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 보셨나요?
윤상씨가 7~8살 경에 부모님이 이혼하셨고, 주로 외가에서 자랐으며
어느 순간부터 아버지를 뵙지 않고 살았다고 하더군요.
자신에게는 사람들이 모르는 아픈 상처가 있다면서 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했죠.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도 찾아가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그 방송을 보면서 느낀 건,
윤상씨가 아버지 얘기를 하는 내내 계속해서
자신이 이런 얘기를 했을 때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어떻게 바라볼 지를 두려워하는 것 같았어요.
저도 윤상 씨와 비슷한 입장이에요.
다른 점이 있다면 부모와 계속 같이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미움을 받아서
부모에게서 완전히 마음이 돌아선 경우예요.
자살 시도도 수없이 했을 만큼 너무 괴롭게 컸는데
부모는 그런 것에 대해서 전혀 미안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다 자란 지금
제게 많은 것들을 요구해요.
월급의 25%를 생활비 명목으로 드렸는데
다른집 자식은 전부다 부모에게 맡기기도 하던데
너는 못해도 절반은 내놔야 하지 않겠니?
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사람이에요.
저는 지금은 따로 나와 살고 있고,
부모와 가까운 지역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을 찾아가거나 전화를 하지 않아요.
연을 끊고 사는 거죠.
어렸을 때 제 소원이 무엇이었는지 아세요?
이 집을 나가서 이 가족들을 안 보면서 사는 게 소원이었어요.
선생님, 검사.. 이런 거 되는 게 소원이 아니었고요.
저는 지금 소원을 이룬 거죠.
비록 아무 지원도 없이 혼자 나와 산 것이기에
생활은 형편없지만요.
속은 참 편하니 좋네요. 스트레스 없이.
근데 이런 저를 이해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거 같아요.
가까운 친구들은 제 사정과 자라온 환경을 알아서 이해를 해주지만..
제 직장동료라던가 이웃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던가
좀 깊이 친한 관계가 아닌.. 그런 사람들에게는
부모 얘기 등을 하기가 굉장히 꺼려져요.
한번은 적은 인원의 아는 사람들끼리 모였을 때, 우연히 부모 얘기가 나와서
다 말하지는 않고, 거의 연락하지 않고 지내다시피 한다고 대충 말했었는데
사람들이 이해를 다 못하더라고요.
어떻게 엄마아빠와 그럴 수 있어? 그렇게 지낼 수 있어?
난 엄마 생각하면 눈물도 자주 나고 그러는데.. 이런 반응들이더라고요.
전 82게시판 보면서
형제자매들간의 갈등, 부모와의 갈등 이런 글들을 자주 봤거든요.
그래서 저 같은 사람들, 비슷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꽤 된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근데 게시판을 빠져나가
실제 생활인, 제 주변 사람들을 둘러볼 때 제가 느끼는 건
절 이해할 사람은 너무 적을 것 같다는 거예요.
아무런 걱정 없이 보통의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거든요.
오해받지 않으려면, 정말 친한 사람들 말고는 아무에게도 넋두리하지 않고 사는 게 좋을까요?
전 윤상 씨의 심정이 이해가 가요.
자신은 상처입었는데,
상처입어서 부모로부터 돌아섰는데
이 사실을 사람들이 알게 되었을 때
자신을 욕하지 않을까 하는.. 그 마음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부모에게 못되게 구는 저를 그냥 욕할 것 같아요.
저나 윤상씨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마음이 갑갑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