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긴 병원 생활의 끝

긍정 조회수 : 2,686
작성일 : 2014-10-24 00:54:05

최근 아파서 한 달 정도 병원에 입원해있었어요.

 

어르신들도 한 달 입원하는 일이 흔치 않은데

스물 일곱 나이에 오래 누워있어서.. 같은 병실 쓰던 할머님들에게

젊은 것이 빨리 나아서 놀아야지..ㅎㅎ 하며

걱정어린 타박도 오래 받다가 나왔네요.

 

 

작년에.. 회사에서 사수가 갑자기 그만둬 멘붕오고

짝사랑하던 남자는 결혼.. 부모님은 이혼.. 동생이랑 거의 연 끊다 시피 되고

지구에 혼자있는 듯한 고독감에 외로워 사귀었던 남자와는

참 지저분하게 헤어지기도 했네요.

 

 

그때 참 힘들다고 생각했던거 같은데

 

 

길게 아파보니 그런 것들도 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더군요.

인간관계.. 전전긍긍했던 부분들.. 남들 시선에 괴로워하고 힘들어하고

좋은 딸 좋은 친구 좋은 여자 좋은 선후배가 되려고 애썼던 순간순간들이

참 후회스러웠어요. 나는 왜 나를 위해 더 열심히 살지 않았을까..?

 

 

왜 내 몸을 위해 밥을 더 열심히 먹지 않았나

아플 때 더 쉬어주지 않았나

왜 나에게 상처주는 사람들에게 더 당당하게 되받아치지 않았나

언제나 내 노력이 부족하다고.. 채찍질만 해왔던 스스로에게

사과하고 또 사과하게 되더라구요.

 

 

지금까지 혹사시켜서 너무 미안해.

앞으로는 정말 잘해줄게.. 그런 마음.

 

요즘은

맛있는 밥을 먹을 때도 행복하고

충분하게 잠을 잔 어느 날에도 감사하고

무사히 동네 산책을 다녀온 날에도

오늘 하루 이렇게 외출할 수 있는 컨디션에 벅차오르네요.

 

 

예전에는 몰랐던 정말 당연한 것들의 소중함.

새싹이 피어나 낙엽이 되는 모습을 보면서도

한없이 겸손해집니다.

 

 

그저 주어진 하루하루를 내 식대로 받아들이고 즐기는 연습 중이에요.

 

 

82님들 좋은 밤 되세요~^^

IP : 123.254.xxx.8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10.24 1:17 AM (175.208.xxx.86)

    소중한 것이 참 많지요?
    잘 챙기셔서 더욱 행복하세요!

  • 2.
    '14.10.24 1:43 AM (39.7.xxx.158)

    사는거 별거 없더라구요. 내가 없으면 세상 그무엇도 없어요.
    자신을 사랑하자구요.

  • 3. 정답!
    '14.10.24 2:10 AM (175.223.xxx.2)

    그게 정답입니다!
    내 몸 병나면 뭐가 소용이예요.
    부질 없어요.
    건강,내건강이 최고이니
    건강 잘 챙기셔요.

  • 4. 심하게 공감합니다
    '14.10.24 7:35 AM (1.236.xxx.68)

    맞아요, 저도 건강을 잃어 본 후로는 무조건 제 건강이 제일이예요.
    특히, 마음의 병은 육체의 병에서 오는 것 같아요.
    죽어도 삼시세끼 꼬박 규칙적으로 챙겨먹고, 잠 잘 자고, 걱정거리 집어치우니까
    건강해졌어요. 예전에는 걱정병 걸린 환자였더라고요.
    집걱정, 친구걱정 ... 걱정이 걱정을 낳고...나는 병들어 가고 있고.
    다 집어쳤어요. 땡!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도는 것이고, 우주의 중심은 무조건 나란것~

  • 5. 같은생각
    '14.10.24 8:23 AM (223.62.xxx.87)

    건강이란. ,살면서 더욱 와닿는 말이예요
    건강하게..먹고 자고 생활할 수 있는게 가장 큰 복인듯해요
    그걸 모르고 너무 욕심을 부리죠

  • 6. ,,,
    '14.10.24 8:51 AM (203.229.xxx.62)

    건강이 최우선이예요.
    나이 들어 갈수록 건강이 더욱 소중 하게 느껴져요.

  • 7. ....
    '14.10.24 8:53 AM (223.62.xxx.71)

    세월에 치이다 보면 또 잊게 되더라구요....

  • 8. aka
    '14.10.24 9:20 AM (118.41.xxx.136)

    님께 박수보냅니다. ^^
    스스로를 사랑하고 아끼며 항상 기뻐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요.
    앞으로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바래요

  • 9. 정말
    '14.10.24 6:29 PM (175.194.xxx.12)

    님 아픈 후 깨달음이 저에게도 와닿네요.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싶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81080 2030대 동반자살이 엄청나네요. 18 번개탄 2015/09/08 6,348
481079 루퍼스 웨인라이트 잘아시는분 4 루퍼스 2015/09/08 855
481078 다가구주택 월세 받기 진짜 힘드네요. 13 ... 2015/09/08 9,601
481077 갱년기인가요? 얼굴이 화끈거리게 열이 나다가 다시 괜찮고를 반복.. 3 드디어 나도.. 2015/09/08 2,166
481076 싱가폴 사시는분 계시면 도움 부탁드려요. 5 싱싱 2015/09/08 1,640
481075 학교에서 핸드폰을 뺏겼는데 1 ~~ 2015/09/08 873
481074 컴퓨터는 아빠 엄마 둘중에 누가 사주나요 8 새믹호 2015/09/08 1,007
481073 요즘 여자들 왜이리 이쁘나요 33 82 2015/09/08 18,274
481072 왼쪽 엉덩이 중앙부근이 아픈 건 뭘까요? 2 ,,,,,,.. 2015/09/08 987
481071 정직하게해서 많은 돈은 못 버나봐여~ 2 그냥 2015/09/08 1,006
481070 자궁경부암백신이 무료가 된답니다 20 kirk 2015/09/08 6,608
481069 뭔가가 먹고싶은데 뭐가 먹고싶은지 모르겠어요 2 가을타나 2015/09/08 1,302
481068 드디어 허니버터칩 먹어봤는데.. 7 허니버터칩 2015/09/08 2,060
481067 JTBC 손석희 뉴스 봅시다 zjvl 2015/09/08 590
481066 제주도 여행 하루만 할수있다면 6 파란자전거 2015/09/08 1,725
481065 시럽페이 애절한 인사 ㅋㅋ 5 겨울 2015/09/08 5,086
481064 퇴행성 관절염일까요. 어디 가는 건가요? 5 --- 2015/09/08 2,220
481063 스카프 매니아분들~~!!!! 스카프 크기요 2 스카프를 부.. 2015/09/08 1,837
481062 강남,서초쪽 미용실 추천 바랍니다^^; 5 ㅈㅇ 2015/09/08 1,878
481061 생리를해요 4 닭발엑기스?.. 2015/09/08 1,636
481060 홍로.. 인터넷에서 구매하려고 하는데 혹시 이용 후 만족하신 곳.. 3 .. 2015/09/08 980
481059 다음 브런치 시작했어요 1 ;;;;;;.. 2015/09/08 1,817
481058 햇빛 많이 드는방 VS 별로 안드는 방 2 어떤걸 2015/09/08 1,952
481057 한남동에 사는 사람들은 한국 1% 인가요 ? 7 ㅇㅇ 2015/09/08 4,083
481056 너무급해요)초4딸이 소변볼때 피가나오는데.. 15 어떡해요 2015/09/08 5,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