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친정하고 왕래 끊었다는 분 글 보니 생각나서요. 제가 얼마 전에 그렇게 되었는데요.
엄마, 오빠, 언니, 형부...(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이렇게 연락을 안 하기로 했어요. 제쪽에서요.
형부는 아마 아직 모를 거고, 엄마하고 언니에게 그렇게 문자로 선언을 했어요. 답장은 없었구요.
사연은 뭐 다 비슷한데, 살면서 너무 괴롭게 차별당하고 기가 죽은 채 살았었어요. 결정적으로
엄마에게 애착이란 게 없어요. 어릴 적에 엄마가 안아주거나 쓰다듬어준 적은 한 두번? 한번 그런
것 기억나요. 아주 아기땐 그랬겠지만 전 제 기억으로는 없었던 것 같아요. 차별이 너무 싫었어요.
그럼 이게 끝인가요? 한번도 이런 적이 없어서 모르겠어요. 친구들이야 각자 살기 바쁘니까
연락이 끊어지는데 그래도 다시 연결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웃고 잘 지내잖아요. 전 그랬거든요.
친정이 걸어서 10분 거리예요. 뭐 제가 이사를 그렇게 온 거라 살기 좋은 곳을 떠나고 싶진 않구요.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암담하네요. 아이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구요. 끊어진 계기는 눈으로
봤기 때문에 더 묻지는 않아요. 명절 때 일어난 일인데 정말 내장이 끊어질 정도로 피가 거꾸로
솟는 분노 때문에 가서 따지고 싶었는데 그냥 덮기로 했어요. 다시는 안 보는 걸로 하구요.
이사를 가야 하나...솔직히 고민이 안되는 건 아닌데...가게 되면 서울로 가야해서 이런저런 손실이
있어요. 큰애가 중학생이라서 환경이 바뀌는 것도 걱정되고...아직 심리상담중인데 샘이 반대하세요.
어렵거나 힘들게 자란 것도 아니고 유복한 가정에서 잘 성장했는데 정신적으로 엄청난 결핍이
있어서 성인이 되었는데도 강단도 없고 자기연민이 심한 성격이예요. 그걸 하필 큰 애가 닮았구요.
제가 먼저 연락하고 싶진 않은데...이 고통을 한번만 더 겪으면 목을 매달 것 같거든요. 끔찍해요.
정말 이 곳을 떠나야 할까요? 몸이 멀어지면 좀 나아질까요? 감기몸살로 힘든데 오늘따라 더 괴롭네요.
제대로 된 일 하면서 큰소리 치고 싶은데 지금은 하는 일도 잘 안되네요. 의욕이 없고 무기력해요.
뭐 제가 못 났으니 이런 대접을 받는가보다 하면 될 일이긴 한데, 이게 은연 중에 대물림이 되더라구요.
말하자면 너무 길어서 이만 합니다. 저하고 같은 경험 있으시거나 보신 분들 조언 좀 해주세요.
마트나 마을버스, 지하철에서 엄마하고 닮은 사람만 보면 기겁을 하고 숨고 있어요. 사람 할 짓이 못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