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지금 결혼한지 만 2년째 되어 갑니다.
결혼 전에는 전혀 몰랐던 부분인데 저의 남편과 시부모님은 특정 지역과 그 지역분들이라면 치를 떱니다.
(특정지역... 언급하진 않겠습니다.ㅠ.ㅠ)
남편이 어렸을 때 장사하던 부모님께서 특정 지역분들로부터 괴롭힘을 많이 당하셨던 것 같습니다.
남편 말로는 그 지역분들은 일단 타 지역 사람이 하고 있는 가게를 고사시키기 전까지
자기들끼리는 똘똘 뭉쳐서 텃세를 부리고 배타적으로 대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사회 나와서 회사생활 해보니 실제로 그 지역 사람들끼리 똘똘 뭉쳐서
누구 하나 바보 만드는 걸 많이 봤고, 실제로 자기도 당해봤기 때문에 고향이 그 지역이라고 하면 치를 떱니다.
시부모님은 그런 이유로 무조건 여당을 찍으십니다.(경상도분들 아니세요.)
여당에 동조해서가 아니라, 그냥 야당을 지지하는 지역 사람들이 무조건 싫다는 이유로요.
그리고 어린 자식들에게 끊임없이 그런 경험을 얘기하신 결과, 지금의 남편이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저는 살면서, 그리고 직장생활 하면서 여태까지는 그런 걸(지역색) 별로 크게 인식하진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혹시나 그렇다 하더라도 그건 그 사람의 특성일 뿐
그 지역의 특성이라고 싸잡아서 몰아 붙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구요.
오히려 제가 느꼈던 건 남자들이 자기들의 리그에 위협을 가하는 여자들을 은근히 배제하려 한다는 것이었어요.
지들끼리 커피 마시고, 담배 피러 쉬러 나가면서 정보공유하고 거기에 여자들은 끼워주지 않는거요.
아무튼 저 자신은 전혀 지역색이나 지연에 대한 자각을 못 하다가
결혼생활 하면서 남편이 비논리적으로 부모님이 당했던 그 처절한 경험들을 가지고
그 지역 출신들이라면 부들부들 떠는 것을 보니깐...이해가 안가도 너무 안갑니다.
문제는 이런게 가끔 부부싸움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문제의 본질을 찾는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는 거에요.
회사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혹은 남편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면
남편은 꼭 그 화살을 상대방의 출신 때문이라고 단정짓습니다.
이를테면 자기가 팀을 옮겼는데, 기존에 있던 사람들이 인수인계 받을 자기를 왠지 배제하면서
자기들끼리 쑥덕쑥덕 하는 것 같으면 저보고 그 사람들은 다 저렇다고, 또 사람 바보 만든다고요.
물론 지금 남편의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다보니 회사생활 자체도 힘들어서 그런거라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런 문제 결혼생활 하면서 겪으신 분들 없나요?
저는 남편이 싫어하는 그 지역이나 그 지역을 싫어하는 상대 지방과도 아무런 연고가 없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사람의 첫인상을 볼 때 자기가 갖고 있는 축적된 경험으로 판단하는 것이 선입견이라고 한다면
선입견은 누구나 갖고 있을 수 밖에 없는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이나 상대방을 제대로 빠르게 파악할 줄 아는 능력을 갖는게 우선순위라고 생각하지,
특정 지역 사람들을 일단 어떤 틀 안에 가둬놓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건...사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런 얘기 하면 남편은 저보고 순진하다는 반응)
전 누구의 편도 들지 않는데, 제가 생각하는 바를 말하면 저한테 그 쪽 사람들 편 들지 말라고 하네요.
남편이 이런 억지를 부릴 때마다 거의 매번 싸움으로 가는데 정말 이런 부분에서는 남편이 좀 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