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하지는 않았지만 같이 학교다녔던 이름도 가물가물한 친구가 있었어요.
아이낳고 산후우울증으로 고생했는데 남편도, 가족들도 이 친구의 우울증을 무시했다고 합니다.
친정은 멀고 친구도 별로 없는 조용한 친구였어요.
힘들어 하던 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얘기를 나중에 우연히 들었는데, 잘 모르는 사이였어도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이보다 더 가까이...같이 부모교육 받던 어떤 엄마가 있었어요. 늘 말이 없고 조용했던분이예요.
저랑은 성향이 달라서 친하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한번씩 미소짓기도 하고 해서 큰 걱정을 안했는데 몇달후에 들려온 자살소식에 가슴이 먹먹해졌던 기억이 있네요.
교육담당했던분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주변에 자기얘기 들어줄 사람이 없을때 삶의 끈을 놓아버리게 된다고요...
이런얘기 싫어하실지도 모르는데
그분이 그러셨어요. 높은곳에서 뛰어내리려고 마음먹은 사람에게는
옆에서 부추기는 귀신이 있다구요.
"야, 뛰어. 더러운세상 살아서 뭐해? 뛰어, 뛰어!!!"
"뛰어봐, 너 못뛰지? 겁나서 못뛰는거지? 한번 뛰어봐!!"
저는 그 말씀 들었던게 몇년이 지나서도 잊혀지지가 않아서 아무리 힘들어도, 죽을마음으로는 옥상에 안올라가요.
혹시 올라갔다가 귀신의 꼬임에 넘어가면 이겨내지 못하고 뛰어내릴까봐서요.
제가 의지력이 약한 인간이라서 너무 힘들거나 짜증이 심하게 나면 죽어버리고싶단 생각을 할때가 있어요.
예전에 남자친구랑 헤어졌던 일로도 매일 마당에 있는 큰 은행나무에 목매려는 상상만 했었어요.
그놈이 바람피운거라 그럴만한 가치도 없는놈이었는데도요. 혼자 괴롭다는 이유로 자살을 생각했지요.
하지만 숨한번만 돌려쉬면 남아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생각나더라구요.
나때문에 슬퍼하고 가슴아파할 그 사람들이요.
지금은 결혼했기때문에 아이들이 받을 충격도 어마어마할것 같아서 감히 시도도 못합니다.
죽는게 억울하기도 하고요.
어제 생로병사 프로그램에서 햇빛을 많이 쐬면 비타민D가 많이 생성돼서 우울증도 개선이 된다고 하더군요.
저는 우울증도 아닌데, 남편이 커텐 걷고 햇볕도 쪼이고 그러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나가네요.
날씨가 추워져서 나가기 힘들어지기전에 우울한분들은 햇빛보러 나가보세요.
저도 집때문에 아주 조금 우울해져서 나가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