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여유를 위한 변명

rrrrrr 조회수 : 399
작성일 : 2014-11-20 00:00:23
김한길이(최명길과 재혼하기전) 전 부인과 미국생활에 대해 ))

결혼생활 5년동안, 우리가 함께 지낸 시간은 그 절반쯤이었을 것이다. 그 절반의 절반 이상의 밤을 나나 그녀 가운데 하나 혹은 둘 다 밤을 새워 일하거나 공부해야 했다.
우리는 성공을 위해서 참으로 열심히 살았다.
모든 기쁨과 쾌락을 일단 유보해 두고, 그것들은 나중에 더 크게 왕창 한꺼번에 누리기로 하고,
우리는 주말여행이나 영화구경이나 댄스파티나 쇼핑이나 피크닉을 극도로 절제했다.
그 즈음의 그녀가 간혹 내게 말했었다.
"당신은 마치 행복해질까 봐 겁내는 사람 같아요."

그녀는 또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다섯 살 때였나봐요.
어느 날 동네에서 놀고 있는데 피아노를 실은 트럭이 와서 우리집 앞에 서는 거예요.
난 지금도 그때의 흥분을 잊을 수가 없어요.
우리 아빠가 바로 그 시절을 놓치고 몇 년 뒤에 피아노 백 대를 사줬다고 해도 나한테 내게 그런 감격을 느끼게 만들지는 못했을 거예요"

서울의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내게 이런 편지를 보내시곤 했다.
"한길아, 어떤 때의 시련은 큰 그릇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대개의 경우 시련이란
보통의 그릇을 찌그러뜨려 놓기가 일쑤란다"

애니웨이, 미국생활 5년만에 그녀는 변호사가 되었고 나는 신문사의 지사장이 되었다.
현재의 교포사회에서는 젊은 부부의 성공사례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방 하나짜리 셋집에서 벗어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3층짜리 새 집을 지어 이사한
한 달 뒤에,
그녀와 나는 결혼생활의 실패를 공식적으로 인정해야만 했다.
바꾸어 말하자면, 이혼에 성공했다.
그때그때의 작은 기쁨과 값싼 행복을 무시해버린 대가로.

/ 김한길 「눈뜨면 없어라」中
IP : 110.70.xxx.177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47951 조양호 회장, 대한항공 뇌물로 구속된 항공국장 10년간 챙겼다 3 샬랄라 2014/12/22 1,058
    447950 성당은 찾아가도 안내나 신자교육 안해줘요? 6 예비 2014/12/22 1,354
    447949 신경치료하고 보철후 통증‥어찌해야할까요? 10 걱정근심 2014/12/22 5,188
    447948 이중에 누가 제일 잘못했는지 봐주세요 49 흠흠 2014/12/22 10,932
    447947 미생이 좋았던이유 2 조연들 2014/12/22 1,054
    447946 얼릉 집에가서... 8 아... 2014/12/22 1,412
    447945 대파로 국끓이면 맛있나요? 7 뜨끈한거 2014/12/22 2,115
    447944 올해도 지방대의대 채우고 서울대인가요? 8 의대입결 2014/12/22 3,116
    447943 저만 죽으면 해결되겠죠? 18 ㅇㅇ 2014/12/22 4,960
    447942 이계절에 가을옷은 어디서 살수있을까요? 1 가을옷 2014/12/22 664
    447941 조현A 여동생 조현min 4과글 봤어요? 7 우왕 2014/12/22 2,187
    447940 박 대통령, '정규직 몫 줄이기' 노동시장 개혁 주문 11 세우실 2014/12/22 1,149
    447939 한복 저고리 품 늘리기 가능한가요? 2 행복2 2014/12/22 2,351
    447938 썰전에서 이철희가 이자스민 욕하는 사람 부끄럽다 하던데 11 ㅇㅇ 2014/12/22 3,840
    447937 젊었을때 좋은 멘토가 있는것도 큰복 4 멘토 2014/12/22 1,181
    447936 아이들 방학맞아서 쟁여놓을 먹거리 추천 좀 해주세요 10 ㅁㅁㅁ 2014/12/22 2,974
    447935 초등 4학년 수학학원 보내야 하나요 3 엄마 2014/12/22 3,316
    447934 돈모으는데는취미없고 쓰는데만취미붙이고 2 ..... 2014/12/22 1,127
    447933 이것만은 유기농 6 열매 2014/12/22 1,530
    447932 그룹수업에 콜을 못 받으니 서운하긴하네요. 14 .. 2014/12/22 3,507
    447931 제가 아는 얌체는.... 3 ........ 2014/12/22 2,052
    447930 부천 중동 리첸시아 사시는 분 있나요? 1 estell.. 2014/12/22 2,184
    447929 어린이(10세)보험관련 질문입니다. 8 엄마 2014/12/22 514
    447928 최근 노트북 구입하신분 아래한글,ms office 구입하기 여쭤.. 4 *** 2014/12/22 5,486
    447927 둥글넙적한 얼굴인데 이쁠수 있나요? 12 행복 2014/12/22 5,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