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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결혼 후 박사공부 하신 분들~

달탐사가 조회수 : 3,465
작성일 : 2014-11-18 13:43:58
미국에서 석사 끝낼때 박사 할까말까 잠시 생각했지만 
분야 특성상 굳이 박사까지 하면서 내 지식을 '입증'할 필요가 있을까?싶었어요 

그러다 결혼해서 다시 해외에 나오게 되었고 여러모로 생각해봤을때 
아이들 낳고 활동 잘 못하는 기간 동안 박사'라도' 따자 라는 생각으로 찾아보다가 
제 분야랑 굉장히 잘 맞는 학교 박사 프로그램을 찾아냈어요(알고보니 유명하더군요)

이 분야가 아주 학제적인 분야라 입학시 특이하게 thesis proposal을 내야 하더군요  
지난 한달간 새우잠 자며 하루종일 그 생각만 하며 글써서 마음에 드는 교수에게 보냈는데 오늘 장문의 메일이 왔네요
제 주제의식이나 방향성이 마음에 들고 이러이러한 점을 고쳐봐라.
결과적으로 70-80%정도 입학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인듯했고
신랑에게 보여주니 거의 붙은거 같다고 축하한다고 하네요

제 성격상 좋은일이 생기면 걱정부터 앞서서 신랑의 무덤덤한 '축하한다'는 말도 좀 부담이고 
흥분되고 기대되면서도 proposal쓰던 지난 한달처럼 뭔가에 미친사람처럼 3년을 살지 않을까 걱정도 되네요 
아마 신랑도 주변 유부남 선배들한테 부인이 박사준비한다고 하니까 '애 낳으면 정신없을텐데~'이런 말을 많이 들었나봐요 
본인도 조금 걱정이 앞서겠죠

저 학부때부터 철학책이랑 사회학책, 과학이론들 폭넓게 빠져살았고
사실 그런 것들이 딱히 제 분야랑 직접적인 관련은 없어서 빛을 발할 일은 없었거든요
그런데 연구계획서를 쓸때 그런게 유용하게 적용됐고 교수에게 온 피드백을 보니 그분은 정말 사고와 지식이 깊고 넓더군요..제가 미심쩍은 부분을 다 꼬집으며 다른 제안을 해주시더군요..
새삼 제가 '박사라도 하자'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걸 반성하게 되면서 
'나도 저렇게 똑똑해지고 싶다!'와 '그걸 위해선 얼마나 많은 희생이 필요할까?'라는 생각도 동시에 드네요 
(저 교수님은 독신으로 일에 미쳐 사시는 분 같았어요...)

결혼 후에 박사와 육아,가정살림 병행하신 분들 얘기,경험 듣고 싶어요!



IP : 175.45.xxx.214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4.11.18 1:47 PM (182.209.xxx.49) - 삭제된댓글

    미국에서 아이낳고 계속 공부하려는 의지를가진 제동생 아이둘낳더니 육아만해도힘들어 공부그만두려하던데요 생각보다많이힘든것같아었요 베이비시터 일하는아주머니까지뒀는데도ᆢ

  • 2. 저는 결혼 후지만 국내박사
    '14.11.18 1:53 PM (118.44.xxx.111)

    사회과학, 애없어서 그냥 학생 때랑 똑같았어요.
    언니들이 일찍 결혼해서 애낳고 박사들어간 케이스인데요.
    육아가 만만치 않더라고요.
    육아 때문에 이도 저도 아닌 두언니를 본 뒤 셋째언니는 결혼만 하고 단신유학 가서 박사끝내고 돌아와서 임용되고 삼년 뒤 애낳았어요.(형부가 많이 양보했죠)
    원글님의 경우엔 외국에서의 생활과 육아살림이 겹쳐 있으신데 남편분께서 많이 도와주셔야 될 것 같아요.
    잘 되시기 바랄게요!!!! 힘내세요!!!

  • 3. 물고기차
    '14.11.18 1:57 PM (203.174.xxx.211)

    저는 한살 반 아기 데리고 유학와서 연구생부터 다시 시작했어요. 그 와중에 둘째도 낳았고, 지금 아기들 어린이집에 맡겨두고 석사논문 쓰는 중인데 정말 힘들고 지쳐요. 직장일처럼 시간되면 딱 끝나는 게 아니다보니 애들 보면서도 계속 불안하고 생각나고. 남들은 이 시간에 공부할 텐데 난 이래서 뭐가 되려나 싶고.
    공부 시작했을 때 결혼하고 애도 낳을 운명을 알았다면 재택근무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았을 것 같아요.
    석사논문 통과 안 돼서 장학금 끊기게 되면 그만두고 싶을 정도에요. 물론 좋아서 시작한 공부지만.

  • 4. 저는
    '14.11.18 1:59 PM (59.7.xxx.226)

    미혼이고 현재 박사과정 중인데,, 애까지 있으면 솔직히 오마이갓
    했을 것 같네요. 남편 분의 외조가 많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공부만 제대로 하는 것도 솔직히 힘든 일이에요. 과정 밟기
    전에 남편 협조 잘 구하고 시작하세요ㅜ

  • 5. good luck
    '14.11.18 2:27 PM (112.152.xxx.72)

    연년생 키우고 있고 미국박사 올 봄 받았어요.
    힘들었지만....인생이 충만한 느낌이고, 참 행복하네요..네. 행복해요. 돈 많지 않아도 행복해요.
    많이 힘드실거예요. 각오하세요. 저는 지금 애가 7살, 1학년인데, 논문 마무리 지으면서 죽을뻔했습니다 ㅋㅋ
    피가 끓는것같은 애절함, 미칠것같음, 죽고싶음 등등...감정의 모든 부침은 다 겪어본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죽을때까지 잃어버릴 일 없는 자산하나 든든하게 가진 느낌이예요.
    정말로 재벌도 안 부럽고 행복합니다. 지금은 잠시 쉬면서 애들도 살뜰히 돌보고있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회로 나아갈 준비하느라 운동하면서 몸관리하고 슬슬 책읽고 논문쓰며 충전중이예요.
    심호흡 한번 하시고....힘내세요!!!

  • 6. 달탐사가
    '14.11.18 2:34 PM (103.26.xxx.46)

    응원 감사합니다 ㅠㅠ
    자신의 분야에서 우뚝선 40대의 박사나 전문가 워킹맘이 제일 부러워요
    다른 사람들은 돈있으면 학위따는 것처럼 쉽게 말하지만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을까 싶어요
    이상하게 결혼하니 미래가 더 명확해지면서 제 분야에 대한 욕심이 더 커지고
    뭔가 큰 목표가 생기니 물욕,식욕,심지어 성욕까지 다 사라지더라구요..;;
    친정엄마가 제발 좀 꾸미라고 할 정도로 추레하게 하고 다녀요ㅎㅎ
    일단 도망못가는 상황을 만들려고 애낳기 전에 박사에 우선 넣은 것도 있어요 어쩔수 없이 하게끔..

    아마 내후년쯤 아이 낳으면 입주 도우미 쓸거 같은데 경험상 하루에 4-5시간은 연속으로 집중해서 한스텝 진도가 나가더라구요 ㅠㅠ
    신랑이 고도로 집중해서 일하는 직업이라 요리만큼은 제대로 해주고 싶네요 ㅠㅠ
    대신 40되기 전에 저도 자리잡고 신랑 좀 경제적인 부분에서 마음 놓게 해주겠다고 약속해야겠어요
    여자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결혼,육아,커리어 다 신경써야해서 마치 세상이 슈퍼우먼이 될 것을 요구하는 거 같아요
    댓글 달아주신 열심히 사시는 82님들도 더불어 응원합니다!

  • 7. ㅇㅇ
    '14.11.18 3:17 PM (219.240.xxx.7)

    할수만있다면 하세요!! 부럽네요. 그런 환경 아무때나 오지 않아요.

    근데 궁금한게 그런 박사하고나면 추후 진로가 어떻게 되나요? 교수 되어나 하는건가요? 아님 일자리 오퍼도 받게 되는건가요??
    전 그냥 전문대학원 생각하고있어서
    그런분야 공부하시는 분들 대단하고 궁금하고 그래요

  • 8. 달탐사가
    '14.11.18 4:30 PM (61.244.xxx.10)

    전 제분야 활동하면서 교수되는게 꿈이었고 분야 특성상 예전엔 해외 메이져 대학에서 석사하고 와도 교수가 됐거든요
    저의 경우 석사가 좋은 곳이라서 서울 주요대학 겸임교수까지 임용이 됐었는데 그것도 면접때 나이가 어리다고 걱정하시더라구요
    교수하기엔 아직 어리고 국내 학력 인플레+유학생 과잉으로 국내박사가 많이 생겨서 해외 석사하고 온 친구들도 국내박사 다시하는 상황이구요..그래서 해외박사를 따는게 전임 임용시 확실히 유리하리라 판단했어요

    박사하시는 분들 대부분 교수 생각하는거 같고 공대박사의 경우 산업체로도 많이 가더라구요
    제 경우 교수되면 좋을 것 같고 분야가 새로운 분야라 책도 쓰고 이론가로도 활동하면 좋겠네요

  • 9. 부러워요
    '14.11.18 5:02 PM (216.81.xxx.72)

    그런 꿈을 가지고 추구해나가신다는게 부럽네요. 님 글 읽어보니 님같은 분이야말로 박사공부를 하고 교수를 해야하는 분인 것 같아요. 지적호기심과 열정이 대단하신 것 같아요.
    3년 예상하신다면 아이는 3년 후에 낳으시면 안되나요? 나이가 걸려서 그러시는지..육아가 만만치 않긴 하거든요. 특히 3년간은 엄마와의 애착도 중요하니까요. 저라면 박사 끝내던지 논문 거의 끝날때쯤 아이 가질 것 같아요.
    꼭 병행하셔야 한다면 시터 구해서 나와서 공부 하시구요. 주변에 아기낳고 공부하는 지인들 보니 집안일/학교생활이 분리되는게 중요하더라구요.

  • 10. ㅇㅇ
    '14.11.18 5:42 PM (175.223.xxx.79)

    답변감솨요
    화이팅입니다

  • 11. 달탐사가
    '14.11.18 6:13 PM (61.244.xxx.10)

    216.81 님 감사합니다~제 걱정을 구체화해서 보여주셔서요^^
    석사때 러시아 친구가 갓난쟁이 둘 키우면서 학교다니느라 거의 반 넋이 나간 상태로 수업들어오고 누구든 붙잡고 육아의 어려움을 호소하던게 불현듯 떠오르네요ㅠ 그때는 그게 제 일이 될 줄 상상도 못했는데...

    신랑이 5살 많고 일이 안정돼서 이제 아기 가지고 싶어하거든요..너무 늦어지는거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요
    그런데 신랑도 엄청 신중한 사람이라 결혼 1년됐는데 이런저런 핑계로 계속 미뤄지고 있긴해요^^;
    박사 첫해랑 마지막해가 힘들거 같은데 잘 계획해서 아기 낳아야 할거같아요...시터도 믿음직한 사람 구해야 할거고..
    친언니도 일하고 공부하면서 연년생 키웠는데 좀 차갑다 싶을 정도로 분리를 잘 하던데..다 필요하니까 그랬던거 같네요..

  • 12. hear_me
    '14.11.18 7:34 PM (112.153.xxx.214)

    원글님 글을 보니 남편분도 거의 외조하시기로 결심하신것같아서
    너무 부럽네요
    저는 6살 3살 아이둘이 있고, 박사 수료만하곤 휴학상태라서
    논문만 쓰면 학위 받는데도 그 3년여가 용기가 안나네요.
    실험해야하는 과라서 3년동안은 매일 열두시에 들어와야하는것도ㅇ있고 ~ 남편 친정부모님 모두 왠만하면 공부하지 말아라. 하셔서요 ㅜㅜ
    그런데 제 상황 받아들이고 아이들 키우며 지내려해도
    병처럼 3달에 한번정도는 아주 심한 자괴감?에 빠지거든요.
    더군다나 이곳에서 전업맘분들 뭐라하시는 글들 보면 더욱더 ㅠㅠ

    아무튼 원글님 너무 멋지십니다
    교수님께서 그런 메일을 주신걸보니 원글님 연구주제가 꽤 매력적인것같네요 ~
    주제 선정이 논문의 반이상일수도있는데말이죠 ~~
    축하드려요 !

  • 13. 하세요.
    '14.11.18 9:29 PM (91.113.xxx.31)

    안하면 평생 후회하실거예요.

  • 14. nano
    '14.11.18 9:43 PM (122.40.xxx.22)

    저큰아이가초등들어갈때박사학위시작해서5년만에학위받아서지금연구교수로일하고있어요.
    애들은연년생이고,이공계통이라서.풀타임으로연구하고실험했습니다.
    지금큰애대학들어가군대에있고,작은애대학생.
    비정규직이지만아직도일하고있습니다
    잘해내실수있을겁니다^^

  • 15. 소중한인생
    '15.1.14 5:08 PM (211.36.xxx.132)

    오래된글이지만 저도 꿈을 갖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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