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고 등록금 마련하려고 휴학을 했어요.
동네 보습학원에서 영어강사 자리를 마련했고요.
제가 휴학생이고 아르바이트 형식이기 때문에 오래 일해봤자 몇 개월 못 가요.
일한지는 이제 한달 조금 넘었고.
어제는 원장실로 원장님이 강사들 소집을 하더군요.
고등부 영어강사가 생일인데, 원장이 물었대요. 생일선물로 뭘 갖고 싶은지.
원장이 자기들은 생일을 후하게 차려주는 편이라서 갖고 싶은 걸 다 말해도 된다고 했다네요.
그랬더니 그 영어강사가
특정브랜드 말하면서 그 브랜드의 셔츠(비싼 브랜드는 아니에요. 그렇다고 저가도 아니고)
요즘 농구를 즐겨하고 있다면서 농구공이랑,
나이키였나 무슨 브랜드의 스포츠용품을 말하면서
한 서너가지를 말했나봐요.
그러더니 원장이 그 사람 품목들 사야 하니까 선생들이 돈을 걷으라고 하더군요.
저까지 여섯명이서 2만 8천원씩 걷어서 냈네요.
전 너무 어이없었어요.
제가 일한지 한달 반 동안 그 고등부 강사랑 마주친 게 거의 없어요.
저는 오층에 제 강의실이 있고 그 사람은 4층에 있거든요.
위 아래를 가끔씩 오갈 때, 이삼일에 한번 꼴로 안녕하세요 한 것 말고는 대화도 나눠본 적 전혀 없네요.
회식 때도 멀리 떨어져서 한 마디 해본 적 없고.
그리고 제 생일 이전에 그만둘 수도 있거든요. 복학 때문에
근데 차마.. 강사들 다 모인 자리에서
저는 제 생일 이전에 그만두게 될 지도 모르니 못내겠네요 라는 말을 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그냥 냈는데 진짜 어이 없었네요.
돈 한푼이 아깝고, 등록금 모으려고 휴학한 형편이니
돈 쓰는 것도 진짜 좀 그렇게 사는데. 넉넉하지 않은데.
생판 모르는 사람, 돌려받지도 못할 돈 2만 팔천원 내는 게
... 너무 싫었네요.
게다가 그 사람이 선물 댓가로 밥 산다고 강사들 날짜 잡은 날은 제가 선약이 마침 있었거든요.
무슨 생일 이삼일 전에 급 통보하고, 급 돈 걷고, 그날 저녁으로 쇼핑해서 사다주고, 다다음 날인가 생일파티한다고 하는지..
진작에 말하면 약속 좀 조정해서 생일파티가서 뭐라도 먹기라도 하지.
너무 임박해서 변경도 못하고.
어쨌든 짜증나다보니까 너무 길게 썼는데 ㅠㅠ
원래 생일선물 뭐 갖고 싶냐고 물으면 저렇게 주저리주저리 지가 갖고 싶은 거
다 말하며 20만원 넘게 말을 하나요?(원장 돈도 포함해서 전체 가격 20만원 넘었어요)
그냥 동네 학원에서?
아무리 원장이 서로 후하게 챙겨주는 분위기다 말을 해도 그렇지..
전 너무 뻔뻔하게 여겨졌네요. 그 선물 요구한 사람이.
우리가 서로 데면데면하고(전체 강사가),
따로 만나서 먹을 거 먹으며 돌아다니는 그런 분위기도 전혀 아니고
그냥 안녕하세요 하거나 회식 때 만나는 게 다인데
그리고 강사직은 너무 불안정해서 옮겨다니기도 쉬운데
그렇게 요구한다는 거 자체가 너무 어이없었네요.
이제 막 학원에 온,
내 생일 선물 받아먹을 때까지 있을지 확실하지도 않는 상황에서..
2만 8천원 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그냥 주는 거 싫은데!
내가 이상한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