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초등이 되는 7세 남아를 둔 직딩 엄마입니다.
지금은 직장 가까운데서 다니고 있는데
초등학교는 그렁저렁...이라고 하더라도 중학교 때는 이사를 확실히 가야 할 분위기입니다.
그러다가 집 근처에 사립학교 셔틀이 왔다갔다 하는 것을 보고 사립학교 설명회를 다녀왔어요.
사립 초등 엄마들 모이는 인터넷 카페도 가 보구요.
첨엔 사립은 영훈이나 계성같은 곳만 있는 줄 알았는데
직장 다니는 분들도 제법 보내시고, 그냥 일반 유치원 다닌 아이들도 많이 오고,
즉 생각보다 벽이 마냥 높거나 한 것은 아닌 것 같더라구요.
상대적으로 분기별 등록금이 적은 곳을 골라 설명회를 간 것도 한 이유이기도 하겠지만요..
설명회다 보니 좋은 점만 부각시킨 것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아이들도 더 케어해 주시는 느낌이 있었어요.
공립은 한글 떼고 오는 아이들이 많아 1학년 수업에 대뜸 받아쓰기로 시작한다고 들었는데,
한글 안 하고 와도 된다며, 아이들 1학년 때 한 것을 보여주는데 색연필로 줄긋기부터 시작하고, 습자 공책에 또박또박 글씨쓰는 거 연습시키고 해서 저는 참 좋았어요.
물론...고학년 되면 결국 학원을 보내야 하고, 예체능도 학교에선 다 시킨다고 하지만, 결국은 따로 레슨을 받아야 한다는 말은 들었지만요.
그런데 또 한편 드는 생각이,
어짜피 중학교 때는 움직여야 할 거면,
그냥 학군이 좋은 곳으로 지금부터 움직이는 것이 아이 교우 관계에는 더 낫지 않을까 하고 고민이 되더라구요.
지금 가면, 어릴 때 초등 친구들이 생기는 반면에,
중학교 때 움직이면, 혹시 아이가 사춘기에, 외로운 곳에 혼자 던져져, 새로 친구를 사귀는데 힘들어하지 않을지...
남자아이지만 예민하고 여린 편이거든요.
반면에 학군 좋은 곳은 사교육도 많이 시키고, 엄마가 뒷바라지도 많이 해야 할 텐데, 과연 매일 야근하는 제가, 할 수 있을지도 우려되구요.
또 지금은 직장 가까이에 있어 아이 학교에 무슨 일이 있으면 달려가기가 조금 나은데, 학군 좋은 곳으로 옮기면 아무래도 무슨 일 있을 때 힘들 것 같아요.
남편과 저 둘 다 평범한 집안에서 늦게까지 공부해서 이제야 돈을 벌기 시작한 생계형 전문직이라, 자산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물려받을 것도 없지만 양쪽 집안 모두 저희가 부양 안해도 되는, 당신 집 한 채 갖고 계신 딱 그 수준입니다. 후덜덜한 유명 사립은 어렵겠지만, 제가 알아본 곳이라면 어른들이 덜 쓰고 덜 먹는다면, 보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경제적으로 보자면, 학군 좋은 곳으로 옮기는게 더 나을수도 있을거구요. 어짜피 학원을 보내야 한다면 사립학교 등록금은 굳을 테니까요.
매일 이랬다 저랬다 고민만 합니다. 아이가 늦둥이라 상담할 친구들도 없어요...주변 직장 분들은 후덜덜하신 분들이라 상담을 하더라도 권해주시는 스케일이 다르네요.
학교 공부만 잘 해도 내신 잘 받아서 대학 갔던 저희 때 시절 생각했다가 요즘 아이 학령기가 되니 완전 딴 세상이 되어 당황스러울 뿐입니다. 아이가 상처 받지 않고, 자기 진도에 따라 모르는 것을 배워나가는 걸 재밌어하길 바라는 것 뿐이었는데, 그걸 위해서 학군 따라 이사가는 거나 사립을 생각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속물이라 너무 욕하지 마시고 좋은 조언 좀 많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