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얕은 물에서 얕고 천박하게 살아도 박수를 받는 시대

느낌 조회수 : 1,518
작성일 : 2014-10-22 20:36:28

저는 80년대 후반생입니다.

주위를 둘러보거나 미디어를 통해보거나 하며 느낀 것은

80년대생이 사회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특히 80년대 중후반 이후의 세대들의 사고방식과 가치관, 삶의 방식은

이전에 비해 얕고 천박하고 거의 획일화 되었습니다.

복받은 시대에 태어나 잘먹고 잘살며 나만의 개성을 누리고 사는 듯 보이지만

그것은 미디어를 통해 이미지만을 뒤집어 쓴 착각일 뿐이며

그 착각을 드러내는 유용한 방법으로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이 소비됩니다.

80년대 후반즈음에 태어나 방송국에 이제 막 입사한 아나운서들은 무식합니다.

80년대 후반즈음에 태어나 미술작가로 입문했다고 요란한 이들은 작가적 고민보다는 눈칫밥으로 익힌 감각에 치우칩니다.

80년대 후반즈음에 태어난 이들에게 인내는 사치요 정공법은 무식한 것이요,

가장 행복하고 잘났다고 믿어지는 천박한 기준으로 (내)몰리는 것이 옳다고 믿어지며

그것을 가지지 못했다면 온갖 포장지만을 애처롭게 뒤집어써도 서로를 속고 속일 수 있는 시대입니다.

또래임에도 불구하고 김연아를 존경하는 이유는

그런 배짱과 인내, 뚝심을 지닌 이들을 이제는 거의 보기 힘들어졌기 때문이지 그녀의 재능때문만이 아닙니다.

엄마아빠가 떠먹여 주는 밥숟갈을 넙죽넙죽 받아먹고 자란 세대,

우리는 모두 벌집처럼 똑같이 생긴 아파트에서 자라

행복은 뭐가 됐든 더 가진자에게만 선착순으로 배분되는 무엇이라고 배우며 자란 비극적인 세대입니다.

네, 우리는 행복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에 학벌, 잘만난부모, 좋은 직장, 잘난 배우자와 같은 단어밖에 대입시켜 볼 줄 모르는

천박한 20대입니다.

낭만을 잃은 대학가, 사랑을 잃은 결혼, 진심을 잃은 편지, 개성을 잃은 얼굴, 고민을 잃은 독서, 소명을 잃은 꿈.

두고보십시오.

알맹이를 품을 잠재력을 가진 이들조차 제대로 구원해 줄 부모도 스승도 부재한 사회,

물질적으로 풍요로우니 그만이라면 비관적이지는 않을테지만

적어도 저의 시대는 파편적인 정보만이 넘쳐나 굵직한 역사는 잃은 재미없는 시대가 되고 말 것입니다.

IP : 175.197.xxx.6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django
    '14.10.22 9:00 PM (14.40.xxx.119)

    광우병 촛불 시위에 맨 먼저 나선것도 고등학생 아이들이었고 반핵일인시위하시는 분께 수고하신다 얘기 건네는 고등학생 얘기도 들어봤고..무엇보다 세월호 비극도 이 아이들 세대죠..원글님 말씀에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만 그래도 우리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야겠죠..사람만이 희망이니까요..

  • 2. 80년대생
    '14.10.22 9:08 PM (59.7.xxx.168) - 삭제된댓글

    매우 공감합니다

  • 3. ㅇㅇ
    '14.10.22 10:42 PM (223.62.xxx.79)

    정말좋은글인데 이런사유를 많이하는사람이없고 할필요없는시대라그런지 답글이얼마없네요

  • 4. 2000년
    '14.10.23 3:13 AM (175.209.xxx.125)

    제 큰 아이가 2000년생이예요.
    가끔 아이를 보며…
    이번 생은 망한것 같단 생각해요.
    지혜롭고,나눌줄 알고,사유하며,삶을 유영할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데,
    이제 겨우 중2인데,
    삶을 너무나 권태로와하네요.
    의미를 못 찾는듯해요.

  • 5. 구글리
    '14.10.23 10:46 AM (121.128.xxx.211) - 삭제된댓글

    동감합니다. 알맹이 빠진 요란한 포장지만을 쫒는 시대같습니다.
    그럼에도 나만의 의미를 찾아야 하는게 저의 가장 큰 고민이네요..

  • 6. 동감
    '14.10.23 11:37 AM (183.96.xxx.101)

    별 꼴값지 않은 허언증 영웅에 환호하는 시대

  • 7. 희망
    '14.10.24 12:23 PM (124.80.xxx.81)

    근데요.. 골짜기가있으면 산이있듯이
    이제점점 알맹이에대한 갈망이 늘어날것도 같아요
    이런글에 공감하는사람이 많을수록 더 희망적이라고생각해요
    또 이제부터라도 그리키우려고 노력하는사람이 많을것도같고..
    껍데기에 다들 많이식상했잖아요
    연관이 없을지몰라도 다들 버리고 정리하고 심플하게살려고하는것도그렇고
    점점흐름이 그렇게되는게아닐까...희망을 가져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4871 IP 14.40.92. 어느 지역인지 아시는 분 계세요~? 8 크하하하 2015/08/20 2,573
474870 예쁜 치마길이 3 ... 2015/08/20 1,815
474869 16번째 오각형 결과 나왔어요(수정본) 24 ... 2015/08/20 3,433
474868 남편과 제 생각 차이 한번만 봐주세요..(절실..) 6 ㅇㅇ 2015/08/20 2,613
474867 혼자서 하면서 돈벌수 있는거 뭐 없나요? 7 ㅠㅠ 2015/08/20 2,047
474866 이게 미국사람 특징인가요? 14 ㅇㅇ 2015/08/20 7,358
474865 건강에 주의해서 음식드시는 분들, 효과있으세요? 11 건강 2015/08/20 2,707
474864 (급)알콜중독에 대해 16 저기 2015/08/20 4,769
474863 더워서 잠을 못 자고 있어요 1 !!! 2015/08/20 1,389
474862 돌싱녀 돌싱남 파출부 56 돌싱녀 2015/08/20 16,026
474861 배우가 본 배우 이야기... 배우 김의성의 배우이야기 ㅎㅎ 15 무무 2015/08/20 4,711
474860 이 사건 보셨어요? 70대 노인이 의붓손녀를.. 3 ㅇㅇㅇ 2015/08/20 2,789
474859 신생아 선물할 우주복 사이즈.. 2 솔이 2015/08/20 1,390
474858 나름의 머릿결 관련 노하우 65 나름 2015/08/20 14,930
474857 예쁘고 다양한 안경점 좀 가르쳐 주세요 4 ㅇㅇ 2015/08/20 1,294
474856 레고는 배대지 배송이 안되는 것같은데 1 아들이 뭔지.. 2015/08/20 1,049
474855 (질문)한컴오피스에서 글자수 확인할때 1 왕눈이 2015/08/20 3,359
474854 원글 펑 할게요 103 에효 2015/08/20 10,608
474853 (용팔이) 황간호사의 집착 7 ㅇㅇ 2015/08/20 5,169
474852 아들이 쓴 부모님께 감사한 일 100가지 5 감사한 밤 2015/08/20 6,840
474851 호주 퍼스에 사시는 분 계신가요? 2 ㅉㅉㅉ 2015/08/20 1,428
474850 다비도프 커피 세가지 맛중 어떤게 괜찮은가요? 10 백합 2015/08/20 6,980
474849 40대..오랜만에 만나면 친구들이 하는 말.. 9 .. 2015/08/20 7,360
474848 민중가요 부르고싶어요.. 18 노래패 2015/08/20 1,619
474847 7080엘피로 직접 틀며 신청곡 받습니다^^ Lp방송 들.. 2015/08/20 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