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아들 수능도 끝나고 오랜만에 공연이나 볼까하고
여기저기 뒤적거리는데 연극도 뮤지컬도 거의 다 외국작품이 원작이네요...
갑자기 좀 씁쓸... 우리가 누리는 문화는 왜 다 서양의 것일까요?
고3 아들 수능도 끝나고 오랜만에 공연이나 볼까하고
여기저기 뒤적거리는데 연극도 뮤지컬도 거의 다 외국작품이 원작이네요...
갑자기 좀 씁쓸... 우리가 누리는 문화는 왜 다 서양의 것일까요?
문화가 발전할수있도록 도움을 안줘서...
창작 뮤지컬은 인기가 없어서 그렇지 아예 없는 건 아니에요.
오리지널 배우들 공연 아니라 우리나라 스텝으로 꾸며지는 거잖아요.
우리나라 정도면 괜찮은건데...
일제시대에 거의 전멸시켰음.ㅠㅠ
라이센스 사서
고대로 따라하는 거잖아요.
예전에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뮤지컬 보러 갔다
DVD랑 완전 똑같아서... 허무했네요. 돈 아까워서 ㅠㅠ
공연 쪽을 말씀하시나봐요?
연극이나 뮤지컬은 들여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들여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에요.
계약도 힘들고 진행하는 과정도 쉽지 않아요.
괜찮은 컨텐츠를 즐긴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보시면 안 될까요?
..그리고 창작 공연들도 있답니다^^
아드님과 같이, 흥미가 갈 것 같은 공연을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문화라고 뭉뚱그려 말씀하셔서.. 꼭 우리 나라 문화 비하처럼 느껴져 조금 씁쓸하긴 합니다만..
근대화 과정의 문제는 아픔으로 넘어가주셨으면 하고, 연극이나 뮤지컬 등의 경우는 장르 자체가 우리 나라의 것이 아니었기에.. 그 태생을 짚어보면, 크게 씁쓸해할 일은 아닌 것 같다는 말씀..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공연 외에도 미술쪽 전시회도 다녀보시고, 음악회도 다녀보시고, 도서정가제 시행 전에 책도 구닙해서 읽어보시고.. 누리실 부분이 많으니 아드님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문화를 즐기셨으면 싶네요^^
구닙-구입
혹시 양희은씨의 아침이슬 들으시면서 우리나라 노래는 왜 다 서양음악이야? 라고 하시지는 않으시죠^^;
연극이란 장르자체가 19세기말에 들어와 일제시대때 알려지기시작했고, 해방이후 극단을 중심으로 발전했어요.
간단하게 한국 고유 무대예술(?)인 탈춤에는 희곡, 즉 텍스트의 개념이 없기 때문에, 신연극이라 불리며 다른장르로 유입 발전한 형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 왜 우리는 한국연극을 하지 않고 서양연극을 따라해 라고 하시면...그럼 한국연극은 뭔데? 라는 의문이 따라올 수 밖에 없어요.
오늘날 연극의 개념이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한국에선, 연극은 서양연극을 기반으로 한 극장르를 지칭하며, 탈춤 같은 전통극장르는 전통연희 지칭 구분되구요. 물론 한국전통문화와 서양연극을 접목한 마당극이라는 형태도 물론 존재합니다.
그러니 우리나라 문화가 거의 다 서양문화죠 라는 것은, 과연 21세기 한국문화를 격변의 20세기를 들어낸채 규정 내리는 것이 옳으냐 아니냐 라는 문제제기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조금 한국연극을 위해 변 해보자면,
이명박정부 이후로 대학로연극이 지나친 상업화, 축소화 된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나, 한국은 세계에서도 몇 안되는 극단연극이 발전한 나라예요. 대학로처럼 작은 지역에 여러 극단이 존재하는 나라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이 점은 개인적으로 참 자부심을 느끼는 부분 중 하나에요.
언급하신 뮤지컬은,
라이센스개념을 오해하면서 온 의문이신 것 같아요. 그야말로 당신 공연을 한국어로 번안해 공연하겠다 라는 계약입니다. 무대연출 등등이 완전히 똑같다면 그 또한 계약의 일부일 겁니다.
보통 창작가가 살아있는 경우, 혹은 창작가의 유언에 따라 라이센스 계약시 번형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디테일하게 정해둬요. 그러니 라이센스 작품인 경우 이 부분은 감안하셔야 합니다.
그렇다면, 원글님 말대로 구태여 공연 볼 필요 없이 DVD보겠다. 라고 하실 수 있는데,
극공연을 DVD와 비교하시는 건 가수의 콘서트장에 가서 보는 것보다 집에서 소음없이 CD사서 듣겠다 라고 하시는 것과 다르지 않아요. 물론 성향에 따라 콘서트장 가는 것보다 CD사서 듣는 것을 선호하시는 분도 계시니 이건 취향 문제라고 생각되요.
하지만, 그럼에도 구태여 왜 외국공연을 한국에서 해야 할까 라고 생각하시면, 사실 해외뮤지컬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것 자체가 꽤 어려운 작업이에요. 기존의 알고 있던 공연을 한국어로 번안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는데, 그 이유는
예를들어, 제가 참 좋아하는 프랑스 뮤지컬 Notre dame de Paris의 belle 이란 곡을 번약한다고 가정해보면,
Belle, C'est un mot qu'on dirait inventé pour elle 이란 가사가 있어요.
불어로 굉장히 단순하고 명료한 문장이라 불어를 조금만 할 줄 알아도 따로 번역없이 이해되는 문장입니다. 그런데 막상 한국말로 번역하기엔 참 애매한 문장이에요.
간단히 번역하면,
아름다운, 이 단어는 그녀를 위해 고안된 것이야.
인데, 이게 가사라고 생각해보세요...너무 이상하잖아요. 그리고 음율에도 맞지 않고요.
그러니 저처럼 능력없는 사람은 belle, 그녀를 위해 창조된 말, 정도로 번역할 텐데, 능력있는 번역가 분들은 belle, 이 부분까지 원뜻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음악적인 문장으로 번안을 한다는 거죠...
즉, 라이센스뮤지컬이라고해도 한국어로 번역한 뮤지컬은 번역작업자체가 하나의 창작 작업 중 하나이니, 이부분을 관심가지고 보는 사람들도 있어요.
아무튼 혹시 창작극에 관심있으시면, 아드님과 대학로 가셔서 산책겸 한번 둘러보세요.
대중에겐 외면받지만 많은 창작극들이 존재합니다.
님같은 분들 덕분에 82가 귀해요. 감사합니다.
서양것이 싫으면
마당놀이나 창극 보러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