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팬은 아니었어요.
고등학생, 대학생 때 신해철씨 한창 인기 있을 때 그의 노래들 들으며 며칠씩 흥얼거리고 노래방에서 따라부르던 정도?
그러다 '날아라 병아리'라는 노래를 듣고 세상에나, 제 어릴 때 경험을...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그때의 아픔과 추억을 이렇게 똑같이, 너무나 아름다운 노래로 만들어내다니...너무 놀라고 반가워서 노래 들으며
눈물 흘렸던 기억이 신해철씨에 대해 제가 가지고 있던 추억의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지요? 며칠째 잠도 못자고 일도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누군가 언급해주신 팟캐스트 진중권의 문화다방 신해철 편을 어제 오늘 들었는데
그제야 알겠더군요.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뮤지션이었는지...
왜 이렇게 그가 아깝고 또 아까운지... 왜 그 많은 팬들이 그와 함께 늙어가고 싶다고 했는지...
마지막에 "있을때 잘해야지!" 그리고 "아프지 말라" 하는 그의 말을 듣는 순간
그냥 엉엉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마치 떠날 것을 알고 있던 사람처럼, 그의 웃음과 말과 농담과 진심이 고스란히 마음에 와 박힙니다.
그는 너무나 아름다운 사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