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긴 병원 생활의 끝

긍정 조회수 : 2,572
작성일 : 2014-10-24 00:54:05

최근 아파서 한 달 정도 병원에 입원해있었어요.

 

어르신들도 한 달 입원하는 일이 흔치 않은데

스물 일곱 나이에 오래 누워있어서.. 같은 병실 쓰던 할머님들에게

젊은 것이 빨리 나아서 놀아야지..ㅎㅎ 하며

걱정어린 타박도 오래 받다가 나왔네요.

 

 

작년에.. 회사에서 사수가 갑자기 그만둬 멘붕오고

짝사랑하던 남자는 결혼.. 부모님은 이혼.. 동생이랑 거의 연 끊다 시피 되고

지구에 혼자있는 듯한 고독감에 외로워 사귀었던 남자와는

참 지저분하게 헤어지기도 했네요.

 

 

그때 참 힘들다고 생각했던거 같은데

 

 

길게 아파보니 그런 것들도 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더군요.

인간관계.. 전전긍긍했던 부분들.. 남들 시선에 괴로워하고 힘들어하고

좋은 딸 좋은 친구 좋은 여자 좋은 선후배가 되려고 애썼던 순간순간들이

참 후회스러웠어요. 나는 왜 나를 위해 더 열심히 살지 않았을까..?

 

 

왜 내 몸을 위해 밥을 더 열심히 먹지 않았나

아플 때 더 쉬어주지 않았나

왜 나에게 상처주는 사람들에게 더 당당하게 되받아치지 않았나

언제나 내 노력이 부족하다고.. 채찍질만 해왔던 스스로에게

사과하고 또 사과하게 되더라구요.

 

 

지금까지 혹사시켜서 너무 미안해.

앞으로는 정말 잘해줄게.. 그런 마음.

 

요즘은

맛있는 밥을 먹을 때도 행복하고

충분하게 잠을 잔 어느 날에도 감사하고

무사히 동네 산책을 다녀온 날에도

오늘 하루 이렇게 외출할 수 있는 컨디션에 벅차오르네요.

 

 

예전에는 몰랐던 정말 당연한 것들의 소중함.

새싹이 피어나 낙엽이 되는 모습을 보면서도

한없이 겸손해집니다.

 

 

그저 주어진 하루하루를 내 식대로 받아들이고 즐기는 연습 중이에요.

 

 

82님들 좋은 밤 되세요~^^

IP : 123.254.xxx.8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10.24 1:17 AM (175.208.xxx.86)

    소중한 것이 참 많지요?
    잘 챙기셔서 더욱 행복하세요!

  • 2.
    '14.10.24 1:43 AM (39.7.xxx.158)

    사는거 별거 없더라구요. 내가 없으면 세상 그무엇도 없어요.
    자신을 사랑하자구요.

  • 3. 정답!
    '14.10.24 2:10 AM (175.223.xxx.2)

    그게 정답입니다!
    내 몸 병나면 뭐가 소용이예요.
    부질 없어요.
    건강,내건강이 최고이니
    건강 잘 챙기셔요.

  • 4. 심하게 공감합니다
    '14.10.24 7:35 AM (1.236.xxx.68)

    맞아요, 저도 건강을 잃어 본 후로는 무조건 제 건강이 제일이예요.
    특히, 마음의 병은 육체의 병에서 오는 것 같아요.
    죽어도 삼시세끼 꼬박 규칙적으로 챙겨먹고, 잠 잘 자고, 걱정거리 집어치우니까
    건강해졌어요. 예전에는 걱정병 걸린 환자였더라고요.
    집걱정, 친구걱정 ... 걱정이 걱정을 낳고...나는 병들어 가고 있고.
    다 집어쳤어요. 땡!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도는 것이고, 우주의 중심은 무조건 나란것~

  • 5. 같은생각
    '14.10.24 8:23 AM (223.62.xxx.87)

    건강이란. ,살면서 더욱 와닿는 말이예요
    건강하게..먹고 자고 생활할 수 있는게 가장 큰 복인듯해요
    그걸 모르고 너무 욕심을 부리죠

  • 6. ,,,
    '14.10.24 8:51 AM (203.229.xxx.62)

    건강이 최우선이예요.
    나이 들어 갈수록 건강이 더욱 소중 하게 느껴져요.

  • 7. ....
    '14.10.24 8:53 AM (223.62.xxx.71)

    세월에 치이다 보면 또 잊게 되더라구요....

  • 8. aka
    '14.10.24 9:20 AM (118.41.xxx.136)

    님께 박수보냅니다. ^^
    스스로를 사랑하고 아끼며 항상 기뻐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요.
    앞으로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바래요

  • 9. 정말
    '14.10.24 6:29 PM (175.194.xxx.12)

    님 아픈 후 깨달음이 저에게도 와닿네요.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싶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44701 사무장님 인터뷰보다 울컥해져요 ㅠㅠㅠ 21 세상에 2014/12/12 14,042
444700 세월호241일)아홉분의 실종자님들이 가족품에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13 bluebe.. 2014/12/12 419
444699 그녀의 연인에게... 1 허경영 2014/12/12 966
444698 빠르게 걸으려면 어떻게 ? ........ 2014/12/12 406
444697 털신추천해주세요. 털신 2014/12/12 360
444696 조현아 진짜 망하려나 보네요. 쌓아왔던 벌 받는 듯 42 벌받네 2014/12/12 36,447
444695 복도에서 담배피는거,뭐라고 써붙이는게 좋을까요 5 ,, 2014/12/12 859
444694 스키장에 베이글싸가면 딱딱해질까요? 2 간식 2014/12/12 621
444693 사무장.. 43 2014/12/12 17,482
444692 오늘 버스의 손녀딸은 사랑이었습니다. 2 dma 2014/12/12 1,407
444691 과외할때 어디앉아서 하나요? 4 책상? 2014/12/12 1,684
444690 허리를 다쳐보니 알겠네요 8 .... 2014/12/12 3,127
444689 이 영어문장 어디가 틀렸나요? 19 죄송 2014/12/12 1,654
444688 양치질 할 때 천장도 칫솔질 2 하시나요? 2014/12/12 1,411
444687 강소라 쪽지, 아이고 이쁜 아가씨네요 5 ........ 2014/12/12 4,137
444686 당장 연락해서 비행기 세워!!!나 이 비행기 못 가게 할거야 58 박사무장 2014/12/12 18,021
444685 커튼 감 사려면 동대문 어느 시장인가요? 3 동대문시장 2014/12/12 1,107
444684 [단독] "폭언 있었다"..검찰, 대한항공 최.. 조땅콩 2014/12/12 1,586
444683 EBS 모피 만드는거 나오는데 너무 잔혹하네요. 9 .... 2014/12/12 2,487
444682 오늘 주제는 차이 나는 결혼-저도 이야기 꺼내요 1 ... 2014/12/12 1,659
444681 대추차하고 홍삼 같이 먹어도 될까요? 1 대추차 2014/12/12 984
444680 겨울숲이 나오는 영화...제목좀... 7 qㄴ 2014/12/12 1,072
444679 땅콩리턴 미국뉴스에서 3D애니로 만들어 방송| 1 세계적 망신.. 2014/12/12 941
444678 커튼 길이가 같은 235cm이라면요.. 5 질문 2014/12/12 1,745
444677 가난한건 확실히 불편해요 7 et 2014/12/12 4,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