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생일선물로 바자회 쿠폰 사서

조회수 : 744
작성일 : 2014-11-02 17:24:27
어제가 제 생일이었어요.  
식구들과 점심 먹고, 남편에게 아이를 맡긴 후 반나절 휴가를 얻었습니다. 

어떻게 생일을 자축할까 하다가, 저절로 조계사로 발길이 향했어요. 
가을 빛 받은 은행나무와 국화 사이로 
쿠폰을 3만원어치 사서, 
태어나서 40여년간 잘 살아주었다고, 앞으로도 잘 살라고, 나를 위해 선물했어요. 
 
오뎅 꼬치, 사파이어 커피 한잔과 쿠키를 먹고,
일할 때 달고 다닐, 세월호 뱃지 하나와 귀걸이 한 쌍 
더치 커피를 사서 왔지요. 
나머지 쿠폰은 기증하고요.

맞벌이 엄마가 되어, 육아와 살림과 일을 하다보니,
뛰어다니신 분들, 앞서 조직하고 일하시는 분들, 음식 준비하시는 분들, 쓰레기 치우시는 분들, 
그리고
이 모든 일들을 하기 위해 그 전에 애썼을 숨은 노동들이 눈에 팍팍 들어오더라구요.
몰려드는 사람들때문에, 정말 다행이다, 기분이 좋았지만, 
식사도 못하시고, 허리도 쭉 못 편 82쿡 자봉단분들이 마음에 쓰이더라구요.  

광화문에서 흘린 분노와 바자회의 감동으로 자꾸 눈가가 시큰해지더군요.
그러나 '우리네 인생'과는 다른 눈물이었어요. 
포기와 연민의 눈물이 아닌, 희망과 감동의 눈물이었어요.  

이 사람들 진짜 꽃보다 아름답다. 중얼거리면서.  
 
어제 저녁 누워 하루를 돌이키는데, 
이처럼 감동적으로 보낸 생일이 없구나 했어요.

잊지 않고, 또렷이 기억하며, 또 한 해 살께요.  
고개 숙여 감사해요.  
 
IP : 218.236.xxx.18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wj
    '14.11.2 5:28 PM (211.58.xxx.49)

    생신 축하드려요.
    저도 어제 조계사 다녀왔어요. 저도 더치커피 하나 사왔는데... 다른 물건은 잘 보지도 못했구요, 뭘 덥석덥석 사는 성격이 아니다보니... 애들한테 그랬어요. 남들은 그냥 기부도 하는데 우리는 커피도 고르고, 음식도 사먹고 굉장히 호강하면서 좋은일에 동참하는거라구.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2766 또띠아로 과자굽기 땡구맘 2014/11/04 1,006
432765 전화준다하고 안하는 유치원 선생님 3 ㅌㅌㅌ 2014/11/04 1,184
432764 기름이 눈밑에 튀어서, 바세린 발라놨더니..점되겠어요 ㅠ.ㅠ 7 아이참 2014/11/04 3,090
432763 닥치는대로 부가세 매기네요. 3 ... 2014/11/04 1,633
432762 철학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40 반문명주의 2014/11/04 2,546
432761 회사 안 망해도 밀린임금 300만원까지 정부 우선지급 세우실 2014/11/04 724
432760 사먹는 사골국, 도가니탕, 곰국류 추천해주세요. 1 나나나 2014/11/04 858
432759 고구마 말랭이 맛있게 만드는 팁 나눠주세요 3 .. 2014/11/04 1,832
432758 치아교정마무리. .궁금. 2 ... 2014/11/04 972
432757 다시 올릴께요..--;;; 2 몰라요 2014/11/04 582
432756 초등때 diat 엑셀 (?)이런 자격증 따두면 대학갈때 도움되나.. 18 초등6 2014/11/04 4,371
432755 학원비 부가세 부과하게 되면 사교육비 부담 커지네요 6 힘들다 2014/11/04 2,054
432754 일본에서 면발 후루룩 소리 크게 내면서 먹는 거 불편하신 분 안.. 25 ㅁㅁ 2014/11/04 4,157
432753 빨강머리앤 10권짜리 동서문화사 책 맞나요? 3 도서 2014/11/04 1,417
432752 위축소술은 써비스였답니다. 9 ... 2014/11/04 5,221
432751 결혼 준비할때 쓴 돈 중 가장 아까운 거 뭐 있으세요.. 33 결혼 2014/11/04 6,103
432750 이한구.빚내서 집사란 정책 잘못됐다. 2 .... 2014/11/04 1,430
432749 몇일전 응급실에 갔었는데, 중학생 하나가 꽃게를 먹고 호흡곤란이.. 5 응급실 2014/11/04 3,439
432748 간단한 김치류 절일때. 채반? 타공볼? 2 2014/11/04 938
432747 아침에 아삭아삭 사과 씹는 소리가ㅠ 16 루키 2014/11/04 3,923
432746 라디오광고에서 손범수... 8 뭐냐 2014/11/04 1,821
432745 어그부츠 대신 신을만한 부츠 있을까요? 4 ... 2014/11/04 1,812
432744 토마토찌꺼기 4 열매 2014/11/04 868
432743 동창들이랑 연락하시면서 사시는분들이 넘 부러워요 3 캐롤라인 2014/11/04 1,798
432742 내일 서울쪽 수학여행 가는데 파카입혀야하나요? 6 ?? 2014/11/04 8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