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가되서야 퇴근해서
파김치가 된 채로 지하철에 올랐어요
환승역에 가서 집에 가는 열차를 기다리는데
아마 그 열차가 정말 막차였나봐요
다음열차가 없다는 자막이 전광판에 뜨더니,
갑자기 청소 도구와
거대한 업소용 물청소기를 들고 오는 몇 명의 청소부 아주머니들,
지하철역은 이렇게 대청소를 하는거구나,
오늘이 대청소의 날이구나, 싶었는데
그런데 갑자기 스맛폰으로 듣고 있던 라디오에서
비지스의 홀리데이가 흘러나오더라구요,
유명한 노래라 익히 알던노래였고
유전무죄 무전유죄로 유명한 지강헌씨의 탈옥사건으로도 유명한
노래지요
근데 그 노래와 어우러지는
청소 노동자들의 고된 심야 노동의 광경...
무척이나 마음 쓰리게 다가오더군요
가만히 있어도 힘들고 가만히 서있어도 힘든게
그 나이인데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 청소를
그것도 몇평 되는 내 집도 아닌
수 백, 수 천평은 되보이는 그 역사를
청소해야 한다는 그 상황이,
경비원에게 분신을 권하는 이 사회가,
학생들을 옥상위로 불러들이는 이 사회가,
무척이나 가슴아프게 다가왔던
가을밤의 번민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