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여유를 위한 변명

rrrrrr 조회수 : 483
작성일 : 2014-11-20 00:00:23
김한길이(최명길과 재혼하기전) 전 부인과 미국생활에 대해 ))

결혼생활 5년동안, 우리가 함께 지낸 시간은 그 절반쯤이었을 것이다. 그 절반의 절반 이상의 밤을 나나 그녀 가운데 하나 혹은 둘 다 밤을 새워 일하거나 공부해야 했다.
우리는 성공을 위해서 참으로 열심히 살았다.
모든 기쁨과 쾌락을 일단 유보해 두고, 그것들은 나중에 더 크게 왕창 한꺼번에 누리기로 하고,
우리는 주말여행이나 영화구경이나 댄스파티나 쇼핑이나 피크닉을 극도로 절제했다.
그 즈음의 그녀가 간혹 내게 말했었다.
"당신은 마치 행복해질까 봐 겁내는 사람 같아요."

그녀는 또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다섯 살 때였나봐요.
어느 날 동네에서 놀고 있는데 피아노를 실은 트럭이 와서 우리집 앞에 서는 거예요.
난 지금도 그때의 흥분을 잊을 수가 없어요.
우리 아빠가 바로 그 시절을 놓치고 몇 년 뒤에 피아노 백 대를 사줬다고 해도 나한테 내게 그런 감격을 느끼게 만들지는 못했을 거예요"

서울의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내게 이런 편지를 보내시곤 했다.
"한길아, 어떤 때의 시련은 큰 그릇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대개의 경우 시련이란
보통의 그릇을 찌그러뜨려 놓기가 일쑤란다"

애니웨이, 미국생활 5년만에 그녀는 변호사가 되었고 나는 신문사의 지사장이 되었다.
현재의 교포사회에서는 젊은 부부의 성공사례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방 하나짜리 셋집에서 벗어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3층짜리 새 집을 지어 이사한
한 달 뒤에,
그녀와 나는 결혼생활의 실패를 공식적으로 인정해야만 했다.
바꾸어 말하자면, 이혼에 성공했다.
그때그때의 작은 기쁨과 값싼 행복을 무시해버린 대가로.

/ 김한길 「눈뜨면 없어라」中
IP : 110.70.xxx.177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1714 외롭네요 많이... 6 ::::::.. 2015/01/01 2,028
    451713 55년생 잿빛양의 공포는 시작되었다. 2 ... 2015/01/01 2,844
    451712 아이들 자원봉사 3 중딩맘 2015/01/01 1,099
    451711 요즘 키자니아 사람 많나요? 1 ㅋㅣ자니아 2015/01/01 1,465
    451710 귀촌했다 다시 도시로 오는 사람들 45 ?? 2015/01/01 19,024
    451709 여유자금 예금, 은행 분산해서 두시나요? 6 두통 2015/01/01 3,414
    451708 불 같은 사랑에 빠졌어요 5 축복 2015/01/01 5,683
    451707 스스로 삶의 주인이 돼 운명을 개척하는 근대인의 탄생 (2편) .. 스윗길 2015/01/01 917
    451706 제주도 가는데 3박 숙소가 한군데면 힘들까요? 10 제주 2015/01/01 2,781
    451705 급변하는 국제사회 한국만퇴보 2015/01/01 701
    451704 착상혈이랑 생리랑 어떻게 다른가요? 4 불안해 2015/01/01 3,252
    451703 챠콜색 코트랑 어울리는 4 챠콜 2015/01/01 2,503
    451702 새해처음하신일. 12 을미년 화이.. 2015/01/01 1,720
    451701 사다놓고 안먹는 음식이 너무 많아요 11 으무지 2015/01/01 4,202
    451700 만약 지금 시점에서 박그네 탄핵당하면 2 77 2015/01/01 1,052
    451699 연예인 이광수씨 어떤 이미지인가요? 10 . . 2015/01/01 3,251
    451698 개인적으로 네이비색 옷은 절대 안입습니다 109 네이비 2015/01/01 35,241
    451697 헌병대 수사관이 유족(어머니)에게 성관계 요구 10 참맛 2015/01/01 4,681
    451696 (80년대식 구라) 개뻥 개뻥 2015/01/01 567
    451695 나이먹으면 얼굴뼈가 더 자라나요? 13 ... 2015/01/01 11,060
    451694 김훈 "세월호 버리면 우리는 또 물에 빠져 죽는다&qu.. 4 샬랄라 2015/01/01 1,820
    451693 과학 역사 사회 위주의 영어독해 문제집 있을까요? 4 초등고학년 2015/01/01 955
    451692 오늘 닥터 지바고 영화보신분 6 계세요? 2015/01/01 1,680
    451691 유준상과 케이윌을 동시에 닮을 수도 있나요? 3 엉? 2015/01/01 609
    451690 이시계 명품인가요? 5 Lka 2015/01/01 2,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