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1그램...

갱스브르 조회수 : 382
작성일 : 2014-10-28 13:56:50

영화 속에서 말하는 영혼의 무게다

21그램...

초코바 하나의 무게 정도...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염을 하는 광경에서 나는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한다

할머니의 몸과 얼굴... 모든 것이 작아보였다

부피나 무게를 측정하고 관찰할 겨를도 없이 육체는 영혼이 빠져나간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속설인지 뭔지는 몰라도 나중에 들으니 사람이 죽으면 작아진다고 한다

모르겠다

여기에 과학적인 사고와 오류까지 계산해 넣기엔 나의 확신이 너무 강하다

그럴 필요를 느끼질 못하겠다

신을 만났고 구원을 얻으며 산다는 친구의 말을 못 믿는 것처럼...

나 또한 나의 경험에서 한치도 벗어나지지 않는다

올해만 친구 부모님의 장례에 철마다 다녀왔다

마치 날 잡아 어디 여행이라도 단체로 가시듯 순번을 정한 것처럼 그리들 가셨다

내가 아는 누군가가 갑자기 사라지는 느낌...

오며가며 마주치던 동에 사람 아무개가 죽었단 소식도

잠시지만 머뭇거리게 되는데

사랑하는 사람들이 없어진다는 건...

사는 거에 아직도 서툰 나의 머리로는 상상불가다

죽음은 무슨 대단한 준비를 하고 오지 않는다

아침 자명종 울리듯이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와서는 낚아채간다

출근길 갑자기 돌아가신 아빠처럼...

한숨 자고 일어난 1살 딸은 그렇게 아빠가 없어졌다

오늘은

마른 낙엽도 못 밟겠다

그 부스러지는 소리가 좋아 부러 꾹꾹 눌러다녔는데

그리 말라 비틀어 떨어지기까지 얼마나 용을 쓰고 버티다 갔을려나...

서로 다른 욕망에 싸우지만

어차피 최종 목적지는 그곳이다

사자의 서를 보면 죽음의 길를 가는 여정이 나온다

난 그 책을 읽었을 때 신비한 경외감보다는

아..죽어서까지 영혼이 순례해야하는 몫이 남았다는 것에 피곤하다

생각이라는 것이 멈추고 정말 끝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21그램이라는 영혼의 무게가 신경질과 감동과 호기심을 부추기는 에너지를 준다 해도

죽음이 다른 윤회를 위한 과정이기를 바라진 않는다

그냥 완전한 마침표

그 뒤에 말 줄임표도 쉼표도 없기를 바란다

 

 

IP : 115.161.xxx.20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7540 2015년 6월 23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4 세우실 2015/06/23 615
    457539 열자말자 벌레들도 기어 4 오네요 2015/06/23 868
    457538 일상으로 돌아오는군요 1 2015/06/23 363
    457537 운영자님 고생하셨어요... 9 진심으로 2015/06/23 855
    457536 오늘은 하루 종~~일.. ... 2015/06/23 294
    457535 요즘 세상에 착하면 안된다는 것 4 .. 2015/06/23 1,328
    457534 아직 좀 불안정한데요... 1 기다림에지친.. 2015/06/23 511
    457533 하아..저도 디지털노숙자 대각 2015/06/23 393
    457532 오랜 죽순이는 죽순인가봅니다. 인터넷노숙자.. 2015/06/23 606
    457531 집에서 쫒겨났다가 다시 돌아온 느낌이예요 6 소중한 8.. 2015/06/23 692
    457530 우리도 할 말 있다 4 안돼 2015/06/23 729
    457529 제 글은 1월 11일자까지만 1 날아간 글 2015/06/23 592
    457528 매일이 뭡니까 매시 매분 들락였네요 엉엉 11 김흥임 2015/06/23 1,330
    457527 반가운 마음과 온라인 환경이 계속 많이 바뀌는듯.. 일찍 일어나.. 2015/06/23 360
    457526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2cook.. 2015/06/23 1,370,803
    457525 다음카카오, 언론사 기사에 정부·기업 반박댓글 허용 6 외압 2015/06/23 2,694
    457524 반가운 마음에 저도 인증글 하나^^ 방가방가 2015/06/23 485
    457523 와!!! 방가방가!!!!!!!!!!!!!!!! 2 !!!! 2015/06/23 572
    457522 드디어 사이트 열리네요 ㅠㅠ 2015/06/23 279
    457521 돌아와서 기뻐요~~ ㅠㅠㅠ ㅇㅎㅎ 2015/06/23 269
    457520 82야 아프지마 ㅠㅠㅠ 감격 2015/06/23 359
    457519 지금글올리시는분들?? 27 궁금 2015/06/23 6,396
    457518 우왕 드디어 열렸다 삼남매맘 2015/06/23 467
    457517 흑흑흑 고마워요 6 82여 영원.. 2015/06/23 608
    457516 직장생활 스트레스.. 6 잠도 안와 2015/06/23 4,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