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이나 김, 고추가루 주시는 것에 대해 말씀들이 많으신데,
이런 글은 없는 것 같아 첨언합니다.
마늘 농사 정말 힘듭니다.
마늘 수확해서 쪼개놓고 겨울에 밭갈아 평평하게 해야하고, 구부려서 심어야하고,
다 자라면 쭈그리고 앉아서 다 뽑아야 해요.
뽑는게 그냥 뽑는게 아니라, 줄기랑 마늘 통이랑 떨어지면 안되니, 정말 신경써서 뽑아야 합니다.
뽑아서 나르고, 고이고이 엮어서 매달아서 몇날 몇일을 말립니다.
말리는 장소가 따로 있으면 좋겠지만, 없으면 비닐하우스 거치대 같은 곳에 널어놓고,
비오면 수거하고 햇볕나면 다시 매달고, 빠짝 마를때까지 그걸 연속으로 해야해요..
많은 분들이 해보시지 않았겠지만,
정말 구부리고 앉아서 저 뽑고 엮고 하는거 정말 힘들어요..
엮는 것도 손힘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라서, 연세든 분들이 하시긴 많이 어렵죠..
고추가루요..
고추모종심기전에 밭 골별로 둥그렇게 모냥내서,,
비닐 깔고, 구멍뚫고, 고추씨 사다가 모종내놓은 후에 심어야 합니다.
모종은 그냥 내나요? 물에 담가놓고 떠오르나 안떠오르나 몇날 몇일 보고, 다시 심고 엄청 고되요.
고추농사 지을땐 일주일이 멀다하고 농약쳐야 합니다.
골이 작아 농약치는 기구가 들어갈수도 없으니 어깨에 매는 통 가득 농약 넣고 치지요..
어깨 빠집니다.
그리고 고추 따는건요?
골골이 고개숙이고 쪼그려 앉지도 못하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따야해요.
한번 따면 끝나는 것도 아니고 여름 내내 그 땡볕에서 고추땁니다.
평균 5-6번 따는것 같아요.
다 따면 끝인가요? 햇볕에 말려야죠..
요즘은 말려주는 기계도 있다고 하는데 최소 200은 줘야 하니,,
넉넉치 못한 가정에서는 마당에다가 널어 말려야 합니다.
비라도 오면 고추 골아서 전부 못쓰게 되요...
저희 엄마는 그 기계로 말리시는데, 전기료 엄청 잡아먹고,, (3일 밤낮을 돌려야 함)
집 옆에다가 공장 처럼 만들어서 놓은거라 그 열기가 다 집안으로 전해져요..
그거 한번 돌리면 더워 죽어나요..
고추가루 만들기 전에 저희 엄마는 일일이 또 다 마른수건으로 닦아요..
그래야 먼지 안들어 간다구요..
그리고 고추 수확 끝나면 다시 그 고추 나무 일일이 뽑아서 태우고,
비닐 다시 걷어내고... 밭또 갈아야 해요..
읽으시기 힘드실테니 두가지 정도만 쓸께요. 굳이 이런글을 쓰는 이유는,,,
그만큼 농사 힘듭니다...
정말 힘들어요..
사람마다 다르시겠지만, 저희 친정동네 아주머니들 농사지으시면서 그렇게 힘드셔도,
자식들에게 하나라도 더 먹이시려고 그 고생 고생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매년 반복하시는 거구요..
물론 뭐 본인들도 드시고 남는건 또 생계를 위해 파시기도 하시겠죠..
저희 신랑이 서울에서만 자란 사람이라 농사를 정말 몰랐던 사람인데,
결혼하고 나서 친정집에 와서 시간날 때마다 농사 거들고 혼자라도 가서 도와드리고 오는 사람인데,
정말 너무 힘들다고 친정엄마 뵐때마다 이제 그만하시라고 합니다..
워낙 공부만 하고 산 사람이라 도움은 커녕, 방해만 하는 수준이라
엄마가 오지말라고 진심으로 말씀하셔도,
엄마가 오늘 고추딴다, 혹은 모종한다 하시면,
우리만 따뜻한 방안에서 놀고 쉬는게 마음이 불편하다고 왕복 네시간, 농번기에는 정말 매주 내려갑니다.
그리고 저희에게 뭐 보내셨는데 제가 낭비해서 먹거나 버리거나 하면 꼭 화내구요...
할머니가 아주 힘들게 농사지어서 올려보낸 거라고 아이들에게도 꼭 말합니다..
밥풀 하나 남겨도 아주 화내요.
젊은 사람도 겪어보니 힘들어 이러는데 나이드신 분들은 오죽하실까요..
그냥, 아 농사 힘들겠다. 라고 막연히 생각하는 수준이 아닙니다....
시골에서 농사지은거 왜 자꾸 주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는 분들...
그분들의 노고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주셨으면 해요..
그분들이 그 힘든거 왜 하시겠어요..
내 손으로 지은 농작물 내 자식에게 주고 싶어서 그러시지 않겠습니까..
말씀을 정말 밉고 눈치없게 하시기도 하시고,
어찌 저리 센스가 없으실까....
어쩜 저리 당신 자식만 아실까 싶을때도 정말 많으시겠지만,
그래도 그 것들 바리바리 보내실 때, 가져오실 때 그 처음 마음은 ...
내 자식이든, 며느리든 내가 지은 좋은 농산물 먹이고 싶으신 좋은 마음이셨을 거예요..
어르신들만의 방식으로 자식에게 또 다른 베품을 하시는 것이지요..
저도 나이들면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지금의 마음들이 어찌 변할지 아무도 모르는거 아니겠습니까,,
세상에 절대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말이예요.
저 역시 한 집안의 며느리고, 아파본 적이 있는 사람이고,
신랑 친구들이 시어머니와의 관계를 정말 궁금해할 정도로 대단하신 시어머니셔서,
그 글을 올리신 분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해요.
다만, 댓글을 보다보니,,
괜히 저의 엄마가 생각나서 오지랖 넓게 글 한번 써봅니다..
댓글들이, 너무 살벌합니다..
못된 시어머니시라고 해도 ,,,
글이 말이 되고, 말이 내가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