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14년 10월 27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조회수 : 795
작성일 : 2014-10-27 07:41:19

_:*:_:*:_:*:_:*:_:*:_:*:_:*:_:*:_:*:_:*:_:*:_:*:_:*:_:*:_:*:_:*:_:*:_:*:_:*:_:*:_:*:_:*:_:*:_

보름 달빛이 마당을 쓸고 있었다
부러진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여물 냄새를 풍기며 올랐다
봉당 무너져 내린 틈으로 구렁이 허물이 기어 나오고 있었다
오얏나무가 뒤울안에 새까만 알들을 수북이 낳아 놓았다
달빛이 알들을 품고 있었다
방에서 아버지 마른 기침소리가 났다
쪽문이 열렸다
이제 왔니

네 기둥은 비스듬히 개울을 향해 누워있었다
함석지붕에 베인 손바닥에서 붉은 녹물이 흘렀다
오래 전부터 나는 파상풍을 앓고 있었다
덧난 생채기에서 바람이 나고 있었다
바람은 집을 감싸고 휘 돌았다
마당귀 미륵 바위 그늘에서
질경이 씨가 여물고 있었다
달빛이 녹슨 괭이 날을 노랗게 벼렸다
오는 봄엔 굵은 물푸레 자루를 박고
비탈 밭을 팔 수 있을 거라고
널빤지 부엌문 앞에서
짤순이가 벌건 쇳물을 짜내고 있었다
보름 달빛 술렁이는 오래된 집에선
까만 알들이 부화되고 있었다
집이 일어나 나를 손짓해 부르고 있었다
뚫린 창호지 안에서 까만 눈의 아이가 마당을 보고 있었다
이제 왔니


                 - 최종무, ≪오래된 집은 달밤에 알을 품는다≫ -

* 농민신문 2005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

_:*:_:*:_:*:_:*:_:*:_:*:_:*:_:*:_:*:_:*:_:*:_:*:_:*:_:*:_:*:_:*:_:*:_:*:_:*:_:*:_:*:_:*:_:*:_

 


 

 

2014년 10월 27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10월 27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10월 27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61505.html

 

 


왕조를 까는 왕조빠들

 

 


 
―――――――――――――――――――――――――――――――――――――――――――――――――――――――――――――――――――――――――――――――――――――

”반걸음을 쌓지 않으면 천리를 갈 수 없고 작은 흐름이 모이지 않으면 강하를 이룰 수 없다.”

              - 순자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7000 15개월 아기 뽀뽀~ 9 .. 2015/07/25 2,403
    466999 불타는 청춘 다 솔로인거죠?? 8 불청 2015/07/25 4,137
    466998 남산 하얏트 주변 볼거리 먹을거리 추천해주세요. ... 2015/07/25 840
    466997 아이 영어학원을 등록했는데 수업방식이 이상한거 같아요 15 ㅇㅇ 2015/07/25 2,853
    466996 리조트 내 캠핑장에서 숙박해 보신적 있나요? 2 여름휴가 2015/07/25 964
    466995 아이폰 6 플러스 쓰시는 분 질문이요 4 충전기어댑터.. 2015/07/25 1,551
    466994 국내선 비행기 탈때요~ 5 제주도~ 2015/07/25 5,002
    466993 한 4달 공부하니 지쳐요.. 40대 아짐 2 123 2015/07/25 3,361
    466992 과카몰리 킹왕짱 3 오~ 2015/07/25 1,812
    466991 4개월 된 아기인데 몸에 힘이 많이 없어요 11 아기 발달 2015/07/25 2,798
    466990 이사한후 나만 떨어져나가 묘한 기분 6 나혼자 2015/07/25 2,236
    466989 잘생긴 남자는 늙어도 멋있죠. 오히려 더 멋있기도. 11 훈남? 2015/07/25 4,779
    466988 남편의 상습적인 폭행 시댁에 알려야할까요 55 ㅠㅠ 2015/07/24 14,217
    466987 일본여행시 카메라 사오는건 득일까요? 3 캐논7D 2015/07/24 1,197
    466986 이 남자 부모님 완전 미친 거 아닌가요 7 허얼 2015/07/24 4,163
    466985 원거리 친구가 우리집에서 1박을 한다면.... 9 손님 2015/07/24 2,415
    466984 인견잠옷 세탁기에 돌린후 완전 쫄아들었어요 ㅜㅜ 6 ㄷㄷ 2015/07/24 3,329
    466983 블로그에 대해 일가견이 있으신분께~현재 이글루스 사용중 ~ 블로그 2015/07/24 735
    466982 권오중씨 성격 어때보여요..??? 6 .. 2015/07/24 4,571
    466981 남편이 회식중입니다 10 마음가짐 2015/07/24 3,144
    466980 아는 엄마가 성적이 올라가겠냐고 11 중학생 2015/07/24 3,826
    466979 보험금 청구했는데...낼 보험사...손해사정인이 병원에 오겠데요.. 5 으흠 2015/07/24 4,591
    466978 죠지 칼린, 기독교 풍자 (한글자막) 3 다트 2015/07/24 911
    466977 해운대&미포 여행 팁 3 2202 2015/07/24 2,131
    466976 요즘 남자들이 선호하는 배우자 40 조건 2015/07/24 18,4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