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여러분의 영정사진은 어떤 걸로 하고 싶으세요?

민증 싫어 조회수 : 1,498
작성일 : 2014-10-29 21:27:23

신해철씨 죽음은 너무나도 안타깝지만-저와 동갑이고 그가 두팔 높이 치켜 들고 그대에게를 부르던 그 대학가요제 생방송도 지켜본 팬입니다- 빈소에 버티고 선 그의 영정사진은 정말 멋지네요.

연예인들이 대개 증명사진보단 스냅사진을 영정으로 쓰긴 하지만 연예인들 영정 중에 가장 멋지다고 생각해요.

그의 카리스마와 재능과,아름다웠던 화양연화의 시절까지 담긴듯한.

올해 돌아가신 저희 엄마의 영정도 이년전 저랑 단둘이 떠났던 여행에서 제가 목부러져라 메고다니던 카메라로 직접 찍었던,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모자를 쓰고 엄마가 늘 가고 싶어하시던 곳에서 엄마가 원하는 포즈로 찍은 사진이었어요.

호스피스에 계시면서 임종 앞두고 영정 준비하란 의사 말을 듣고 형제들은 엄마 주민등록증을 찾았지만 듣지 않고,집으로 와서 외장하드에 든 엄마 사진을 다 뒤졌어요.

크게 확대해도 표정이 살아있을만한,상체 위주로 찍은,엄마의 즐거운 얼굴.

사진관 주인도 사진 잘 골랐다고 칭찬..하더군요. 대부분은 주민등록증이나 단체사진중 고인얼굴만 확대하는데 터틀넥이나 연세 좀 있으신 분이 목파인 티셔츠 같은 평상복을 입은 차림인 경우는 한복이나 양복과 합성한다고 하네요.

그 사진을 확대해서 저녁에 찾아오고 단 이틀 뒤에 영안실에 세워놓게 되었는데,장례기간 내내 사진을 보는 분마다 엄마에 대한 덕담을 하시더군요.아마 그 사진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엄마와의 즐거운 추억을 떠올리게 했던 것 같아요.

저도 영안실에서 틈틈히 엄마의 영정과 마주하고 서면 살짝 미소 머금은 엄마 얼굴 바라보는 게 좋았고요.

작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는 보통 영정처럼 할아버지 점퍼 차림의 증명사진을 확대한  그저 보통 영정을 썼어요.

아버지 엄마 장례를 치러보니 사진 하나도 그렇게 중요하단 생각이 들어 남편에게도 말해뒀어요.

집안 내력으로 볼 때 아무래도 내가 먼저 죽을 거 같으니 주민등록증 사진 말고 내가 지정한 몇장의 독사진 중에서 영정 쓰고(사실 제 증명사진은 좀 굴욕이라 그게 며칠 내내 걸려있으면서 오는사람마다 본다는 걸 생각하면 너무 힘들어요...), 수의 말고 죽을 당시 내가 젤 자주 입는 옷 입혀 화장해 달라고요. 그랬더니 "그럼 나는 골프티 입고 죽어야 하나"하네요..;;;

IP : 122.32.xxx.12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10.30 1:39 AM (211.109.xxx.83)

    아빠 돌아가시고 나서 마침 동생 군대간다고 찍었던 가족사진이 있어 다행이었어요. 미소지은 아빠 표정이 아빠 삶과 닮아있어서 아직도 참 좋아요.
    제가 갑자기 죽는다면 쓸만한 사진도, 수의로 입고싶을만큼 마음에 드는 옷이 없겠단 생각이 드네요...

  • 2.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나
    '14.10.30 12:43 PM (122.37.xxx.51)

    아직 젊지만, 앞날은 알수없지요
    가장 행복했을때 찍은 사진이 있어요 신혼여행 독사진
    안이쁘게 나온사진이지만 이걸 부탁해놓아야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43638 옷상표 zia 궁금 2014/12/09 373
443637 홋카이도 여행.. 명소 추천 좀 부탁드려요~ 5 여행 2014/12/09 1,353
443636 수원 아주대 병원 신장 내과 어떤 의사 선생님께 진료를 받아야할.. 걱정 2014/12/09 2,360
443635 '대한항공' 개명이 필요한거 같아요 17 2014/12/09 1,768
443634 롯데 측 취재방해 중계 카메라 가로막고... 1 수족관 2014/12/09 630
443633 이상적인 하체황금비율 6 종아리ㅠ 2014/12/09 2,097
443632 예비 중2 남. 153cm인데 얼마나 클까요? 9 중학생 키 2014/12/09 2,788
443631 부츠를 샀는데 2 아니네 2014/12/09 871
443630 내년 7,8월 단기랜트 찾아요. 1 sarah 2014/12/09 431
443629 아기 핑계로 비지니스석 빼앗은 사건 7 사건 2014/12/09 5,826
443628 갑질 천국 대한민국 2 처음본순간 2014/12/09 758
443627 년말 모임에 입고 갈 원피스가 필요 합니다 2 미리미리 2014/12/09 1,615
443626 무심코 던진 한마디 7 이모 2014/12/09 1,698
443625 칠리소스 한달지난거 먹어도 되나요? 1 sun 2014/12/09 1,661
443624 대한이네 말고 부의 기원이 미군부대인 똘추 또 있어요. 광수였나.. ........ 2014/12/09 820
443623 bhc 치킨 개망 ㅠㅠ 4 돌리도~ 2014/12/09 2,335
443622 단언컨대 20대 최고남자배우는 지창욱이에요! 48 캬하 2014/12/09 7,104
443621 샹들리에 고치기 어려울까요, 2 어디가야할까.. 2014/12/09 531
443620 부사장 술취해서 깽판부렸다네요 퍼트려주세요 29 Hh 2014/12/09 21,304
443619 대한항공에 국민이복수해야할듯 5 ㄱㄱ 2014/12/09 1,137
443618 부모님 은퇴/노후 관련으로 조언구합니다. 3 00 2014/12/09 1,677
443617 가계빚 증가속도 '역대 최대' 수준 2 빚더미 2014/12/09 839
443616 조씨막내딸 동화책 보셨나요 17 조씨막내딸 2014/12/09 15,281
443615 조현아 그 사람은 뭘~사퇴한다는 건가요? 4 잘 몰라서~.. 2014/12/09 1,182
443614 산에 주인 따라 온 강아지들, 너무 귀여워요. 7 ........ 2014/12/09 2,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