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여러분의 영정사진은 어떤 걸로 하고 싶으세요?

민증 싫어 조회수 : 1,715
작성일 : 2014-10-29 21:27:23

신해철씨 죽음은 너무나도 안타깝지만-저와 동갑이고 그가 두팔 높이 치켜 들고 그대에게를 부르던 그 대학가요제 생방송도 지켜본 팬입니다- 빈소에 버티고 선 그의 영정사진은 정말 멋지네요.

연예인들이 대개 증명사진보단 스냅사진을 영정으로 쓰긴 하지만 연예인들 영정 중에 가장 멋지다고 생각해요.

그의 카리스마와 재능과,아름다웠던 화양연화의 시절까지 담긴듯한.

올해 돌아가신 저희 엄마의 영정도 이년전 저랑 단둘이 떠났던 여행에서 제가 목부러져라 메고다니던 카메라로 직접 찍었던,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모자를 쓰고 엄마가 늘 가고 싶어하시던 곳에서 엄마가 원하는 포즈로 찍은 사진이었어요.

호스피스에 계시면서 임종 앞두고 영정 준비하란 의사 말을 듣고 형제들은 엄마 주민등록증을 찾았지만 듣지 않고,집으로 와서 외장하드에 든 엄마 사진을 다 뒤졌어요.

크게 확대해도 표정이 살아있을만한,상체 위주로 찍은,엄마의 즐거운 얼굴.

사진관 주인도 사진 잘 골랐다고 칭찬..하더군요. 대부분은 주민등록증이나 단체사진중 고인얼굴만 확대하는데 터틀넥이나 연세 좀 있으신 분이 목파인 티셔츠 같은 평상복을 입은 차림인 경우는 한복이나 양복과 합성한다고 하네요.

그 사진을 확대해서 저녁에 찾아오고 단 이틀 뒤에 영안실에 세워놓게 되었는데,장례기간 내내 사진을 보는 분마다 엄마에 대한 덕담을 하시더군요.아마 그 사진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엄마와의 즐거운 추억을 떠올리게 했던 것 같아요.

저도 영안실에서 틈틈히 엄마의 영정과 마주하고 서면 살짝 미소 머금은 엄마 얼굴 바라보는 게 좋았고요.

작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는 보통 영정처럼 할아버지 점퍼 차림의 증명사진을 확대한  그저 보통 영정을 썼어요.

아버지 엄마 장례를 치러보니 사진 하나도 그렇게 중요하단 생각이 들어 남편에게도 말해뒀어요.

집안 내력으로 볼 때 아무래도 내가 먼저 죽을 거 같으니 주민등록증 사진 말고 내가 지정한 몇장의 독사진 중에서 영정 쓰고(사실 제 증명사진은 좀 굴욕이라 그게 며칠 내내 걸려있으면서 오는사람마다 본다는 걸 생각하면 너무 힘들어요...), 수의 말고 죽을 당시 내가 젤 자주 입는 옷 입혀 화장해 달라고요. 그랬더니 "그럼 나는 골프티 입고 죽어야 하나"하네요..;;;

IP : 122.32.xxx.12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10.30 1:39 AM (211.109.xxx.83)

    아빠 돌아가시고 나서 마침 동생 군대간다고 찍었던 가족사진이 있어 다행이었어요. 미소지은 아빠 표정이 아빠 삶과 닮아있어서 아직도 참 좋아요.
    제가 갑자기 죽는다면 쓸만한 사진도, 수의로 입고싶을만큼 마음에 드는 옷이 없겠단 생각이 드네요...

  • 2.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나
    '14.10.30 12:43 PM (122.37.xxx.51)

    아직 젊지만, 앞날은 알수없지요
    가장 행복했을때 찍은 사진이 있어요 신혼여행 독사진
    안이쁘게 나온사진이지만 이걸 부탁해놓아야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8654 얼굴 모공 쪼여주는 팩 뭐가 있을까요? 2 2015/09/01 2,959
478653 김상중- 말 잘하네요 9 로로 2015/09/01 5,029
478652 주말에 오만원 짜리 다발 띠지 물어보셨던 분... 4 후기 궁금 2015/09/01 2,791
478651 제가 나이들어보이는 조건인가요? 5 .... 2015/09/01 2,053
478650 지방도 서울따라 아파트값이 양극화 심해지네요 10 ... 2015/09/01 2,621
478649 에코백 크기의 질 좋은 가죽 백? 16 어디있뉘 2015/09/01 4,984
478648 gmo 식품 정보공개 공개되나보네요. 3 반가운소식 2015/09/01 1,443
478647 갑자기 학교수업에 흥미를 잃은 초1 6 ㅇㅇ 2015/09/01 1,460
478646 미 NYT, “김정은, 한국과 협상력 과시해” 2 light7.. 2015/09/01 583
478645 코스트코 삼만원대 달지않은 부드러운 와인 추천해주세요 4 .. 2015/09/01 1,952
478644 막내직원 역 맡은 배우 아이돌인가요? 6 막돼먹은영애.. 2015/09/01 2,140
478643 학생부종합전형에도 정시처럼 수시 2015/09/01 1,479
478642 과외샘이 시간을 안채우는데.. 23 ~~ 2015/09/01 4,989
478641 외국에도 직업귀천 의식이 있나요? 13 몰라서 2015/09/01 3,909
478640 모든 행위는 결국 신과 자신만 아는 것 같아요 3 ..... 2015/09/01 1,453
478639 절약과 민폐를 구분못하는게 문제죠 8 ㅇㅇ 2015/09/01 3,338
478638 파일럿 프로는 언제나 꿀잼이네요 .. 2015/09/01 1,095
478637 해열제 성분 약 먹일 시간인데 아이가 열이 높지 않으면 안먹여도.. 6 Dd 2015/09/01 1,350
478636 바탕화면 바꿔보세요 청명해요 8 바탕화면 2015/08/31 2,032
478635 82글들 보면 '취집'한 전업주부들 많은듯 53 2015/08/31 12,714
478634 돼지목살은 몸에 안좋나요? 4 김효은 2015/08/31 2,288
478633 용돈달라는 농담하는 연하남친 37 ........ 2015/08/31 14,250
478632 받았음과 받았었음 8 2015/08/31 1,096
478631 100만원대 소파 추천해주세요 신혼수 2015/08/31 938
478630 갑자기 냄새에 예민하게 되는 원인이 있을까요? 6 힘들어요 2015/08/31 14,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