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남편이 차를 새로 바꿨어요
시댁에서 결혼 선물로 해주신거고
아직 젊고 돈도 별로 없는 저희 형편에서는 분수에 넘치는 비싼 독일차였는데요
친정에 가서 저희가 차를 바꿨다고 말씀드리니 친정엄마가 남편한테 대뜸
'부모 잘 만나 좋겠네' 하시는거에요.
(배경 설명을 하자면 시댁은 여유가 있으신 편이지만 결코 자식들 원하는대로 다 해주면서 키우진 않으셨고
남편도 그런 걸 원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다만 이제 가족도 생겼으니 안전하고 큰 차를 선물로 해주신거고요
친정은 형편이 많이 안 좋고
평소에도 '늘그막에 여유있게 사는 너네 시어머니가 부럽다;'는 투의 말을 저한테 종종 했었고요)
아무리 그래도 사위한테 할말이 있지
저건 비아냥거리는건가 속으로 헉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남편도 장모님의 그 말이 걸렸었다고 하네요.
그저 '*서방 새 차 생겨서 좋겠네' 나 '축하하네' 정도로 끝냈으면 좀 좋나요.
저희 엄마가 평소에도 말투도 좀 다정한 편은 아니고 말도 좀 퉁박스럽게? 해서 오해를 많이 사는 타입이에요.
왜 있잖아요. 속은 안 그렇고 착하고 성실한데 곰같은.....
그리고 본인은 남편 잘못만나 평생 고생하고 산 데 대한 울분? 컴플렉스 같은게 굉장히 강해요.
전 그게 너무너무 싫은데
저희 남편한테도 평소에 그런게 드러나는 말들을 자꾸 해서
친정 부모님이랑 저희 부부가 같이 만나는 자리에선 제가 너무 불편하고 피곤해요.
가령 '네가 무슨 걱정이 있겠냐' '집안이 좋아 고생도 모르고 자랐을텐데' 이런 투의 말들이요...
(물론 남편은 행실이 신중하고 그런거에 티내지 않으려고 하는사람이에요...
남들이 그런 걸로 공격(?)하는 거에도 굉장히 방어적이고 예민하고요)
제가 중간에서 어떻게 해야할까요?
60넘은 엄마를 바꾸기는 불가능해보이는데요.
자꾸 엄마를 타박하면 엄마는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하면서 싸움으로 번지기 쉽상이네요.
친정부모님을 안 만날 수도 없고...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