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저녁이었습니다.
남편은 11월말에 있는 금융계 직원들이 치는 외환시험 있어서 동네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저녁을 먹으러 온 상태였는데
아들아이가
"아빠 내일은 나랑 야구해요..."하는데 남편이
"안된다 아빠 공부해야 된다 친구들 불러서 놀아라" 라고 얘기하는 소리가 들리고
곧이어 남편이
"나 얘량 내일 야구 못하니까 친구들 불러서 놀라고 꼭 내보내라" 얘기를 했는데
제가 그냥 아무 대꾸 없이 부엌에서 할일 하니까 두번 세번을 다그쳐서 얘기를 하길래
"알았어...그런데 하루종일 우리가 뭐 좀 하자면 다 안된다고 하면서
자기 골프연습은 가겠다고 하니까 좀 섭섭하긴 하네..." 라고 제가 얘기를 했습니다.
남편이 6시경 저녁먹고 한시간 정도 쉬고는 인근 실외 골프장에 가서 두시간 정도 연습을
하곤 했거든요... 그리고 집에 오면 열시가 넘습니다.
아침에는 제가 전날 운전하다가 차를 살짝 박아서 다른곳은 이상이 없는데
차 맨 윗부분 그릴이 떨어졌길래 미안하다며 내돈으로 수리 할테니
공업사 까지만 가져다놓고 택시타고 도서관 가면 안되냐고 물어봤더니
자기 시간없다며 그냥 도서관 갈거라고 했습니다.
저보고 가져가라는데 사실 초보인데다 어제 경미하지만 사고까지 냈더니
많이 위축되어서 오늘은 몰고 싶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안된다길래 더 물어보지 않았는데 오후에 아이들 수영을 데려가야 할 집에서
갑자기 자기네가 못간다고 우리 갈 수 있냐고 묻길래
애아빠한테 혹시 점심 먹으러 와서 애들 수영장까지만 데려다 줄 수 있냐고 했더니
그것도 안된다고 하길래 알았다고 했습니다.
제가 버스 택시 타고 가던지 하라고 하더라구요...
며칠전엔 그런 경우 있으면 자기가 점심을 늦게 먹으러 와서 데려다주면 되겠다고
얘길 했던 거여서 물어만 본거고 나보고 알아서 하라길래 알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아들아이가 야구좀 하자고 했더니 안된다면서 저보고 시키라면서
저에게 여러번 얘길 하는걸 듣자니 저도 슬쩍 짜증이 나면서
바로 대꾸 하지 않았고 뜸들이며 대답하고는 좀 섭섭하긴 하다고 얘기를 했더니
남편이 듣고 나니 생각할수록 짜증이 난다면서
오일 내내 일하고 주말에 이틀 공부하러 가는데 거기다 대고 차고치러 갖다놔라
애들 수영장 데려가랴 자꾸 마음 불편하게 얘길 하냐면서 버럭버럭 화를 내는 겁니다.
차 고치는 것도 시험 끝나고 나중에 하면 되지 꼭 그걸 공부하러 가는 사람한테
가져다 노라는 둥 그러고는 섭섭하다고 말하는 정신 상태가 또라이라면서
그러길래 사고는 왜 내고 지랄이냐고 난리를 치는 겁니다.
딴때 같으면 저도 사고낸 잘못이 있으니 뭐라 못할텐데
이 운전이 남편이 친정 갈때마다 운전하는 걸로 하도 유세를 부리고 생색을 내고
짜증을 내서 저도 어쩔 수 없이 배우게 된 거여서 저도 지지않고 얘기를 했습니다.
"누구땜에 운전 하게 된건데 그러길래 운전하기 싫다는 사람 왜 그렇게 난리를 쳐서
배우게 했냐고 당신이 친정 갈때마다 그 난리를 쳐서 내가 하게된거잖아
나는 뭐 사고 내고 싶어서 냈어??"
그랬더니 지랄하고 자빠졌다면서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고
뭐가 나때문에 운전하는 거냐면서 동네 아줌마들 다 하니까 이제서야 뒤늦게
자기가 급해서 하는거지 입안다무냐고 욕을하고
갑자기 무슨 박스인가를 집어던지고 씽크대에 있는 저를 움켜쥐고는
한대 치려고 하는데 갑자기 양쪽 방에서 아이들이 나와서 울고불고 난리를 쳐서
결국 치지는 못하고 식탁에 앉아서 얘기를 했습니다.
일년에 몇번씩 있는시험 내가 아무소리 않고 세끼 밥먹게 해주고 뒷바라지 다하고
애들 공부시키는거 나가 운동시키는거 내가 다했다.
그치만 토요일 일요일 저녁마다 6시에 밥먹고 나면 자기 골프연습 간다면서
몇시간씩 쉬고 놀고 다하면서 식구들 필요할때 뭐라도 부탁하면 바빠서 다 안된다안된다
하루종일 말하는데 내가 기분이 좋겠냐고 했더니
일주일 일하고 이틀 공부하고 저녁때 유일한 낙인 골프 좀 친다는데 섭섭하다느니
그딴 생각 드는것 자체가 개또라이다 어쩌구 하길래 제가 애들도 양쪽 방에서
다 들으니 욕하지 말라고 했더니 너두 해라 개또라이 지랄하고 자빠졌다 등의
욕을 계속 끊임없이 퍼부었습니다.
(참고로 시댁은 공부한다 돈벌러 회사간다 하면 벌벌 떨며 모든걸 거기에 맞춰주는
시어머님이 계십니다ㅠ.ㅠ)
제가 그래서 그렇게 일과 공부만 열심히 하는게 아니라 며칠전에도 이번주말에
골프치러 필드 나가고 싶은데 약속이 안잡힌다면서 툴툴거리지 않았냐...
그렇게 골프칠거 다 치고 연습할거 다 하면서 하는 공부니까
나는 가족들 관련된 것도 좀 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물어만 봤던거고
다 안된다고 계속 그러니까 섭섭할 수도 있고 얄미울 수도 있는거 아니냐 했다가
그 뒤로고 욕을 계속 엄청 들었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이렇게 한덕에 편하게 집에서 놀고 처먹으면 감사한 줄이라 알라는둥...
억울하면 너도 벌라는 둥...
참고로 금융계에 있는 남편에 저는 2년 정도 맞벌이 하다가 아기가 자꾸 유산되어서
임신후 집에 있게 되었는데 맞벌이 기간에는 일주일에 한번 세탁만 했고
제가 전업이 된 이후로는 일요일에 재활용 한가지만 딱 버려줍니다.
그나마 참고 사는건 아이들 주말에 운동이라도 한두시간 시켜주는것 딱 그것밖에 없고
부인 속상하지 않게 집안일을 좀 상징적으로 도와달라 해서
저녁먹고 나면 상정리 정도 도와줍니다.
집에 뭐 고장나도 다 사람부르라 해서 아까워서 수도꼭지 문손잡이 양변기 안정기 등등
다 제가 고칩니다.
자기는 주말에 이틀내내 아무것도 안하고 놀고 먹고 자고 자기 운동 하고 싶으면
나가서 운동하고 그것밖에 안해도 아무말 안하는데
일년내내 단하루도 휴가 한번 없는 저한테는 왜 맨날 놀고 먹는다면서 무시하고 저러는지ㅠ.ㅠ
제가 사치라도 하냐고요??
한달에 용돈 십만원 받아서 화장품 아줌마들 밥값 그안에서 다 해결합니다.
그걸 모아서 좀 불려논 걸로 이자받아서 제 용돈 충당하고
백도 캐쥬얼로 쓰는 키플링 두세개 제 용돈으로 7만원, 10만원 하는거 쓰고있고
언니가 여행갔다 사다준 천가방 하나로 십여년 씁니다.
외투도 2만원 짜리로 십년 가까이...
동네 아줌마에게 산 5만원 패딩으로 삼년째...
집장만도 일찍했고 저축도 많이 했습니다...
친정이 이상하냐고요?? 17년전 결혼할때 전세 시댁에서 6천 해주시고
저는 친정에서 혼수 3천에 자동차 천만원 해서 4천 해왔습니다.
현금도 남편 천오백 모아오는데 저 4천 가까이 모아왔고요...
살다가 어머님이 9천 더해주셨고 친정에서 2억 주셨습니다.
그런데 친정에서 주신건 이자는 생활비로 친정 드리는 거여서 제가 온전히 제돈 같지 않아서
제대로 말안했다고 남편한테 욕 무지하게 먹었습니다.
원금은 미리 주신거 맞아요...
설추석 백여만원씩 친정에서 받아오고...생활비 드리는거 일절 없어요...
저보고 놀고 먹는다고 한심해 하는데 제가 어디가서 이정도 가사일 하면
2백은 받을텐데... 월 십만원에 온갖 집안일 다하고
애둘 건강히 키우고 이런 욕 들어먹고...정말 그지같네요...ㅠ.ㅠ
이런 일에 섭섭하단 생각이 들어서 말꺼낸게 물론 현명치는 않았지만
그렇게 욕들어먹고 얻어맞을 만한 일까지인건가요...
남편이 십년전쯤 까지는 욕하고 가끔 손도 대고 했다가 제가 미친년 처럼 대들고
할퀴고 난리 친뒤로는 안그랬었는데... 그리고 그때는 애들도 전혀 모르는 일이었는데
애들 있는데까지도 저렇게 감정조절 안되고 미친사람 처럼 날뛰는 남편이 끔찍하네요...
정말 부인 존중해주고 사는 남편 두신분 부럽습니다....
늘 이사람과 한치 앞을 계획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언제 성질내고 난리칠지 몰라서...
애들 크면 이혼이야 한다고 쳐도... 잃어버린 제 행복은 포기해야 하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