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미국에 있어요. 아침에 한국인 동료가 신해철씨가 사망했다고 해서 충격을 받고
한동안 멍하게 있었네요. 제 직업상 항상 웃는 얼굴이어야 하는데 오늘은 너무 힘들었어요.
안좋은 얼굴로 저녁에 집에 와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애도의 글들을 보니
그제서야 눈물이 났네요.
전 신해철씨의 음악은 별로 즐기지 않았지만 인간 신해철씨의 광팬이었죠. 제가 생각하는 것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말해주는 신해철씨가 마치 제 편인것 같아서 너무 좋았어요.
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구나 하는 기쁨...
이제 그런 기쁨은 없겠지요. 신해철씨가 없으니....
세상에 내 편이었던 사람이 자꾸 떠나가는 것 같은 이 슬픔과 상실감을
어떻게 해야할지요...
혼자가 아니다, 네가 옳다라고 말해주었던 오랜 친구가 떠나가 버린 느낌...
예술감각과 날카로운 지성을 함께 갖고 있었던 우리 시대의 보물, 신해철....
고마워요, 나와 같은 시대에 함께 살아줘서....이제 내가 조금이라도 당신처럼 당당히 살아가고자
노력할게요. 당신같은 멋진 인생은 아닐지라도 비겁하게 살지는 않으리라 다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