식 환자들에게 아주 권장할 만한 식품이다. 몸이 허약한 환자의 경우 은행에 기침을 가라앉히고 가래를 삭여주는 효과가 있는 열매를 함께 끓인 오과차를 먹이면 더욱 좋다. 은행 15개, 호도 10개, 대추 7개, 생밤 7개, 생강 1쪽을 물 800cc로 끓여 충분히 우러나오도록 한다. 오과차 반 컵에 꿀 1큰 스푼을 타서 하루 세 번 마신다.
② 오미자고
다섯 가지 맛을 가졌다는 뜻의 오미자는 폐를 촉촉하게 해주며, 폐의 기운을 수렴해주므로 천식이나 기침 예방에 좋은 식품이다. 오미자를 따뜻한 물에 반나절 동안 넣어둔 물을 마셔도 좋고, 오미자고를 만들어 간편하게 먹어도 좋다.
오미자 600g을 깨끗이 씻어서 물 5L에 넣고 센 불로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약한 불로 줄여서 양이 반으로 줄면 오미자를 걸러내고 주걱으로 저어가면서 곤다. 조청처럼 걸쭉해지면 불을 끄고 식혀서 냉장 보관해 하루 2~3회 한 스푼씩 온수에 타서 마신다.
③ 배즙
배는 한자로 리라고 한다. 배는 아래로 행하여 흘러내려간다는 하행유리의 성질이 있다하여 배를 이라고 불렀다. 배는 기관지의 과민성을 줄여주고 폐를 촉촉하게 적셔주므로 건조하고 탁한 공기로 인한 천식 발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배의 윗부분을 1cm 뚜께로 도려내어 뚜ᄁᅠᆼ을 만들고, 배 속의 뼈대를 파낸 후 꿀이나 황설탕을 가득 채우고 도려낸 뚜껑을 덮어 은박지로 전체를 싼다. 이것을 냄비에 넣고 배의 2/3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 중탕을 한다. 20분쯤 후 배가 뭉근히 익을 무렵 꺼내어 망에 넣어 즙을 꼭 짜서 연근즙을 한 스푼 타서 마신다. 배를 강판에 곱게 갈아먹어도 기침 예방에 도움이 된다.
④ 무씨(나복자)
동의보감에서는 ‘여러 가지 천식을 제압하는 약은 나복자(찐 것) 40g, 조협(쥐엄나무의 열매를 말린 한약재) 12g을 가루 내서 꿀을 탄 생강즙에 반죽하여 만든 알약이다’라고 하였다.
나복자는 무씨로서 천식환자의 위로 치솟은 폐의 기운을 내려주는 효능이 있다. 무씨를 가루 내어 한번에 10~20g씩 하루 2~3번 꿀물로 마셔도 되고, 동의보감에서 밝힌 바와 같이 조협과 함께 알약을 만들어 먹으면 더욱 좋다.
⑤ 도라지(길경)
그리스로마신화에서 큐피드와 사랑을 나눈 프시케의 눈물이 꽃이 되었다는 도라지는 예로부터 민간약재로 많이 사용되었다. 동의보감에서 ‘길경은 폐로 들어가서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멎게 하는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나오는데, 길경이라는 한약재가 바로 도라지이다.
도라지의 쌉쌀한 맛을 내는 성분인 플라티코신이라는 사포닌은 기관지의 점액 분비를 촉진시켜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으며, 도라지와 사촌지간인 더덕 또한 사포닌이 풍부하여 기침 가래에 효과적이다. 천식으로 기침이 심하고 가래가 잘 떨어지지 않을 때는 도라지 20g을 물 700cc로 달여 반으로 줄면 하루 세 번 나누어 마시고, 더덕과 함께 달여 마셔도 좋다. 천식이 아니라도 애연가들이나 기침 가래가 잦은 사람은 도라지, 더덕 반찬과 도라지와 더덕 달인 차를 애용하면 기관지 보호에 도움이 된다.
출처: 역사와 문화를 깨우는 글마루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