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전 쯤에 사은품으로 받은 작은 세계 국기들이 있어요.
뒤에는 아주 작은 글씨로 국가 이름이 써있기는 한데, 그 이름을 읽는건 아니고 제가 국기 나라는 두어번 얘기해준 것 밖에 없어요.
요새 회사가 바빠 늦게 오기 때문에, (아이는 어린이집에 있다 씨터이모님이 저녁에 저녁 먹이시고 씻기시고 한두시간 놀아주시구요) 따로 교육할 시간은 없구요.
오늘 국기가 눈에 띄워서, ~야 이건 어느 나라 국기야? 했더니.. 모두 얘기하네요.
저도 평소 매치가 힘들었던 국기두요. 비슷하게 색깔만 다른 유럽 국기들도 구분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카자흐스탄, 아르헨티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발음하기 힘든 나라 이름도 명확히 말하구요.
25개월이지만, 한글, 알파벳 알고, 디지털 시계도 보고, 숫자는 천자릿수 읽고, 1더하는 거 까지 알아요...
이것도 시간 내어 가르친 적 없고, 아기가 물어오면 답해주고 이렇게 몇번하면 어느날 보면 다 알고 있어요.
도형도, 세모 네모 동그라미 마름모 오각형 육각형 팔각형 원기둥 이런식으로 명확히 말해요.
Triangle, Square, Circle, Diamond 이런 영단어와 매치하며 말하고, 한글 단어를 얘기하면서 영어로는 뭐냐고 물어봐요.
방향고 오른쪽 Right, 왼쪽 Left, 직진 Stright 이렇게 매치해서 얘기해주고.
숫자도 0~ 99까지는 숫자(0, 1~), 셈(없다, 하나~), 영어(Zero, One~) 이렇게 매치해서 말하고, 백, 천은 hundred, thousand.. 알고 앞에 one, two~ 붙이면 증가되는 것인지는 알고 있어요.. 만단위로 물어봐서 ten thousand라고 얘기해주긴 했는데.. 인지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색상도 한글 영문 매치하고.. 그래서 영단어들도 이렇게 외우고 있는 거 꽤 되구요..
아이가 밝고, 친구들도 좋아하고, 사람들도 좋아하고, 사회성에 문제를 보이고 있진 않아요.
빠르다 했지만...
요새 보면.. 그 추세가 늦춰지지 않고 아직까지 계속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제가 뭘 더 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아이가 워낙 배우는 것도 좋아하고 호기심 많고, 이것저것 연상하는 걸 좋아해서 책이나 교구 사주는 거.. 놀이선생님 오셔서 일주일에 한번 놀아주시고, 선생님들과 매번 아이 상태 체크하고..주말엔 몸으로 노는 문화 센터에서 신나게 놀고 여행도 많이 다니려고 주말마다 나가고... 이런 것이에요.
제가 바쁜 엄마라 세심히 케어해주지 못해 항상 미안한 마음이고, 아이가 몸이 많이 아프거나 한 경우 아니면 징징대는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까지 큰 소리 없이 항상 다독이고 사랑한다고 많이 표현하고 안아주는 것으로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은 그저 사랑으로 채워보자라는 마음으로 대하고 있어요.
나름대로 이렇게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아이를 다루고 있지만, 사실 저는 회사에서도 바쁘고 나름 최선을 다해도 부족하고, 아이를 생각하면 뭘 더해줘야 할까 고민하고,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수없이 고민하고...
하아...
사실 그냥 단순한 질문을 올리려고 했는데, 제 마음이 심난하다보니 또 이런 장문의 글이 되었네요......
우리 아이 많이 빠른 거 맞는 거죠...?
세상에 정답이 없다지만, 제가 하고 있는 지금 처럼 하고 있는 것처럼 해도 되는 걸까요?
주워진 환경에서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가다가 결정이 필요한 시기에 아이 케어에 전념하느냐..
아님 지금부터 제가 결정을 해야 하느냐 고민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