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초반 결혼 10년차예요.
초등 3학년 딸 하나 있구요.
저희 집은 너무 편안해서 심심하다고 할 정도로 갈등이 거의 없고 개인적인 성향들이 강한 편인건지 한 집에 있어도 셋이 좀 각자 노는 스타일입니다.
남편은 아주 이성적인 사람이고 위트 있고 포용력 있는 성숙한 사람이예요.
최고의 단점은 잠이 많고 게으르다는 점.
그 단점을 인정하고 제가 기대하지 않으니까 불만은 없어요.
대신 아이 공부와 숙제를 아주 충실히 챙겨서 봐주기 때문에 그걸로 커버되기도 하구요.
근데요, 제가 30살 넘어 결혼할 때까지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귀가시간 체크 당하며 살았었어요.
부모님이 좀 강한 성향이셔서 오히려 결혼하고 나니 간섭도 없고 너무 편했죠.
그래서인지 1, 2년전부터 스물스물 "혼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찌됐든 저는 부모님이나 지금 가족이나 누군가와 함께만 살아왔지 온전히 혼자 살아본 적이 없거든요.
그냥 작은 원룸 같은데서 나 하나만 챙기고 살아보면 어떨까 싶고.
딱 1년만 그렇게 살아보면 좋겠다 싶어서 나중에 아이 대학 보내면 세식구 각자 살아보면 어떻겠냐고 남편에게 물었었어요.
저희 남편 굉장히 독립적이고 꽤 자유로운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딸 때문에 안된대요. ㅎ
대학 가면 갑자기 갖는 자유를 어쩌지 못해 더 흐트러지기 쉬워서 부모가 잡아줘야 한대요.
제가 주위 친한 사람들한테 이런 얘기를 하면 주말 하루 이틀 혼자 지내봐라, 일년씩 외로워서 어찌 혼자 사냐 하면서 이해 못해주더라구요.
저 같은 분 혹시 없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