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 강아지는 아주 큰 대형견종이지만 하는 짓은 말티즈 못지않게 귀엽답니다.
강아지를 샵에서 구한 게 아니고 대형견종이라 파양당하고
유기견에 처할 위기에서 큰 돈을 지불하고 저희집으로 데리고 왔는데
지인들은 저희보고 강아지를 구해주었다고 칭찬을 하지만 ..
요즘 문득..드는 생각이 녀석이 저희 모든 가족들을 구원하러 온 것 같아요
1. 우선 시어머니는 76세에 잦은 병환으로 우울증도 있으신데
최근 척추 수술후 물리치료겸 걸으셔야 하는데 누구말도 듣지 않고 방안에서 꼼짝않으세요
그런데 매일 아침 일어나시는 시각 7시에 작은 기침 소리 들리면 이 강아지가 할머니 방 문을 슬며시
밀고 들어가서 할머니 손을 핱고 비비고 온갖 침을 묻히며 아침 인사를 합니다.
원래 개를 안좋아하고 웃음기도 없으신 어머니시지만 계속되는 아침마다의 이 문안 손키스에 그만 ..
웃으며 따라나와 방밖으로 억지 운동삼아 걷게 되니 결국 건강이 많이 좋아지셨어요.
2. 저희 아들이 재수를 결심한 후 수능본 날까지 고 3 때 부리던 신경질이 거짓말인것마냥
단 하루도 얼굴에 인상쓴 적이 없었어요.
그도 그럴것이 깨울때도 머리를 써서 제가 깨우지 않고 울 집 개아들을 시키는데
덩치 큰 녀석이라 침대에 올라서 형 얼굴에 침한바가지 묻히고 비비면서 귀를 물고 당기면
그 어떤 잠꾸러기도 깨어나게 되지요
밤 12시 가까이 축쳐진 어깨로 무거운 가방을 맨 채 귀가할 때에도
집에 들어서는 순간 가슴 언저리까지 달려드는 개동생때문에 가방맨 채 뒹굴고 둘이 좋아 죽습니다
그리고 나서 제가 말걸면 아주 좋은 기분으로 답해주곤 하여 저야말로 가장 큰 정신적 혜택을 본 것 같아요
3. 어제는
아들이 시험본 후 밤늦게 제 아빠의 질문에 퉁명하게 답한 후 결국 혼나게 되었는데
(시험 본 아이에게 왜 그랬는지 ㅠ)
이제껏 안들리던 큰소리가 나자 거실에 저랑 같이 있던 강아지가 성큼 성큼 형방으로 가더니
형과 아빠 양쪽을 다니면서 얼굴을 부비고 간혹 컹~ 짖고 하며 둘 사이 감정 폭풍을 가라앉히는 겁니다
얼마나 감동이던지요 ^^
소소하게 제가 받은 정신적 위안이랑 엄청나게 많지만
올 한 해 가장 큰 걱정일 수있었던 두 가지 문제를 강아지 덕분에 잘 이겨내고 있는 중이라 글로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