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본청 앞에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기다리고 있던 세월호 유가족들을 외면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외면하지 말라"며 대통령 면담을 요청한 상태였고, 본청 앞 농성장에서 밤샘을 하며 박 대통령을 기다렸다.
경호원들과 경찰 병력은 일찍부터 이들 앞을 이중 삼중으로 막고 나섰다.
이에 세월호 유가족들은 본청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가족 참여 특별법 제정', '안전한 대한민국', '세월호의 진실, 못 밝히나요? 안 밝히나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며 박 대통령을 기다렸다.
박 대통령은 오전 9시41분께 본청 앞에 등장했다.
박 대통령이 모습을 보이자 유가족들은 "애들을 살려주세요!", "애들 좀 봐주세요!", "안전한 나라에서 살게 해줘야 될 것 아니냐", "자식 잃은 부모들이 살려달라고 하지 않느냐"고 외치며 박 대통령에게 외면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유족 입장에서 진상규명 한다면서 왜 외면하냐"며 오열하는 유가족들도 있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차에서 내린 뒤 유가족 측을 돌아보지 않고 빠르게 본청 안으로 입장했다.
유가족들은 박 대통령이 외면한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철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하라", "성역없는 진상규명 특별법을 제정하라", "대통령님 살려주세요"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편, 국회 본회의 참석을 위해 본청 안으로 들어가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박 대통령이 그냥 지나갔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안타깝다. 유족들 손 한 번 잡아주면 국민이 참 좋아할 텐데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