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잔소리를 반주삼아 88년 고2때 대학가요제를 보는데, 뭔가 부티가 좍좍나는 학벌도 좋은 오빠들이 진짜 멋들어지게 마지막 곡을 부르고 대상까지 타고, 그 다음날 학교에서는 다들 "공부도 잘하는 오빠야들이 노래도 잘하고 진짜 대단하다 아이가" 그럼서 우리 지방아이들은 꼭 하이틴 로맨스의 남자주인공을 좋아하듯 오빠야들을 좋아하곤 했어요.
그리고 이어지던 멋드러진 발라드와 가슴을 콕콕파던 먼가 후까시 가득하던 가사들로 팬질도 않는 그냥 팬이었다가, 사실 직장생활하면서는 거의 잊었습니다. 세월의 때가 묻었고, 바빴고, 제 연애도 중요했고, 직장도 중요했고, 그리고 그 사람 아니라도 마음을 후비는 가요는 넘치게 많았었으니까... 서른살을 넘어가면서는 어느 가수가 되었건, 좋은노래들이 나오면 좋으네 그랬지 뭐 열광적인 마음따위는 잊어버렸고, 게다가 저는 미국으로 유학을 하고 그후 계속 살게 되면서 더더욱 그랬어요.
하지만, 어제 신해철님의 소천 소식에 이리 마음이 아팠던 것은, 그가 천재뮤지션이어서가 아니라 대단한 사람이었기 때문이구나 참, 뒤늦게 늘 감탄하고 있었구나, 생전에는 몰랐지만 했어요. 인기가 많던 연예인은 너무나 너무나 많았죠. 지금 40대라해도 정말 너무나 잘생긴 남자배우들, 가슴을 꼭꼭찌르는 발라드의 주인공들, 드라마의 주인공들, 하지만 그중 누구인가가 불현듯 세상을 등진다 한들, 이리 내 심장을 후비파듯이 아파하지 않았을 이유는 나는 신해철님과 같은 사람을 통해서 사회적 스트레스를 풀고 살았구나 그거였어요.
나는 용기 없어서 하지 못하는 말들, 행동들, 그 거침없는 자존감과 베짱으로 모두를 대변해서, 분명 득보다 실이 많은줄 알고 있었을텐데, 그러지 않았으면 더 많은 재물, 편안함이 있을줄 알고 있었을텐데도, 두려움 없이 가는거, 그거 나는 대리만족 느끼고 살았구나. 나는 도저히 비겁해서 나 살기 힘들어서 못하는거...
감사합니다. 살았을땐 그게 감사한지 몰랐는데, 정말 대중옆에서 대중 목소리를 메아리로 만들어주셨던 고인께 감사드려요. 천국에서 편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당신이 대단한 음악가여서가 아니라 정말 대단한 인생의 선배였어서 너무 아깝고 아까와요.
내가, 아마 당신이 슬픈이유
영면하세요. 조회수 : 1,134
작성일 : 2014-10-28 23:36:07
IP : 108.179.xxx.9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저도
'14.10.28 11:37 PM (175.223.xxx.103)그가 너무 아깝고 또 아까워요. 자신의 신념대로 산 멋진 사람....그가 아직 우리는 너무도 필요한데 너무 속상하네요
2. 닥아웃
'14.10.28 11:51 PM (118.219.xxx.146)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현실이 어찌 이리 잔인할 수가..............ㅠㅠ3. ..
'14.10.29 11:44 AM (222.107.xxx.147)그래요
정말 슬프네요...정말 아깝고 안타깝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 435112 | 조언 감사드립니다~ (내용펑할께요~^^;;) 23 | Ellena.. | 2014/11/07 | 3,806 |
| 435111 | 남편 골프화 추천 해주세요~~~ 2 | d | 2014/11/07 | 1,133 |
| 435110 | 요즘 중국 혜주 날씨 어떤가요? | 출장갑니더 | 2014/11/07 | 3,030 |
| 435109 | 소변에피 2 | 세잎이 | 2014/11/07 | 906 |
| 435108 | 부산에서 사주 잘 보는 곳 ... 아시는 분. 4 | 0912 | 2014/11/07 | 3,948 |
| 435107 | 갤럭시s5 와 갤럭시노트4 중 어느것이 나은가요? 2 | ... | 2014/11/07 | 1,382 |
| 435106 | 책좀 찾아주세요.지구속으로 들어가니까,어떤 동물들이 지배하는 세.. 5 | 저도 | 2014/11/07 | 899 |
| 435105 | ( 남편관련)기도할때 하나님 음성 들으신적 있나요) 22 | 결혼1년 | 2014/11/07 | 6,730 |
| 435104 | 양파즙 어디서 사 드세요? 10 | .. | 2014/11/07 | 2,713 |
| 435103 | 이런게 뚜렛인가요 정신분열인가요 8 | 모르겠어요 | 2014/11/07 | 3,359 |
| 435102 | 그레이색 패딩에는 어떤색바지 입어야할까요 6 | 모모 | 2014/11/07 | 2,008 |
| 435101 | 추억의미드 이야기 해봐용 57 | 추억의 미드.. | 2014/11/07 | 4,053 |
| 435100 | 술냄새 나는 된장 먹으면 안되나요? 1 | 알려주세요 | 2014/11/07 | 2,202 |
| 435099 | 정말 미국 대학 내 한국학생들의 drop out 비율이 최고로 .. 7 | 도움절실 | 2014/11/07 | 2,809 |
| 435098 | 오리나무 판매처 아시는분~ | 은새엄마 | 2014/11/07 | 656 |
| 435097 | 퇴근 후 사장이나 상사에게서 전화가오면 6 | 궁금 | 2014/11/07 | 2,125 |
| 435096 | 같은 과오빠가 제 뒷담화 4 | dd | 2014/11/07 | 1,922 |
| 435095 | 신문 광고에 나온 레이저 쏘는 발모캡 효과 있을까요? | .. | 2014/11/07 | 1,815 |
| 435094 | 윤선생 영어 성인이 해도 괜찮나요 4 | 영어 | 2014/11/07 | 12,655 |
| 435093 | 이력서와 자소서는 어떤 관계인가요? 3 | 아이원 | 2014/11/07 | 1,088 |
| 435092 | 어찌어찌하여 한달은 다녔네요 1 | 콩 | 2014/11/07 | 1,603 |
| 435091 | 사망하신 분신경비원 유가족들 도와드리고싶어요 3 | ㅜㅜ | 2014/11/07 | 1,457 |
| 435090 | 극심한 수면장애 22 | 응급실로 갈.. | 2014/11/07 | 5,446 |
| 435089 | 채널 돌리다 스브스 틀었는데요 5 | ... | 2014/11/07 | 1,346 |
| 435088 | "시신의 5% 돌려주고 장례 치르라니.." 2 | 원전의 참상.. | 2014/11/07 | 1,95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