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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강아지에게서 얻은 온 가족의 위로

피카소피카소 조회수 : 4,487
작성일 : 2014-11-15 13:26:13

저희 집 강아지는 아주 큰 대형견종이지만 하는 짓은 말티즈 못지않게 귀엽답니다.

강아지를 샵에서 구한 게 아니고 대형견종이라  파양당하고

유기견에 처할 위기에서 큰 돈을 지불하고 저희집으로 데리고 왔는데 

지인들은 저희보고 강아지를 구해주었다고 칭찬을 하지만 ..

요즘 문득..드는 생각이 녀석이 저희 모든 가족들을 구원하러 온 것 같아요

 

1. 우선 시어머니는 76세에 잦은 병환으로 우울증도 있으신데

    최근 척추 수술후 물리치료겸 걸으셔야 하는데 누구말도 듣지 않고 방안에서 꼼짝않으세요

    그런데 매일 아침 일어나시는 시각 7시에 작은 기침 소리 들리면 이 강아지가 할머니 방 문을 슬며시

    밀고 들어가서 할머니 손을 핱고 비비고 온갖 침을 묻히며 아침 인사를 합니다.

    원래 개를 안좋아하고 웃음기도 없으신 어머니시지만 계속되는 아침마다의 이 문안 손키스에 그만 ..

    웃으며 따라나와 방밖으로 억지 운동삼아 걷게 되니  결국 건강이 많이 좋아지셨어요.

2. 저희 아들이 재수를 결심한 후 수능본 날까지 고 3 때 부리던 신경질이 거짓말인것마냥

    단 하루도 얼굴에 인상쓴 적이 없었어요. 

    그도 그럴것이 깨울때도 머리를 써서 제가 깨우지 않고  울 집 개아들을 시키는데

    덩치 큰 녀석이라 침대에 올라서 형 얼굴에 침한바가지 묻히고 비비면서 귀를 물고 당기면

    그 어떤 잠꾸러기도 깨어나게 되지요

    밤 12시 가까이 축쳐진 어깨로  무거운 가방을 맨 채 귀가할 때에도

    집에 들어서는 순간 가슴 언저리까지 달려드는 개동생때문에 가방맨 채 뒹굴고 둘이 좋아 죽습니다

    그리고 나서 제가 말걸면 아주 좋은 기분으로 답해주곤 하여 저야말로 가장 큰 정신적 혜택을 본 것 같아요

3. 어제는

   아들이 시험본 후 밤늦게 제 아빠의 질문에 퉁명하게 답한 후 결국 혼나게 되었는데

  (시험 본 아이에게 왜 그랬는지 ㅠ)

   이제껏 안들리던 큰소리가 나자 거실에 저랑 같이 있던 강아지가 성큼 성큼 형방으로 가더니

   형과 아빠 양쪽을 다니면서 얼굴을 부비고 간혹 컹~ 짖고 하며 둘 사이 감정 폭풍을 가라앉히는 겁니다

   얼마나 감동이던지요  ^^

 

   소소하게 제가 받은 정신적 위안이랑 엄청나게 많지만

   올 한 해 가장 큰 걱정일 수있었던 두 가지 문제를 강아지 덕분에 잘 이겨내고 있는 중이라 글로 남겨봅니다^^

   

 

IP : 175.209.xxx.43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시벨의일요일
    '14.11.15 1:28 PM (180.66.xxx.172)

    개가 뇌가 발달하고 진화해서 사람의 여러가지 감정을 읽는다고 하네요.
    그래서 싸움 중재도 하게 되었나보네요.
    온 가족들에게 귀염받고 사랑을 주는 존재네요. 마치 눈앞에 보이는듯 사랑스럽습니다.

  • 2. ㅇㄹㅇ
    '14.11.15 1:29 PM (124.49.xxx.103)

    와... 상상만 해도 해피바이러스 팡팡 나네요 ^^

  • 3. 사랑스럽네요
    '14.11.15 1:32 PM (211.59.xxx.111)

    너무 이쁘겠어요 효자 개아들ㅋㅋㅋ
    견종이 뭔가요? 참 사랑스런 성격이네요

  • 4. 밍키맘
    '14.11.15 1:39 PM (211.36.xxx.13)

    우리 밍키도 그래요. 제가 화를 내면 조용히 옆에와서 손을 툭툭 쳐요. 아침에 오빠 깨우러 가고 할머니 오시면 반갑다고 빙글빙글 돌고 안아달라고 튀어 오르고 그러네요. 참 의리있고 충성스럽죠

  • 5. 민들레언니
    '14.11.15 1:43 PM (112.148.xxx.17)

    흐뭇해요^^고녀석 만나보고 싶네용 ㅋㅋㅋ

  • 6. ㅇ ㅇ
    '14.11.15 2:00 PM (211.209.xxx.27)

    키우고 싶으나. .ㅜㅜㅜ

  • 7. ...
    '14.11.15 2:03 PM (39.118.xxx.14)

    완전 공감 백만표 날립니다~~~

  • 8. 진짜
    '14.11.15 2:12 PM (175.223.xxx.254)

    위로받는 거 같네요. 짠하고 눈물 나요. 귀한 녀석이군요.

  • 9. 정말
    '14.11.15 2:12 PM (180.70.xxx.163)

    감동스럽네요
    눈시울이 붉어져요
    저도 나이들어 집에 있을수있다면
    기르고 싶어요 지금은 종일 혼자
    있어야하니 기를수가없어요

  • 10. 우리집
    '14.11.15 2:29 PM (112.146.xxx.135)

    뽀삐요.
    잠깐 나갔다와도 반갑다고 꼬리가 떨어질정도로
    흔들어줘요.
    누가 날 이렇게 반겨주나 싶습니다.
    우리집 행복바이러스입니당.

  • 11. 아...
    '14.11.15 2:49 PM (116.123.xxx.5)

    너무 사랑스럽고 예쁘네요.
    고 이쁜녀석 얼굴 좀 보여주세요^^

  • 12. 아 ㅠ 감동
    '14.11.15 2:51 PM (210.221.xxx.221)

    저도 강아지 키우면서 (아니 같이 사는게 맞는 표현이겠죠 ㅎ) 소소한 감동과 고마움을 느낄 때가 많아요.
    일하는 워킹맘이어서 집에 오면 쉬고 싶은데 많이 어질러져 있으면 짜증나요. 그럴때 큰 소리나면 울 강아지 어느새 침대 밑으로 슬그머니 사라져 버린답니다. 자기 나름의 보신책이죠 ㅋ 그런데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요. 바로 화가 풀리고, 마음이 편안해지곤 합니다. 원글님 글 읽으면서 감동받았고 새삼스레 우리집 강아지에게도 고맙다 생각드네요.

  • 13. 동물 안좋아하지만
    '14.11.15 3:21 PM (175.127.xxx.193)

    이런글...참 좋네요^^

  • 14. 상상
    '14.11.15 3:35 PM (116.33.xxx.17)

    만 해도 절로 웃음이 나는군요.
    덩치 큰 녀석이 귀여운 짓 할 때..개들도 웃잖아요 그쵸?
    가족 모두에게 화를 삭혀 주고 위로를 주고 평화를 주고
    아휴 그 행복 나눠 갖고 싶습니다
    ..
    ..
    울집 녀석들은 오줌싸개 테러분자예요 ㅠ

  • 15. ///
    '14.11.15 3:46 PM (218.239.xxx.74)

    읽기만해도 행복해지는 글이예요.
    건강하게 오래 살아라~

  • 16. 연못댁네
    '14.11.15 4:01 PM (175.209.xxx.125)

    강쥐~생각 나요.
    전 괭이 두녀석 집사지만,삽살개처럼
    중.대형견도 키우고 싶어요.
    시댁가면 잘 생긴 리트리버가 온몸으로 안아주는데,정말 듬직허거든요.
    발바닥이 곰발바닥.

  • 17. 히히
    '14.11.15 4:10 PM (125.180.xxx.200) - 삭제된댓글

    어릴때 키우던 강아지 생각나네요. 대가족에게 온갖 이쁨과 사랑을 받던 녀석이었는데..
    우리가 장난치느랴 한명이 살짝씩 때리는 시늉하고 한명은 아파서 잉잉 우는척 하면
    늘 가족들에게 하트뿅뿅 바라봐주던 그 녀석이 그 순간만큼은 때리는 가족에게 어찌나 앙칼지게 짖어대며 혼내는지 ㅋㅋㅋ
    두어번 짖으면 우리가 그만뒀는데 어느날은 계속 장난을 이어가자 진짜 물듯이 으르렁 거리더라구요.
    뽀삐야~ 장난이야~ 히히히히 막 웃으면 지도 웃으며 꼬리살랑거리며 어깨까지 뛰어오를듯 껑충거리고 ㅠㅠ
    보고싶네요. 사랑스럽던 내강아지 ㅠㅠ

  • 18. 저희집도...
    '14.11.15 4:15 PM (218.234.xxx.94)

    저희집도 유기견 출신 세마리 있어요. (보호소에서 온 놈, 한쪽 눈 다쳐 시뻘개진 채로 거리 떠돌던 놈, 다른 분이 구조해서 저한테 맡겼는데 입양자가 안나타나 그냥 눌러 앉은 놈..)

    같이 놀면서 "얌마, 얌마, 넌 이 언니한테 감사해야 해~" 그랬는데 지금은 "어쩌다가 이렇게 천사같은 네가 나한테 왔을까..나한테 와줘서 정말 고맙다"고 종종 말해요.

  • 19. 이런 글
    '14.11.15 4:30 PM (121.141.xxx.239)

    참 좋아요. 저 위에분 말씀처럼 줌인아웃에 사진 좀 올려주세요.
    집안을 훈훈하게 만드는 개 얼굴 보고싶어요

  • 20. 피카소피카소
    '14.11.15 4:43 PM (110.70.xxx.5)

    공감해주셔서 너무 기쁩니다. 감사해요.
    시간이 있어 줌인아웃에 처음으로 사진 올리고픈데 제목외 사진 불러오기가 안되는군요^^
    폰밖에 없는데요^^;;
    월욜 출근해서 저희 개아들 사진 많이 올릴께요^^

    사진 올려보라해서 꽃송이 물리고 찍었는뎅 ^^;;

  • 21. 눈물 날것같아요
    '14.11.15 4:49 PM (27.35.xxx.26)

    감동이네요 모든 에피소드들이..행복하세요! 사진들 기대할게요ㅎㅎ

  • 22. 개누나
    '14.11.15 5:10 PM (223.62.xxx.250)

    저희집도 유기견출신 막둥이동생 있는데 가족끼리 큰소리 날라치면 먼저 낑낑거리며뜯어말려요ㅋㅋ싸울수가 없어요 행복바이러스입니다

  • 23. 패랭이꽃
    '14.11.15 5:31 PM (190.245.xxx.92)

    대형견종이면 말라뮤트? 피레니즈? 혹은 골든 리트리버 궁금하네요.

  • 24. 피카소피카소
    '14.11.15 5:35 PM (110.70.xxx.5)

    아..스탠다드 푸들입니다^^

  • 25. 고든콜
    '14.11.15 8:25 PM (14.40.xxx.104) - 삭제된댓글

    그러게요..개가 그런 존재인데요..^^

  • 26. 튼튼맘
    '14.11.15 10:50 PM (1.245.xxx.41)

    우왕~스탠다드 푸들이 영리하기로 1등 먹었다던데요...^^
    글을 읽고만 있어도 행복하네요.
    그 행복이 오래오래~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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