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14년 11월 17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조회수 : 483
작성일 : 2014-11-17 07:41:10

_:*:_:*:_:*:_:*:_:*:_:*:_:*:_:*:_:*:_:*:_:*:_:*:_:*:_:*:_:*:_:*:_:*:_:*:_:*:_:*:_:*:_:*:_:*:_

기차가 오기에는 아직 이른 시각이다
대합실내 군데군데 칠이 벗겨진 나무의자
일몰의 그림자 길어지면 차갑게 흔들리는
철로 주변의 측백나무 사이로 쓸쓸히 흘러가는 저녁
종착역을 알 수 없는 낯선 사람들 지루한 표정
딱딱한 마분지 차표를 건네는 매표원의 가느다란 손가락
아무도 일러주지 않는 출발과 도착의 낡은 시각표
의미 없는 부호처럼 굴러 다니는 비닐 봉지
너무 일찍 나온 것이다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기차가 보였지만
기차는 서지 않고 역을 지나쳐 간다
역을 지나쳐 가는 저 열차처럼
삶도 그냥 지나쳐 가야 할 때가 있는 것일까
대합실 밖에서 흔드는 이별의 손짓도
더 이상 슬프지 않다
이별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하는 것과
재회를 꿈꾸며 사는 것도
열차가 다시 제 철로를 밟고 돌아오는 것처럼
생의 어느 지점에서 떠났던 사람이
자신이 알지 못하는 때에
한 번은 돌아올 것을 믿는 때문이고
자신이 타야 할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침묵이
세상의 침묵으로 이해되는 순간이 오는 것이다
나는 천천히 돌아서 본다
수은등이 켜지기 시작하는 역 광장에
이별의 그림자처럼 서성이는 작은 별이 뜨고
작별의 인사를 나누는 내가 보인다, 그러나
아직 이른 시각이다, 기차가 오기에는


                 - 이궁로, ≪기차역에서 서성이다≫ -

* 농민신문 2001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

_:*:_:*:_:*:_:*:_:*:_:*:_:*:_:*:_:*:_:*:_:*:_:*:_:*:_:*:_:*:_:*:_:*:_:*:_:*:_:*:_:*:_:*:_:*:_

 


 

 

2014년 11월 17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11월 17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11월 17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64751.html

 

 

세상에 공짜는 많지만 너희 것은 아니란다.

 

 

 
―――――――――――――――――――――――――――――――――――――――――――――――――――――――――――――――――――――――――――――――――――――

”누군가 자신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을 그냥 덮고 지나가지 마라.
사랑한다고 해서, 나이가 많고, 직위가 높다고 해서
상대가 나를 마음대로 휘두르게 둬서는 안 된다.”

              - 배르벨 바르데츠키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中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0057 잠못자는 팔자인지.. 4 .. 2015/07/03 1,146
    460056 5월에 신고한 1 혹시 2015/07/03 472
    460055 김무성물러가 외친 10대에 뺨때린 새누리당 부대변인조사 6 집배원 2015/07/03 1,498
    460054 박 대통령 하명에.. '기·승·전·노무현'으로 결론 7 샬랄라 2015/07/03 1,244
    460053 성함이 "미숙"인 분들께, 여쭈어요. 4 pupu 2015/07/03 1,445
    460052 정리정돈,요리 등 가정 살림을 후딱 해치우는 분들 비결 좀 알려.. 18 흑흑 2015/07/03 7,392
    460051 양로혈에 쑥뜸 뜨는 것 2 시력... 2015/07/03 3,404
    460050 밀회 드라마에서 유아인 피아노 4 ........ 2015/07/03 2,701
    460049 다리통증-연골주사? 9 초록연두 2015/07/03 4,463
    460048 진동소리 6 2015/07/03 1,125
    460047 올케가 집을나갔어요 49 바보 2015/07/03 16,703
    460046 피부 기초에 시간 얼마나 쓰세요 3 스킨 2015/07/03 1,301
    460045 오늘 많이 읽은글에 웃긴 동영상 올려져 있었는데요 2 . 2015/07/03 910
    460044 폐렴 2주 앓았는대 이제는 고기 먹여도 될까요? 5 감기 2015/07/03 1,916
    460043 한 핫 찢어진 청바지 어쩌죠? 6 요즘 2015/07/03 1,084
    460042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다는 말 4 bb 2015/07/03 2,175
    460041 오늘 남편과 대판했어요 7 ... 2015/07/03 3,249
    460040 김여사테스트 18 xxxx 2015/07/03 3,143
    460039 가스 막음조치요..돈 드는 건가요? 4 막음 2015/07/03 1,301
    460038 휴.. 소음ㅠ 2 파란하늘보기.. 2015/07/03 1,090
    460037 한식대첨-패자 부활전.. 15 ㅗㅗ 2015/07/03 4,366
    460036 허수경이 말한 mc누구 였을까요? 32 해투 2015/07/03 28,430
    460035 홈쇼핑 견미리 에이지 화운데이션 좋나요? 6 모모 2015/07/03 4,880
    460034 40 대에 어울릴만한 원피스는 통자 원피스 괜찮아요? 4 47세 2015/07/03 2,360
    460033 심리검사에서 ESTP형으로 나오신 분 여기로 모여보세요 3 MBTI 2015/07/03 2,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