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15일자 고스트 스테이션.
죽음에 관한 언급이 있었네요.. 다시 듣기 하면서 정리해봤습니다..
" 티벳 사자의 서를 읽다 보면 깜짝놀랄정도로 현실적인 , 저릿저릿한 이야기가 몇 개 나와요 .
좋은 죽음 , 나쁜 죽음에 대한 이야기 몇 개를 구분해 놓은건데 ..
죽음 자체가 나쁜게 아니란 거죠 . 어차피 맞이해야 하는건데 ,
객사를 되게 안 좋은 걸로 치더라고요 . 집에서 죽지 못하고 객지에서 , 멀리 떨어진 곳에서 죽는 것을 .
그리고 자기집에서 베개베고 죽는건 좋은 쪽 죽음 .
가족들 , 가까운 사람들하고 얼굴 마주보면서 죽는 건 좋은 죽음
낯선 사람들 사이에 둘러 싸여서 혹은 그런 사람 조차도 없이 혼자 외롭게 죽는 것은 나쁜 죽음 .
대비할 시간이 있었어서 죽는걸 알아서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했다 얘기도 하고 대비하고 정리하면 좋은 죽음
그럴 시간 없이 급사하는 거 ..
근데 , 급사하는 건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안 좋은 걸로 쳤지 않습니까 ?
욕의 지독함이라는 건 내용이 지독한 거거든요 .
급사를 맞을 X 야 라고 할 때 이 얘기를 하는 건데 , 그만큼 두렵고 싫은 거였단 거죠 . 옛날 사람들에게도 .
그 다음에 준비할 시간이 있는 건 좋은데 ,
막상 물리적으로 죽음을 맞이함에 있어서는 너무 고통을 오래 받고 질질 끌다 죽음 안 좋은 것이고
잠들듯이 편하게 가셨습니다 이런 얘기 하잖습니까 .
그런 얘길 듣다 보면 시대 장소에 상관없이 너무 강력한 이야기다 ..
지금까지 한 이야기를 줄로 엮으면 ,
낯선 곳에 갔다가 전혀 아는 사람 없는 곳에서 급작스럽게 사고를 당해서
아무런 대기 없이 ,
너무 아파하면서 죽음을 맞게 된다 .. 면 최악인 것이고 .
미리 죽음을 준비할 시간이 있고 예상을 해서
주윗사람들과 의논관계 이런 것도 준비를 하고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작별인사를 하고 ,
큰 고통없이 편안하게 마지막을 맞이한다면 좋은 죽음인거죠 ..
옛날 어른들이 오래사세요 하면 욕이다 이 놈아 , 그러시면
왜 이렇게 난리를 치시나 그랬었는데 ..
정말 집안 어르신분들중에 장수하신 분들이 많거든요 .
그런데 90 세를 넘어가도록 장수를 하시니까 ..
천천히 신체기능이 저하되는 것이 느껴진다는거죠 .
아버지 , 오래오래 사세요가 아니라
가실 때는 좀 편히 가세요 , 가 효도하는 방법이구나 하고 생각한 지는 오래 되진 않았는데 ..
저는 유달리 죽음에 집착하는 성격이고 ,
겁이 많아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유치원 다닐 때 정말로 병아리가 죽은 걸 보고서는
내 애완동물이 죽었다가 아니라 ..
이상한 감각 .. 따뜻하고 털이 몽실몽실한 병아리가
너무나 이질감이 느껴지는 뻣뻣하고 차가운 형태 ..
죽음을 맞이한 물리적인 병아리의 시신을 만졌을 때의 너무나 판이한 그 느낌 때문에
굉장히 깊은 공포를 느꼈나봐요 .
그걸 언어로 표현해서가 아니라 ..
삶의 유한성에 대한 자각 ..
뻣뻣하고 차갑고 이상하고 너무 무서워 .. 이게 저릿저릿한 이야기니까요
그래서 날아라 병아리가 나오긴 했습니다만 ..
하여간에
죽음이라는 건 그래서 ,
평소에 나쁜 짓을 좀 했던 , 사람들에게 욕을 먹었던
그 사람 , 고인에 대해 심한 욕을 하지 말자는 정화의 약속 .
그런 부분이 있기도 하고
예술가에게 있어서는 막상 죽음이 닥치고 나면
그의 노래 , 작품이 새로운 아우라를 가지는 .. 다른 차원으로 빚어지는 그런 모습인 거 같아요 ..
가장 최근에 맞이했던 대형 아티스트의 죽음은
뭐니뭐니해도 마이클잭슨인데요 ..
어떻게 보면 마이클잭슨의 죽음은 그가 죽음으로 인해서
그가 평소 했던 기행이나 사람들에게 비난받았던 도덕적인 문제들이 정화된 게 아니라
차라리 그가 잘못을 했는데 그것이 누명이라는 것 ,
특히 어린이들과의 성추문 같은 것들은 마이클잭슨이 죽고 난 후에
그것이 거짓이었고 ..
그 어린아이들의 부모들이 십중팔구 돈을 뜯어내기 위해 함구시키고 ..
공작이었던 것들이 밝혀지면서
참 죽은 사람에게 미안하게 되는 ..
주위에서 요절을 하거나 자살을 하거나 이러면 어르신들이 푸념하는 얘기중에
간 놈은 차라리 낫지만 산 사람이 힘든거 아니냐 .. 라는 ..
또 .. 굉장히 고통받고 있는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어르신들이 던지는 별 해결책 없는
산 사람은 살아야지 .. 이런 단순 명료한 이야기들이 오히려 더 힘이 있는 .
그런데 어릴 때 뭣모르고 엄마아버지 윽박지르면서 입다물라던 아이들이
또 나이가 들었단 말예요 .
그러니까 또 얘들이 진실을 불고 ..
그러다 보니 어쨌든 마이클잭슨이 기인이고 그 행동이 괴팍했던 게
욕을 먹을 일은 아니잖아요 .
단지 범죄자이거나 , 어린이들에게 몹쓸 짓을 했던 사람은 아니었다는 ..
괴팍하고 기인이지만 , 어린 시절 부터 불행한 삶을 살면서 견뎌내면서
그냥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는 ..
이걸로 귀결이 되고 나니까 , 좀 마음이 편하긴 커녕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픈지 ..
그리고 너무 유명해서 ,
이 사람이 노래를 얼마나 잘하는지는 뒤로 넘어가는 얘기인 거 같다는 거 말이에요 .
마이클 잭슨 노래 중에서
'Burn this disco'..
이런 얘길 해 놓고선 .. 해철님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돌아가셔서 .. 그래도 괜찮으셨나요 ..
아...니겠죠..
쓰러지던 그 순간
아산병원으로 가시던 그 순간 응급차에서 눈물 흘렸던 .. 그 순간
어떠셨나요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밟혀서 .. 어떻게 떠나셨을지 ...
지금쯤 어딘가에서 그들을 지켜보고만 있을 것 같은 ..
다시듣기하니 바로 옆에 있는 듯 .
해철님이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 ..
당신을 너무나 그리워하는 이들의 눈물이, 그리고 그리움이 느껴지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