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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0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조회수 : 613
작성일 : 2014-11-20 08: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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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엔 톱밥난로가 홀로 어둠을 끌어당기고 있다
저탄장 탄가루의 마른 기침소리가 들리고
아침을 여는 길은 객지를 떠돈다
막장에 들어가는 반딧불들, 날개를 떨구면
검은 산엔 절망의 삽날이 꽂힐 뿐이다
등록금 낼 때쯤이면 아이들은 학교가 불 꺼진 빈집 같다
학교에 가지 않은 몇 아이들은 울먹이는 강이 된다
잠 못 이루며 출렁이는 삶이 거품으로 올라올 때
그 빈 공간 메우자고 떠난 아이,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 아이 소식 궁금할 때마다 강물은 말이 없고
고요와 적막에 남은 논밭마저 드러눕는다
갈대처럼 함께 모여 살던 이웃들은 흔들리고 있는가
갈기 선 바람이 불자 희망의 불이 꺼진
길 아래 집들은 웅크리고
떡잎 같던 시간이 뿌리를 거둔다
시린 눈발에 하늘도 허기진 달을 내건다
달처럼 텅텅 울리는 마음은 철로로 놓여 먼 길 떠났을까
거죽만 남은 풍경은 주저앉아 빈 밭을 키우고
세간은 더 야위어 간다
장에 가신 아버지의 좌판에 햇살 가득 찰 날이 올까
아버지가 오실 길에 차단기가 내려가 있다
겨울 그놈의 겨울이 또 눈과 바람을 데리고
무쇠처럼 달려오고 있다


                 - 이길상, ≪철로변≫ -

* 전북일보 2001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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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0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11월 20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11월 20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65329.html

 

 

앞으로도 겨울은 점점 더 춥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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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엔 금이 가 있다.
빛은 거기로 들어온다.”

              - 레너드 코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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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202.76.xxx.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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