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생일선물로 바자회 쿠폰 사서

조회수 : 720
작성일 : 2014-11-02 17:24:27
어제가 제 생일이었어요.  
식구들과 점심 먹고, 남편에게 아이를 맡긴 후 반나절 휴가를 얻었습니다. 

어떻게 생일을 자축할까 하다가, 저절로 조계사로 발길이 향했어요. 
가을 빛 받은 은행나무와 국화 사이로 
쿠폰을 3만원어치 사서, 
태어나서 40여년간 잘 살아주었다고, 앞으로도 잘 살라고, 나를 위해 선물했어요. 
 
오뎅 꼬치, 사파이어 커피 한잔과 쿠키를 먹고,
일할 때 달고 다닐, 세월호 뱃지 하나와 귀걸이 한 쌍 
더치 커피를 사서 왔지요. 
나머지 쿠폰은 기증하고요.

맞벌이 엄마가 되어, 육아와 살림과 일을 하다보니,
뛰어다니신 분들, 앞서 조직하고 일하시는 분들, 음식 준비하시는 분들, 쓰레기 치우시는 분들, 
그리고
이 모든 일들을 하기 위해 그 전에 애썼을 숨은 노동들이 눈에 팍팍 들어오더라구요.
몰려드는 사람들때문에, 정말 다행이다, 기분이 좋았지만, 
식사도 못하시고, 허리도 쭉 못 편 82쿡 자봉단분들이 마음에 쓰이더라구요.  

광화문에서 흘린 분노와 바자회의 감동으로 자꾸 눈가가 시큰해지더군요.
그러나 '우리네 인생'과는 다른 눈물이었어요. 
포기와 연민의 눈물이 아닌, 희망과 감동의 눈물이었어요.  

이 사람들 진짜 꽃보다 아름답다. 중얼거리면서.  
 
어제 저녁 누워 하루를 돌이키는데, 
이처럼 감동적으로 보낸 생일이 없구나 했어요.

잊지 않고, 또렷이 기억하며, 또 한 해 살께요.  
고개 숙여 감사해요.  
 
IP : 218.236.xxx.18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wj
    '14.11.2 5:28 PM (211.58.xxx.49)

    생신 축하드려요.
    저도 어제 조계사 다녀왔어요. 저도 더치커피 하나 사왔는데... 다른 물건은 잘 보지도 못했구요, 뭘 덥석덥석 사는 성격이 아니다보니... 애들한테 그랬어요. 남들은 그냥 기부도 하는데 우리는 커피도 고르고, 음식도 사먹고 굉장히 호강하면서 좋은일에 동참하는거라구.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44939 땅콩 사진이 웃겨요 ㅎ 3 기자가 2014/12/13 2,243
444938 최모경위 유가족 기자회견 예정 5 2014/12/13 2,310
444937 땅콩사건으로 가장 피보는사람중에 한명이라면 3 ^^ 2014/12/13 1,622
444936 중1수학 상담...ㅠㅠ 2 깊은 고민 2014/12/13 1,249
444935 최모 경위 부검도 안했는데 어떻게 자살 결론이 벌써 나오지요? 19 dd 2014/12/13 4,291
444934 저는 간 없으면 순대를 못 먹어요. 14 나만? 2014/12/13 3,346
444933 이런머리 하려고하는데 뭐라고해야 1 겨울 2014/12/13 1,006
444932 발전적인 삶 ,허송세월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살면 될까요? 5 ㅇㅇ 2014/12/13 1,490
444931 '문건 유출' 혐의 최모 경위 스스로 목숨 끊어(1보) 22 참맛 2014/12/13 4,483
444930 만약 참여연대에서 조현아 고소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 5 ........ 2014/12/13 1,683
444929 24평ᆢ꼭 필요한 살림만가지고 살고 싶은데요ᆢ 1 4인가족 2014/12/13 2,381
444928 너무너무 예쁜 이야기. 눈물고였어요ㅠㅠ 5 ... 2014/12/13 2,423
444927 산업공학과에 대해 아시는분 11 수험생 2014/12/13 3,377
444926 보리굴비 비리지 않고 맛있는 구입처 알고싶어요 보리굴비 2014/12/13 805
444925 독일유학생 반찬 뭐가 좋을까요? 15 ... 2014/12/13 3,696
444924 추운 날씨에도 잘 지내는 깡패 고양이 3 .... 2014/12/13 945
444923 쌀 씻을때 물이 노란색을 띠는거 정상인가요? 3 질문 2014/12/13 1,099
444922 일등석 승객이 진술했다는데, 그 기사 어디있나요? 9 비지니스석 .. 2014/12/13 2,621
444921 아나운서의 순발력ㅎㅎㅎ 3 ... 2014/12/13 2,445
444920 종교 있는 사람 같지 않다가 무슨 뜻일까요? 1 조용하다? 2014/12/13 637
444919 나만 알고싶은 맛집 13 잭슨피자 2014/12/13 5,961
444918 수원 토막살인범 얼굴공개됐네요 5 기사 2014/12/13 1,749
444917 그 여승무원 내보내 반박인터뷰하는거 아닐까요 14 협박항공 2014/12/13 4,508
444916 가슴에 불을 품고 기득권과 싸워나가자 2 ... 2014/12/13 496
444915 연예인들 볼때마다 느끼는게 8 .... 2014/12/13 3,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