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는 없앤건 아니고, 안나오게 한거지만요...
티비 전원케이블만 펜치로 잘라버리고 그자리에 그대로 매달려 있거든요.
그럴거면 뭐하러 망가뜨리기까지 하냐, 하실 분도 있으실텐데, 이전에도 그냥 망가진 척만 했던 적이 몇 번 있었어요...
근데 애들이 너무 치대서 힘들 때면 제가 먼저 포기하고 티비를 다시 틀어주게 되더라구요.
5살, 2살 아들 둘 뒀는데 첫째가 또봇과 파워레인저에 입문하면서부터 넘 산만해지고,
둘째도 형아 때문에 아기때부터 티비를 보다보니, 오히려 형보다 더 집착하고 열심히 보더라구요.
안되겠다 안되겠다 하면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결단을 못 내리고 있었는데,
남편 출장가고 없던 어느 밤에 충동적으로 티비선 잘라버린게... 이제 이주 남짓 되어가요.
둘째가 아직 젖먹이라 시도때도 없이 저한테 달라붙어서 집안일 하기 어렵다는거랑
하루종일 수다 떨어대는 첫째 말상대해주느라 진 빠지는 것만 빼면... 티비 없앤거 정말 잘한 일이네요...
확실히 두 녀석 다 책을 많이 읽게 되었어요... 전 애들이 책 읽는 거에 그닥 집착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애들한테 티비보다는 책이 낫겠죠.
예전엔 조금 심심하거나 지루하면 티비 틀어달라고 했었는데 이젠 어떻게든 지들이 놀거리를 찾아서 놀아요.
집에 있는 듀플로랑 레고도 예전에는 별로 안 갖고 놀더니 요즘엔 별거별거 다 만들어가며 노네요. 전 이게 넘 좋아요.. ㅠㅠ
그리고 애들이 조용함에 익숙해져요. 남자애 둘이 조용하면 얼마나 조용하겠냐마는요...
둘째 젖먹일 때라던가 그런 때에 집이 조용하면 더 티비를 찾는 것 같아서 애들방에 라디오, 동요, 구연동화... 이런거 작게라도 계속 틀어놨었거든요.
근데 이제는 아무것도 안 틀어놔도 그 적당한 조용함이 어색하지 않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이외에도 여러가지 애들이 달라진 점이 많은데 막상 글로 쓰려니 생각이 안 나네요...
요즘 머리 돌리는게 멧돌 돌리는 거 마냥 힘들어요... ㅋ
암튼 나이어린 아이들 티비보는 문제로 고민하시는 분들 계시면 과감하게 티비선 잘라보시는거 추천합니다.
일단 일 벌이고 나서 정 안되겠으면 AS 받아도 되구요...(AS 되겠죠?ㅋ)
TV를 버려버리는 것보다는 리스크가 적은(?) 방법 같아서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