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이정도면 살만하네

딸이 갑 조회수 : 2,159
작성일 : 2014-10-27 18:27:10
시댁은 종가이고 저는 맏며느리.
이십여년 전 시집왔을때만해도, 제사때마다 그 많은(종류도 종류지만 그 엄청난 양...) 음식들
만들고, 먹고, 치우고...온 손님들마다 손에 바리바리 음식 싸서 들려 보내는 것도 큰 일이었죠.
음식 장만하는 사이사이 좀 중요한? 손님들 오시면 그때마다 상 한번씩 따로 차려내야 했고 말이죠.
김장때도, 가락시장서 날배추 사다가(이백포기쯤 됐었나?) 절이고 씻고 속만들고 버무리려면
꼬박 이틀은 월차라도 내가며 담가야했었고요.
설엔 그 많은 만두, 일일이 만두피까지 밀어가며 빚어댔죠. 사는 만두피는 맛없다나 뭐라나 ㅡ.ㅡ
그러다 몇년을 두고 하나씩 하나씩 조금씩 편해지기 시작했어요.
제사준비 중간에 오는 손님들에게 한상식 봐서 안기는걸 안하기 시작했고(시간 맞춰 오라고
시어머니가 미리 전화를 쫙 돌리셨죠),
진심인지는 몰라도 일단 사양하는 손님에겐 굳이 음식을 싸주지 않구요. 그러자니 음식 양도 줄였죠.
김장도, 해남인가 어디에서 절여오는 배추로 바꿨어요. 정말 일이 반으로 줄었어요.
만두 역시 수년전부터는  찹쌀만두피를 사다가 빚게 되었네요.
그렇게 조금씩이나마 바뀌게 된 계기.
어머니의 딸들...즉, 제 시누이들이 하나씩 시집을 간거죠.
저희같이 대대로 내려온 종가는 아니라도
어째껀 제사나 명절을 지내야하는 며느리가 된거예요.
게다가 금쪽같이 아끼고 그 딸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대도 믿을 막내딸은
어느집 맏며느리가 됐구요.
시집간 딸들 한번씩 징징대는 소리 들을때마다 뭔가 깨달음이 있으셨던 모양이예요.
정말 다행이고 고마운 일이지요.
딸은 딸이고 며느리는 며느리지...별개로 생각하고 고집 안 꺾으실 수도 있는데 말이죠.
작년부터 딸들은 김장 안하고 사 먹는답니다. 
그렇다고 우리도 그럴 일은 없지만, 대신 딸들에게 김장 한통씩 주시던거, 안 주신다네요.
덕분에 올해는 최소 절인배추 이십킬로는 덜 사도 될듯해요 ㅎㅎㅎㅎ

IP : 14.32.xxx.9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10.27 6:31 PM (122.32.xxx.12)

    이렇게 바뀌는 분들도..있지만..
    안 바뀌는...사람도..
    끝까지..딸은 딸이고..며느리는 며느리..
    울 시엄니가 이러세요...
    정확하게 딱 구분 지어 행동 하신다는...
    님 시어머님이 타고난 성격이... 좋으신분 같다면서..
    저희 시어머님은 타고난 성격도 장난 아니신데 거기에 어마무시한 시집살이가 더해져서...
    장난 아니시거든요...

  • 2. 맞아요
    '14.10.27 6:35 PM (14.32.xxx.97)

    제가 고마워하는 부분도 그거예요.
    수용할줄 아시니까 말이죠.히유...

  • 3. 맞아요
    '14.10.27 6:36 PM (14.32.xxx.97)

    히유...를 붙인 이유는 ㅋㅋ
    시누이들 늦게나마 시집 가 준게 너무 다행스러워서예요 ㅎㅎㅎㅎ

  • 4. 원글님도
    '14.10.27 6:44 PM (93.194.xxx.219)

    그 바뀜에 감사하는 맘을 가지신게 보기 좋네요...

  • 5. 어머나..
    '14.10.27 7:17 PM (58.140.xxx.162)

    그 연세에.. 진짜진짜 흔치 않은 분이세요. 그리 역지사지 하시고 생각만으로 넘어가지 않고 현실을 바꾸시다니요, 그것도 일가친척 여러 명이랑 관계되는 일인데..
    그래서..
    되는 집은 뭐가 달라도 다른 게 있다니깐요^^

  • 6. 어머
    '14.10.27 7:23 PM (14.32.xxx.97)

    진짜진짜 흔치 않은...정도인거군요? 와우~ 더욱 감사해야겠어요 ^^
    저까지는 최선을 다해보려구요.
    하지만 제 며느리들에겐 안 시킬랍니다.. 쉿! ㅋ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1989 날씨는 스산해지고 해철님은 갔고.. 나는 혼자네요.. 2 이번 생은 .. 2014/10/28 1,269
431988 사골국 달라고 조르는 열살 딸아이 ㅜㅜ 20 .. 2014/10/28 5,965
431987 아셨어요? 신해철씨.. 6 아깝다..ㅠ.. 2014/10/28 10,585
431986 나무테이블에 하얗게 된 자국 없애는 법 있나요? 2 .. 2014/10/28 2,630
431985 신해철에 대한 기억 (펌) 2 나의멘토마왕.. 2014/10/28 2,314
431984 해철님이 남긴것 중에 2 에버린 2014/10/28 1,375
431983 꿈해몽 부탁해요 2 문의 2014/10/28 1,023
431982 '빚더미 대학생' 7만명…30% 고금리에 허덕 3 스튜던트푸어.. 2014/10/28 1,274
431981 캐나다 구스다운 왜 이렇게 비싸요? 해외직구도 낭패 1 샬랄라 2014/10/28 3,044
431980 떡한말이면 몇명이 먹을수 있을까요. 3 -- 2014/10/28 6,689
431979 죽으면 다 끝인거겠죠 10 그런거죠 2014/10/28 3,097
431978 [민원24]소음건으로 민원이 접수되었습니다..이거 스미싱인거죠?.. 2 깜짝 2014/10/28 2,201
431977 엄마 무릎인대가 찢어저 수술 처방 받은뒤 종합병원 다시가서 진료.. 9 2014/10/28 2,300
431976 홈쇼핑서 볼륨팡팡 요즘 판매안하나요?(급질문) 11 볼륨팡팡 2014/10/28 1,902
431975 부침개 얇게 부치는 방법 46 글쓴이 2014/10/28 15,102
431974 옥수수 알갱이 밥에 넣어서 밥할려면 6 444 2014/10/28 2,083
431973 임대 아파트 아이들 불쌍해요 11 놀이터 2014/10/28 5,607
431972 무거운 스텐냄비 배대지 LA로 하나요? 배송 2014/10/28 1,091
431971 서울 인구가 천만인데 비정규직이 6백만이라네요 8 어휴 2014/10/28 2,034
431970 밀* 염색약 1 ^^ 2014/10/28 1,361
431969 제 생각엔 일빠세대가 방송가에 많아서 이 사단이 5 . . 2014/10/28 1,441
431968 꼼데가르송 가디건 아시는 분? 3 궁금 2014/10/28 8,098
431967 해외여행 가도 될까요?? 1 요즘 2014/10/28 1,319
431966 고2 수학과외샘이 말한마디 없이 11 나무꽃 2014/10/28 3,413
431965 아파트 분양 받아야할까요 말까요? 3 고민 2014/10/28 2,0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