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글이
'14.11.10 10:55 PM
(220.83.xxx.102)
바람을 피우거나 폭력을 쓴 적은 없습니다.
여전히 행동은 친절합니다. 맞벌이 아닌 것에 눈치를 안 주는 것도 고맙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고 행동은 친절하니, 다른 집들도 다 그 정도는 견디고 사니 호강에 겨워 요강에 *싸는 소리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저렇게 돈에 인색하지 않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사람인 걸 생각하니 참 고마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시시때때로 폭언 까지는 아니지만 말을 할 때마다 짜증을 내고 면박을 주니
가슴에 수백개, 수천개의 자잘한 멍이 든 것 같습니다.
제가 원래 소심하고 예민한 성격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남편이 기분 나쁠만한 일은 캐치도 잘 합니다. 미리 주의하고 저는 기분 나쁘거나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웬만하면 참는데
아무 일도 아닌 걸로 큰소리까지도 아니고 신경질적인 표정을 하거나 한두마디 툭 내뱉는게 이해가 안 되고 참기가 힘듭니다.
그런데 대놓고 큰소리도 아니고, 하루에도 여러 번이니 그때마다 정색을 하기도 뭐하고 그냥 넘어가다 보니 이십년 이상을 쌓여서 심히 괴롭습니다.
그런데 고구마를 구워와서 입에 넣어줍니다. 엄마는 생선냄새 싫어한다면서 베란다에서 생선을 구워와서 애들을 먹이고 후라이팬도 닦아 놓습니다.
이런 패턴이 반복이 되다보니 고마운 사람이 예민한 나로 인해 미움을 받는다 생각하니 불쌍하다가 짜증내면 밉다가
땅콩 볶아서 저 인터넷하면서 놀고 있는데 먹으라고 책상까지 와서 갖다주니 다시 마음이 녹았다가
이리 이십년이 넘었습니다.
근데 남편이 집에 있으면 불안합니다. 좋은 점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언제 화를 (화도 아닌 짜쯩) 낼 지 몰라서 불안 합니다.
욱하거나 버럭 화를 내는 건 일년에 몇 번 안 되지만, 짜증은 날마다 여러번입니다.
제가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제 마음에 평화가 찾아올까요?
다들 그 정도는 참고 사시는지요?
먹을 것 챙겨주는 것 말고는 아이들과의 소통도 거의 없습니다.
아빠한테 전화오면 아이들이 깜짝 놀랍니다. 어떡하냐고.. 그렇다고 무서운 건 아닌데 어릴 때부터 관여를 안 하더군요.
2. 원글이
'14.11.10 10:59 PM
(220.83.xxx.102)
아빠들이 자식을 위해 책을 읽어주거나 몸으로 놀아주는 장면을 보면
우리애들은 전혀 그런 걸 모르고 자라서
남의 남편이지만 참 감동스럽고 제가 다 고맙고 그런 감정이 듭니다.
3. 와우
'14.11.10 11:00 PM
(116.36.xxx.132)
제 얘기 같아요
우리남편은 게다가 욱하는 성질 때문에
저 집도 몇번 나갔고
매번 그 말투에 정이 들다가도 떨어져 나와요
그러나 성실하고 깊은 곳엔 따뜨함도 있고 도덕적이고 자식사랑하고
.... 근데 나한테 너무 말을 막해요 미추어 버리겠어요
4. 뭐지..
'14.11.10 11:01 PM
(119.195.xxx.7)
몇번이고 글을 읽어봤는데 남편분 존재 자체가 잘 안와닿아요..
원글님 진짜 많이 힘들 것 같아요.
가끔 마누라 신나게 패고 안팰땐 너무 잘해주는 거랑 비슷한 것 같아요 ㄷㄷ
5. ᆢ
'14.11.10 11:03 PM
(110.70.xxx.209)
아버지가 아기때 돌아가셔서 자식을 위해 책을 읽어주거나
몸으로 놀아주는거 어려워하는거 아닐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또 안됐잖아요
님이 뭘 힘들어 하는 지 이해되는데ᆢ또 힘들겠구요
근데 남편을 완벽한 사람되길 바라는 거 같아요
그냥 좋은점 봐주고 칭찬해주세요
고쳐지지도 않겠어요ᆢ여태 그리 살았는데
6. 원글이
'14.11.10 11:03 PM
(220.83.xxx.102)
와우님 진짜 비슷하네요
저도 집 몇 번 나갔어요.
제가 그랬어요
행동은 친절하게 해 놓고 말로 다 까먹는다고요..
맞아요.. 따뜻하고 엄청 도덕적이고 자식에 대한 책임감은 엄청 있는 것 같아요.
7. 원글이
'14.11.10 11:05 PM
(220.83.xxx.102)
한편으로는 마음을 비운 것 같다가 다시 생각해 보면
제 내면에 엄청난 분노와 우울이 가라앉아 있는 것 같기도합니다.
8. ᆢ
'14.11.10 11:08 PM
(223.32.xxx.181)
남편께서 좋은 아내를 만났네요.
제 여동생이 남편때문에 힘들어 조금전까지
제게 하소연하다 갔어요.
없는것보지 말고 있는 것에 집중하고 감사하자그랬어요.
제 남편은 자상하고 공감능력 뛰어나고 잘생기고 친절하고 인품도 좋아요.
그런데 돈을 너무 못벌어요.
시어머니 역시 노후대책없이 아들만보고있고 아들이 엄청난 능력지인줄 아세요.
여기까지만 할게요 ㅠㅠ
9. 와우
'14.11.10 11:09 PM
(116.36.xxx.132)
저랑 진짜 비슷하세요
근데 이게 완전 사람 피말리거거둔요
내면에 분노 우울 완전 뒤범벅인데... 최근에
많이 치유되었어요
신혼부터 너무 지독하게 외로웠고
사람 말려놓고 아무일 없다는 듯 수습하려고 하고
내가 풀지 않으면 그 상황 그대로 지내는 고집스러움에
항상 나 혼자 풀고 삭히로 했죠
나리 좀 먹으니 이제 조금 덜한데...
10. 원글이
'14.11.10 11:17 PM
(220.83.xxx.102)
근데 이게 큰소리를 지르거나 하는 게 아니라,
짜증내는 한두마디 말이 다라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옆에 있어도 잘 몰라요.
제가 예민한 편이라 그 "살짝 짜증"에 너무 심하게 반응하나 싶은게 제가 궁금한 점이어요.
경제적으로 윤택하면 그정도는 참고 넘어가 줄 수 있는 일인지요?
저희 아이들도 같은 장소에 있어도 잘은 모르더라구요..
아들들이라 그런지...
11. 와우
'14.11.10 11:19 PM
(116.36.xxx.132)
와~~~ 나같은 분 있다니 위로 받는데
내 젊은시절 사랑, 애틋함, 정 싸그리 밟아놓을 정도여서
억울해요
에휴 너무너무 힘들었는데
여기 아는 분들있으니 위로 되고 가슴이 뚫리네요
12. 원글이
'14.11.10 11:20 PM
(220.83.xxx.102)
말이 길어지면 언제나 끝에는 싸움이 기다리고 있어서
우리는 이제 말을 길게 하지 말아야 된다고 다짐하고서는
다음에 또 친절하게 하는 행동에 무장해제 되어서
속없이 굴다가 또 한소리 듣고 무한반복된 것 같아요...
13. 와우
'14.11.10 11:24 PM
(116.36.xxx.132)
뭐지.... 님 글 진짜 와닿는게
이게 언어폭력이라고 할수 있거든요
진짜 내가 (남편으로 인해 불행하고
남편이 이상할수도 있다는게)인정이 안되서 남편은 좋은사람이야하고
얼마나 그걸 회피했는지 몰라요
그런데 미칠것 같고 상담도 받고 별 짓 다해봤어요 ㅠㅠ
정말 너무 어렵고 복잡한 사람이에요 내겐
나이 드니 조금싹 눈치는 봐서 살만은 한데
저 욱하고 어린애같은 고집. ㅠㅠ
14. 원글이
'14.11.10 11:25 PM
(220.83.xxx.102)
네님 답변 감사합니다.
남편을 바꿀 수는 없으니 제가 마음을 달리 먹어야겠죠.
제 남편이 잘 보기 힘든 캐릭터라 제 마음이 극과 극을 오갔는데,
평소에 지혜로운 답변을 주시던 82님들 생각하고
객관적 의견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15. whffhr
'14.11.10 11:26 PM
(223.131.xxx.24)
남편분이 짜증내는게 아니라 진짜 가족과 살뜰히 대화하는법을 몰라서 그러실수도 있는듯해요.
아님 남편분께 이런말투때메 속이상하다고
먼저 얘기해보세요
16. 우리집 얘기
'14.11.10 11:27 PM
(211.196.xxx.164)
그러나 성실하고 깊은 곳엔 따뜨함도 있고 도덕적이고 자식사랑하고
.... 근데 나한테 너무 말을 막해요 미추어 버리겠어요 222222222
우리 아빠가 거기 가 있네요. 가족한테 기본적인 애정은 차고 넘치는데 남한테 하는것 처럼 친절 플러스 알파는 못해요. 남 고민은 몇 시간 동안 들어주고 엄마나 자식들이 어려운점 얘기 하려고 하면 듣지도 않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겨요. 쉽게 버럭 버럭 짜증을 내니까 집에 있으면 불안하고요 다른 식구들은 눈치만 보는 경우가 많죠. 일단 식구들은 한 수 아래로 보는것 같아요. 남처럼 어려워 하면 이렇게 행동하지 않죠.
아들이 시험 잘 친걸 부인이 얘기해 주는데 칭찬 한마디 하는게 그렇게 미리 설명까지 해야하는 일인가요. 저도 칭찬 받은적 진짜 드물고요 제가 이룬것에 대한 자부심/ 자신감이 거의 없어요. 항상 눈치보고 주눅들어 있고요. 겸손한것과는 다른 문제인것 같아요. 엄마라도 아드님에게 칭찬 많이 해주세요. 나이 들면 나아지긴 하는데 원래 그런걸 어쩌나요.
17. 저라면
'14.11.10 11:27 PM
(110.70.xxx.209)
제가 일 안 해도 되고 남편이 잔정이 없는 건 아니고
ㅡ군고구마ᆞ땅콩 등ㅡ 남이 보기에 좋은 사람이고 그러면
짜증내는 건 어려서 사랑을 못 받아서 그렇구나 ᆢ등으로
그냥 넘기겠어요ᆢ
18. 와우
'14.11.10 11:31 PM
(116.36.xxx.132)
안 겪어본 사람은 몰라요
그런점에서 세상은 공평하고
누구나 흔들어 줄세워보면 똑같다
생각하고 살았는데
또 같은 상황오면
다시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그래서 나같이 댈리커트한 사람말고
좀 무단 사람이 아내였으면 괜찮았을까?
내가 문제인가? 이런 물음으로
얼마나 괴로웠는제 몰라요
원글님 참 반가워요
19. 우리집 얘기
'14.11.10 11:33 PM
(211.196.xxx.164)
엄마가 좀 무딘편이고 전 아빠랑 성격이 비숫 ㅠㅠ 해서 언제 짜증이 폭발하는지 미리 캐치 하는데요 이것과 상관없이 말에 상처 받는건 똑같습니다. 오히려 이해?를 못하기 때문에 더 상처받아요.
20. 원글이
'14.11.10 11:34 PM
(220.83.xxx.102)
어머님 홀로 계셨지만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이 없어서요,
어머님의 무한 사랑을 받고 자라긴 했어요.
지금까지도 어머님은 사랑을 퍼주고 계십니다.
다만, 아버지가 안 계셔서 아버지 역할을 어떻게 해야 될 지 자기도 모르겠다고 한적은 있습니다.
21. 와우
'14.11.10 11:37 PM
(116.36.xxx.132)
우리 집 남편은 어머니는 완전 온화하고
아버님이 좀 독재자 스타일인것 같아요
어머니가 거의 다 참고 받아주는 분위기고요
그러니까 두부부가 얼핏보면 정이 좋아보여요
어머니가 다 참고 온화하니까요
저 정말 위로벋아요
누군가 온전히 내 처지를 이해하니까요
우리남편이 더한 것 같아요
삭당이나 어디서도 뒤틀리면 정색하고 짜증내거든요
22. 원글이
'14.11.10 11:41 PM
(220.83.xxx.102)
와우님 저도 그 생각했어요.
좀 털털한 여자 만났으면 아무 문제 없었을텐데 싶어서 그런 점에서는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해요.
ㅇㅇ님
여러 번 많이 이야기했습니다.
알았다고 하고는 원상태더라구요..
며칠 전에도 그 하소연하다 또 싸워서 냉전 중입니다.
23. ..
'14.11.10 11:41 PM
(114.206.xxx.49)
제가 보기에도 너무 어린 나이에 아버지가 돌아가셔 아버지 역할. 남편의 역할을 보고 배우지 못해 그런거 같네요.
남에게 잘하는건 위의 어느 분 말씀대로 홀어머니가 자식들 키우고 고생스럽게 사회생활하는걸 보고 익힌 생존법이잖아요 님이 고운말로 가르쳐가며 살아야죠. 작은애가 시험 잘봐와 님이 그 앞에서 칭찬해주며 남편에게도 슬쩍 "당신도 잘했다고 한마디해주세요" 하며 빵긋 한 번 했으면 그런 사단도 없었죠.
님 속상한거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왕 애낳고 살며 장점이 많은 남편이니 좋은 방향으로 방법을 강구해보세요.
24. ...
'14.11.10 11:42 PM
(115.23.xxx.131)
어려서 아버지 없이 자란 환경이 마음 한 켠에서 슬픔이나 울분으로 응어리져서 감정표현이 왜곡 되는거죠
원글님이 좀더 대범하고 통크게 보듬어 주셔요 예민하게 쩔쩔매지 마시구요 짜증 많은 아들이라 생각하시고 덤덤히 받아주셔요 불쌍하잖아요
25. 아버지에 대한
'14.11.10 11:43 PM
(221.143.xxx.203)
-
삭제된댓글
롤모델이 없어서 그런거 아닐까요?
아버지학교?같은데를 보내보심이...
26. 와우
'14.11.10 11:44 PM
(116.36.xxx.132)
우린 제가 뭘 만지다가
고장이 나요
그럼 여지없이
저렇게 막쓰고 탁탁거라니까 고장낸다고 ㅠㅠ
고장 날 만한건데 저러고요
암튼 창찬할줄 모르고 감사할줄 모르고
비난거리만 찾은 사람 같아요
온통 나를 향한건 짜증 아니면 비난....
27. 원글이
'14.11.10 11:45 PM
(220.83.xxx.102)
부부싸움하고 나면 예전에 몇 번 밥을 안해 줬습니다.
근데요 그렇게 화를 잘 내는 이 사람이 싸움하고나서
일주일동안 밥을 안 해 줘도 화를 안 냅니다.
저는 하루 이틀동안은 화가 나서 아무 생각이 없다가
삼사일 지나면 밥 안 차려 준다고 화를 내겠지.. 내겠지
불안하지만 밥 차려 주기는 싫어서 계속 안 차려주면
일주일이 지나도록 묵묵히 혼자 차려먹고 애들 챙기고
저한테 화를 안 냅니다.
그러면 저는 그만 내가 졌다하고 화를 풀기도 했습니다.
화를 안 내는 모습에 감동 받아서요...
28. 와우
'14.11.10 11:48 PM
(116.36.xxx.132)
싸워도 보고 얘기도 하고
울어도 보고 심지어 기분 상쾌할 땐 슬쩍 인정도 해요
근데 얼마나 뿌리깊은지... 빈도와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반복입니다. 저도 받아줄 능력이 생기고
남편도 조금 나아져서 그녕저냥 구깃구깃
살고 있지요
29. 우리집 얘기...
'14.11.10 11:48 PM
(118.223.xxx.118)
이런 류의 사람은 안 겪어보면 모릅니다.
님 남편은 그나마 목소리라도 작게 짜증이지...우리 집은 목소리 크게 짜증입니다.
남한테는 어찌나 잘하는지...
머리 속에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궁금합니다.
말하다 언제 또 욱,,,짜증 낼지 모르니 말을 섞기가 싫구요..
님이 말한 가슴 속에 자잘한 멍으로...숨 쉬기가 힘듭니다.
가슴이 답답하것이 홧병 같아요.
난 아직 감정이 갑갑한데....그새 과일 깍아와서 먹으라 들이밀며 웃으면...
먹기 싫다...하면..그거가지고 또 짜증내니...
미쳐버릴 꺼 같습니다.
안 보고 사는 게 맞는건데...
저희도 경제적으로 힘들게 안 하니...남한테 말하니..배부른 투정이라하지만..
안 당해 본 사람은... 이 마음의 힘듬을 모릅니다.
전...지금 천천히 준비해서 헤어질껍니다.
중년에 마음만은 편한 상태로 살고싶습니다.
30. 원글이
'14.11.10 11:49 PM
(220.83.xxx.102)
어려서 아버지 없이 자란 환경이 마음 한 켠에서 슬픔이나 울분으로 응어리져서 감정표현이 왜곡 되는거죠
원글님이 좀더 대범하고 통크게 보듬어 주셔요 예민하게 쩔쩔매지 마시구요 짜증 많은 아들이라 생각하시고 덤덤히 받아주셔요 불쌍하잖아요
...님 글처럼 생각하도록 해 볼게요.
근데 쥐가 고양이 생각하는 것 같기도해서 잘 될지는 모르겠어요..^^
31. 와우
'14.11.10 11:56 PM
(116.36.xxx.132)
불쌍한맘으로 여기까지 왔고
그나마 조금 행복한데
제가 잃은게 너무 많고 맘고생이...
결과적으론 이 또한 의미있다면
그럴 수 있죠
남편의 능력과 또 성실성은
인정하니까 고맙고
난 또 그거 보답하는거라고 생각해요
여기까지 오느라 17년이 걸렸어요
32. 원글이
'14.11.10 11:58 PM
(220.83.xxx.102)
---님 저도 그 생각하고 요새 거리두기 마인드 콘트롤 중입니다.
남처럼 어려운 사이가 되면 무시하지 않으려나 싶어요.
33. 와우
'14.11.11 12:00 AM
(116.36.xxx.132)
저도 제가 좀 차가워 지면서
나아졌어요
그게 일부러 그런게 아니고
제가 엄청 정 많은 사람인데
정을 떼니까 좀 나아지더라구요
아이러니하죠
34. 홀씨
'14.11.11 12:12 AM
(121.161.xxx.106)
제 짝도 조금 비슷해요. 조금요. 대외적인 사람한테는 친절한데 가족 및 저에게는 짜증이 많아요. 그렇다고 막 짜증내는 성격은 아닌데 몸도 예민하고 성격도 예민한 사람이라(그럴 때가 자주 있다는 거-_-) 한숨을 하루에 수십번도 넘게 쉬어요. 곁에 있는 사람 신경쓰고 눈치 보이게. 그래서 한숨 쉬어버릇 하지 말라는 소리도 했었죠. 좀.. 기빨리는 느낌이거든요. 같이 붙어 있다보면. 짜증만큼 애교가 많아 그걸로 커버하는 형편.
뭐, 그건 그렇고..
다른 사람들한테 친절한 거 보면 이 사람이 짜증이 많은 사람이라는 걸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 하는 생각에
좀 그렇긴 해요. 저도 처음에 좀 속았다 싶은 게;; 다른 사람들한테 친절하고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하는 욕망이 강해요. 도덕적이고.. 모범생 스타일이고, 강박증도 있고..
다 이중적인 모습은 있는 거니깐 그러려니 하고,
짜증나고 예민한 상태이면 좀 무심하게 넘겨요.
무심해지세요. 거리두기도 한 방법이겠고요.
그래도 저희는 소통은 잘 되는데, 소통도 안되니 답답하시겠어요.ㅠㅠ
엄마에게서 독점적으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들이
다른 가까운 가족 관계가 생겼을 때-특히 부인이나 연인-
자기 말과 심리 상태를 다 받아주기를 바라는 것 같아요.
한번 심리 상담이나 부부관계 상담 받아보시고
말이 씨알도 안 먹히면 거리를 두셔요.
예민한 거 아니신 것 같고,
그 고통.. 저랑은 차원이 다르지만 어떤 건지는 짐작이 가요.
외로운 거에 더해 괴롭죠.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할 지 모르겠고.
부부사이에 에로틱한 감정이 얼마나 가겠어요.
오래 같이 늙어가면서 소통하는 맛이 다인데,
나중에 애들 다 커서 내보내고 부부 둘만 오롯이 남는다고 생각하면 더 끔찍하네요..
35. 남편
'14.11.11 12:17 AM
(122.36.xxx.73)
그런거 아니까 이제 기대접으세요.애들 칭찬도 그냥 님이 대신해주고 말길게하지않는거 절대 잊지마세요.대신 남편을 많이 칭찬해주고 애키우듯키우셔야해요ㅠ그거 진짜 화나고 짜ㅡ증나는일인거 알지만 방 법은 그거뿐이에요.다만 님한테 짜증내거나 비난할땐 확실하게 내기분이 이렇다는걸 알려야하구요.그래도 변하리라 기대는 마세요.다만 님이 더이상 상처받지않도록 방어하는것뿐이니까요
36. 원글이
'14.11.11 12:18 AM
(220.83.xxx.102)
남편에게도 슬쩍 "당신도 잘했다고 한마디해주세요" 하며 빵긋 한 번 했으면 그런 사단도 없었죠.
이렇게 써 주신 ..님 그러게요...제가 순발력이 없어서요..
남편이 아들 칭찬해주겠지하고 남편 얼굴만 쳐다보다
아무말이 없는 바람에 순간적으로 멘붕이 와서 뭐지? 어떻게 이럴 수가?
이 생각만 하다 수습할 타이밍을 놓쳐버렸지 뭡니까..
앞으로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그런 식으로도 대해봐야겠어요. 감사드립니다.
37. 더해요
'14.11.11 12:19 AM
(211.36.xxx.188)
우리집 남편도 비슷한데 성질까지 욱하고 드러워요 신혼때 애들 어려서는 진짜 지 성질 못이겨 물건때려부수고 했는데 아들크니 아들 눈치보느라 성질 많이 죽었네요
지금 저는 지난날 나한테 홧병나게 한거 갚아주고 싶어서 은근히 차갑게 대하고 있네요 가끔 생각하면 속에서 천불이 올라오네요 아직도
38. 와우
'14.11.11 12:25 AM
(116.36.xxx.132)
전 부부상담도 해봤지만....
뭐랄까....
본인만의 상담이 낫지.
상담자가 온전히 이해를 못하고
양쪽을 설득시키려는데 좀 질리더라구요
그 상담자 눈제일수도 있지만
그 당시엔 잠시 노력하지만
남편은 자신이 객관화가 도저히
안되더군요. 그냥 나한테 또 모든 짐이
넘어와 버린 느낌? 더 답답했어요.
이건 남편의 놀라운 지각이나 천재지변
성령채험 같은거 아니면 정말 힘들다고 봐요...
저는 저 혼자 해방구를 찾아요
취미생활, 혹은 공부, 혹은 사람
그라고 몰입하고 성취를 내요
남편에 의해
감정이 지배받지 않도록요.
아무튼 오래 지나니
남편도 조금씩 달라지긴 하더군요
그게 위안이라면 위안이랄까
2주 냉전 겨우 끝냈네요 ㅠㅠ
39. 원글이
'14.11.11 12:26 AM
(220.83.xxx.102)
많은 분들이 답글 달아주시고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윗글 남편님 답변처럼 이제 기대는 안 하려구요..
제 일상을 남의 일처럼, 재미없는 드라마 보듯이 관찰자의 눈으로 살아보려고 합니다.
그나마 상처를 덜 받는 쪽으로 지내는 방편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40. 원글이
'14.11.11 12:34 AM
(220.83.xxx.102)
와우님 여러번 답글 써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냥 나한테 또 모든 짐이 넘어와 버린 느낌?"
제 예상을 정확히 표현해 주셨어요.
저는 저 혼자 해방구를 찾아요
취미생활, 혹은 공부, 혹은 사람
그라고 몰입하고 성취를 내요
남편에 의해
감정이 지배받지 않도록요 2222222
이 말씀 잘 기억해 두고 그렇게 살도록 해야겠어요.
세상 물정 모르는 아줌마의 배부른 투정이 아닐까 싶은 생각에
수년동안 고민하다 글 올렸는데 역시 82쿡입니다.
82맘님들의 고견이라면 설령 배부른 투정이라 결론내려주셔도 마음 편하게 따를 생각이었습니다.
내가 지나치게 예민한 거라고 쿨하게 인정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나니
비로소 글 올릴 용기가 생기더라구요
41. 와우
'14.11.11 12:35 AM
(116.36.xxx.132)
맞아요 변하지 않아요
애 키우듯하고
내기분 전달하고
나는 또 성처 받지 않도록
요령을 키우는게 답이라는 가 알아요
전면대응하묜 초가삼간 다 태워먹죠
제가 아기이고 싶고 허할 때
터지죠
원글님 글 나눠주신 덕분에 저도
좀 해소했어요
힘냅시다
42. 자랑인가요?
'14.11.11 12:40 AM
(125.135.xxx.60)
우리 시누 같아요
시누는 남편이 차를 너무 깨끗하게 관리해서 싫고
청소를 너무 잘해서 싫고
깨끗이 씻고 다녀서 싫고
밖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을 때 전화를 안해서 싫다네요...
뭐 어쩌라는건지...
43. 원글이
'14.11.11 12:52 AM
(220.83.xxx.102)
자랑인가요?님 그런 시각이 있을 수도 있다니
답글 위에서부터 다시 읽으면서 눈물날 뻔하다가
님 글보고 막 웃음이 터졌어요.
감사합니다. 다른 시각으로 보게 해 주셔서...
요는 배부른 투정이라시는 거죠?
44. 와우님
'14.11.11 12:54 AM
(220.83.xxx.102)
저는 저 혼자 해방구를 찾아요
취미생활, 혹은 공부, 혹은 사람
그라고 몰입하고 성취를 내요
남편에 의해
감정이 지배받지 않도록요
이 부분이 너무 좋아서
따로 저장해 뒀어요.
항상 마음 속에 간직하면서
마음 다스리기하는데 유용하겠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45. ...
'14.11.11 7:15 AM
(112.144.xxx.86)
먹고 살게는 해주는군요.
46. ...
'14.11.11 8:23 AM
(180.229.xxx.175)
밖에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시는거구 바보같은거죠~
남들에게 보이는 이미지에 목숨거느라 정작 가족에겐 함부로 하는거 정말 미련한 짓입니다...
아마 고쳐지지 않을거에요~
마음 내려놓으세요...
47. 휴
'14.11.11 8:34 AM
(124.111.xxx.24)
저도 맘 접은지 오래고 바삐 살면서 내 일과 애 교육에 신경쓰고사는데요...
행복한 가정을 만들지 못한게 아쉬워요. 이런 모습밖에 보여줄수 없는게 아이에게도 미안하고요. 애들도 사이 안좋은것 알고요.
싸늘하거나 티격태격하는 부부의 모습이 전부... 행복한 엄마가 될수가 없네요. 이혼하면 더 힘든 모습 보일까봐 지금을 유지하지만 우린 서로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린 절대 끝까지 함께 갈 수 없는 사이라는 것을...
48. 저도
'14.11.11 9:03 AM
(39.7.xxx.209)
-
삭제된댓글
결혼16년차
정말 비슷한 남편과 살아요
친여동생도 형부 같은 사람 없다고
제가 남편 흉보면 맞장구도 안쳐주고
딱 잘라요ㅠ
남편도 4살때 아버지를 잃고 홀시어머니 한테서 자랐네요
저희 시어머니는 손하나 까닥하지 않는 귀한몸이라는건
다르네요
정말 벽이예요 그냥 벽이랑 사는거 같아요
남편은 음식이나 주방일은 제로지만
술담배 안 하고 친구 없고 오로지 집 밖에 몰라요
공부하는거 좋아하고
배우는거 좋아해요 늘 공부하고 자격증 취득해요
하지만 저는 남편과 대화를 좀 나누고 싶고
저도 챙김을 받고 싶은데 자기 자신 껍질에
들어가서 살고 있는 고치 같아요ㅠ
그 사람 나 말고 애교 많은 여자와 결혼 했었으면
이러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저 역시 곰과에 가깝다 보니‥
49. ..
'14.11.11 9:18 AM
(223.62.xxx.81)
아니... 불여시도 벽이랑 살다보면 곰됩니다...
관객 리액션이 제론데 재주는 부려 뭐하며 교태는 떨어 뭐합니까...
50. 습관
'14.11.11 9:45 AM
(210.118.xxx.190)
습관때문인듯 합니다.
제가 자랄때 저희 엄마도 매사가 짜증스런 말투였어요...
물론 집 밖 사람들에겐 언제나 상냥하신데 가족들에게는 짜증이 벤 목소리입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그건 습관이더라구요..
저는 결혼하고나서.. 저 또한 짜증스런 말투를 쓴다는 걸 깨달았지요.. ㅜㅜ
남편이 가끔 놀래요 별 일 아닌거에 그리 화를 내고 짜증을 내냐고..
그게 엄마에게 보고 배운 거라서 그런가 봅니다.
이제는 엄마에게도 객관적으로 말해줍니다... 말투 고쳐야 한다구요
저 또한 노력하고 있어요..
아마 부군께서도 어린시절부터 어머님이나.. 아버님께 그런 생활을 해와서..
계속 고쳐지지 않는게 아닌가 싶어요..
그게 가족간의 대화방식이였을 수 있습니다.
본인이 화나는 모습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게 된다면 아마도 고쳐질꺼에요..
부군이 화내는 모습이 아들이 결혼 후 똑같이 할꺼다 란 얘기를 전해주세요
아마 뜨끔하실 듯...
부모에게 가정생활의 모습 배우게 됩니다.
단란한 가정에서 애정을 받을 줄도 알고 표현할 줄도 하는
그런 배우자를 만나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지요.
51. 원글이
'14.11.11 10:30 AM
(220.83.xxx.102)
우리집얘기님 댁의 이야기 풀어놔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홀씨님 댓글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부부사이에 에로틱한 감정이 얼마나 가겠어요.
오래 같이 늙어가면서 소통하는 맛이 다인데,
나중에 애들 다 커서 내보내고 부부 둘만 오롯이 남는다고 생각하면 더 끔찍하네요-
제 걱정을 어떻게 이렇게 잘 표현해 주셨는지요
경제적 부분 못지 않게 중요한 게 소통이라 생각하는데,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하나 봅니다.
52. 원글이
'14.11.11 10:35 AM
(220.83.xxx.102)
저도님
자기 자신 껍질에 들어가 살고 있는 고치 같다는 표현
제가 남편에게 늘 느끼던 감정을 딱 맞추셨네요.
절묘하십니다.
..님글
아니... 불여시도 벽이랑 살다보면 곰됩니다...
관객 리액션이 제론데 재주는 부려 뭐하며 교태는 떨어 뭐합니까
역시 너무나 와닿는 글입니다.
큰아들 어릴 때 아빠라고 하며 안겼더니
얘가 왜 이래 하면서 밀어냈어요.
어린 아기였는데도 아빠 태도에 울아들이 민망해서 어쩔 줄 몰라하더라구요.
남의 집 아기는 잘도 안아주더니...
53. 원글이
'14.11.11 10:43 AM
(220.83.xxx.102)
습관님 말씀처럼 가족간의 대화방식이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남편이 꽤 효자이지만 막상 어머니한테도 더러 그런 말투가 보이니까요.
너무 애지중지 다 받아 주시거든요...
아들 결혼후 모습에 대한 말은 안 해 봤지만,
나도 당신에게 똑같이 아무것도 아닌 일로
짜증을 내보겠다 어떤 기분인지 한 번 느껴보라고 말하면
-그러면 도망가야지라고 말하곤 끝입니다.
미안하다거나 조심하겠다는 말은
요즘들어 한두번 겨우 한정도예요.
그리고 똑같이 되갚아주리라 다짐했지만
나한테 화낸 사람한테 같이 화를 낼 수는 있지만,
분위기 좋게 잘 있다가 뜬금없이 짜증을 낸다는게
마음 먹었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구요.
인간에 대한 예의가 있지
아무 일도 아닌 걸로 화를 일부러 내보자니
연기자도 아니고
입이 안 떨어져서 못 하겠어서 불발로 끝났습니다.
54. 원글이
'14.11.11 10:49 AM
(220.83.xxx.102)
제 고민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귀한 시간을 내어 답변을 주시다니 정말로 감사합니다.
글 올리면서 마음의 정리가 되는 부분도 있었고,
원래 생각했던 부분이지만 답변으로 올려주셔서 더 마음깊이 와닿는 부분도 있고
생각지도 못한 부분까지 세심히 도움글 올려주셔서
남편에 대한 이해의 폭이 좀 더 넓어졌습니다.
남편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제 마음 다스리기에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글 올려주신 분들 정말로 감사합니다~~!!!
55. **
'14.11.11 11:09 PM
(123.109.xxx.8)
혹시 남편이 타고난 천성이 에니어그램 1번인지 아닌지 자세하 살펴보세요
에니어그램 1번의 장중심 에너지 -강하고 센 에너지가
분노의 일종인 짜증으로
아주 가까운 사람에 분출되면( 멀리 있는 사람에겐 그들도 조심하죠)
그것때문에 1번 아닌 사람들은 상처를 받을 수도 있는것 같아요
본인들은 그걸 잘 모르죠 . 자신들에게는 자연스러운 거니까
가슴 중심 사람들처럼 세심한 감정의 움직임이 없고
1번들은 모든 것을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니까 그와 상관 없는 일에는 의견이 없을수도 있어요
잘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될때가 있어서 칭찬에 인색할 수도 있구요
에니어그램1번들도 성숙도에 따라 다 다르겠지만
종종 천성이 에니어그램 1번 남편들,, 특히 감정표현이 발달되지 못한 남편과 사시는 아내들이 하는 이야기와 통하는것 같네요
56. ..
'15.7.5 9:32 PM
(183.98.xxx.115)
밖에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시는거구 바보같은거죠~
남들에게 보이는 이미지에 목숨거느라 정작 가족에겐 함부로 하는거 정말 미련한 짓입니다...
아마 고쳐지지 않을거에요~ 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