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가 딸인 줄 알았으면 유산시켰을 거라는 걸 알고나서...

나는왜 조회수 : 5,178
작성일 : 2014-10-19 23:08:03
알게 된 지 서너달 쯤 되었어요. 
계속 자꾸 생각나고 어떻게 맘을 먹어야 건강하게 생각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요. 

저는 딸 딸 늦둥이아들 이렇게 3남매중 가운데 딸이에요.

할아버지가 아들 낳으라고 계속 압박을 줘서 부모님이 결국은 노산으로 남동생을 낳았어요. (저랑 띠동갑)
그런데 남동생을 막상 낳고 나니 키우기가 벅차서 부모님이 대놓고 '낳지 말았어야 했다'는 둥의 말을 할 때 너무 듣기 곤란했어요. 남동생이 사소한 잘못을 하거나 하면 대놓고 저런말을 하니 남동생이 어떻게 느낄지 옆에서 보기가 너무 슬펐어요.
아들 낳으려고 노력해서 낳은 아들에게 낳지 말았어야 했다는 말을 서슴지 않고 하니까 동생이 불쌍했어요. 너무너무 .. ㅜㅠ

그런데 사실은 제가 원치 않았던 딸, 아들로 착각해서 낳은 딸이라는 걸 알았어요.

어느날 엄마가 다른 아주머니들과 이야기를 하는데 들은게
셋째로 꼭 아들을 낳아야만 해서 딸을 3명이나 유산시켰다는 거에요.
그리고 끝말에 '둘째 낳기 전에도 한번 유산했었다' 고 했어요.
이 말을 저 중학교 때 들었지만 그때는 저도 어려서 무슨 의미인지 깊게 생각 안했어요.

그거 외에는 또 다른 이야기 들은게..
제가 태어날때 몇초간 숨을 안쉬어서 의사가 엉덩이 때려서 울음을 터트리게 했대요.
외할머니가 제가 태어난 직후 딸이라고 하니 '아들도 아닌거 죽어버리지 왜 살렸냐' 하셨대요.
이 이야기도 어릴때 들었는데 외할머니가 나쁘다고만 단순히 생각해서 외할머니를 쭉 미워했어요.(지금은 돌아가심)

또 다른 이야기 들은건
제가 치골뼈끝이나 골반뼈끝 등 뼈끝들이 좀 튀어나온 체형이에요.
어릴때 '엄마 나는 뼈가 튀어나왔나봐. 엎드리면 뼈부터 닿아서 아파.. ' 이 말을 엄마한테 했더니 
엄마가 '아닌게 아니라 너 어릴때 거기가 튀어나온 거 의사가 헷갈려하면서 아들이라고 잘못 알려줬다'
이 이야기도 어릴때 들었어요. 



이야기가 이해가 잘 되시려나 모르겠어요.

아무튼.. 
서너달쯤 전 어느날 어느순간!  갑자기 위의 토막토막 이야기들이 갑자기 좍 연결이 되면서.

아.. 첫째가 딸이었으니 둘째는 꼭 아들 낳으려고 임신했더니 딸이라 한명 유산시키고 또 임신을 했더니..
의사의 성감별 오류로 아들이 확실한 줄 알고 낳기로 한 것이고...
막상 낳았더니 딸이라 외할머니는 크게 실망한거고.. 

그렇구나! 

결국 제가 딸인걸 의사가 제대로 알려줬다면 저는 유산시켰을 것이고 
계획대로 유산을 더 해서라도 둘째를 아들을 낳았으면 셋째 남동생을 낳을 일도 없었을 것이고.. 
제가 부모님이 원해서 낳은 자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니 너무 충격이 컸어요.

저는 성장과정에서 제가 딸이라고 차별받았다고 느낀 적은 없었어요. 
오히려 삼남매중에선 젤 잘났다고 이쁨받는 딸이었어요.
그렇다고 사랑받고 자란 건 아니에요. 그냥 능력평가? 면에서 우월했다는 뜻이죠..
좋은 분위기에서 자란 것도 아니고.. 이런건 이제 부모님 이해하려고 하고 마음 내려놨어요.
그저 제가 부모님이 원해서 낳은 자식이 아니라는 생각은 해본적은 정말 없었는데 충격이에요.

한편으로는 낙태에 대해서.. 
제 위에 유산된 언니 한명과 아래로 유산된 여동생 세명.. 이것만 해도 너무 슬퍼요.
이 분들이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라졌다는거.. 저도 그렇게 되는게 부모님 계획이었다니.. 
또 엄마가 얼마나 몸과 마음이 무너져가며 주변의 요구대로 아들을 낳으려고 저렇게까지 했을지 너무 슬프고
엄마가 저렇게 하게끔 한 아빠와 할아버지..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너무 슬프고 어떡하면 가정의 상처가 풀릴까 너무 막막해요.


제 언니에게 이 마음을 이야기하니 언니 대답은 이래요.

'난 네가 그렇게 했는데도 태어났다는 게 더 의미있다고 느껴져.
네가 얼마나 소중하고 꼭 태어나야만 하는 존재였으면 
인간들의 계획과 인간들의 방식을 감쪽같이 벗어나서 태어나게 하셨을까?
주님의 뜻대로 태어난거야.. 네가 꼭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에 나게 하신거야 '

처음엔 지어내는? 갖다붙이는? 이야기 같았는데..
(문제는 언니는 크리스찬이고 저는 무교라는 점;;;)
지금 몇달 지나서 생각하면 언니 말만큼 위로가 되는 말이 없어요.
그래서 하나님이라도 믿을까 싶을 정도에요.


암튼 제가 유산되었어야 할 딸이라는 거.
이걸 알게되니 제 마음에 항상 있는 공허함 불안감의 이유를 찾은 것 같아요. 다는 아니라도 일부는..
이유를 알아도 허한 맘을 채울 길이 없지만.. 


그런데 남아선호사상 때문에 옛날에 유산된 딸들 굉장히 많겠죠?
이런 거에 이렇게 맘이 무너지고 슬픈거.. 저만 그런건 아니겠죠?
다른 아는언니한테 이야기했더니 누구는 딸이라고 태어나자마자 할머니가 베개로 숨못쉬게 눌러 죽이려는 걸 다른사람이 보고 살렸다는 이야기도 듣고... 휴... 


이런 일을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면 건강하게 살아나갈 힘을 얻을지..
뭐든지 다른 분들 의견 듣고 싶어요. 

IP : 59.21.xxx.21
3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자식을
    '14.10.19 11:13 PM (14.52.xxx.59)

    절실히 원해서 낳는 부모는 의외로 별로 없어요
    제일 많은 수가..그냥 생겨서 낳은거...
    그리고 님 부모님 시대에는 그런 경우 아주 많아요
    그걸 아이가 알게하는건 좀 부모님이 생각이 짧지만.그냥 그려려니 하시고 즐겁게 사세요
    님 책임이 아닌걸로 님을 피폐하게 만들 이유가 있나요?
    인생은 그런걸로 주저앉기엔 너무 할게 많아요

  • 2. ----
    '14.10.19 11:17 PM (220.72.xxx.248)

    지금 존재한다는 사실보다 더 의미있는 사실은 없네요
    어떻게 해서 태어났던 무슨 이유가 있나요,,~했다면 유산시켰을 것이다? 모르는 거고 실제 유산시켰을는지 생각만 했는지 모르는 거죠.그 불확실한 사실에 충격받을 필요는 없다고 봐요...물론 님이 감정적 공황에 좀 쪄들고 싶으시면 모르겠지만

  • 3. 유산도 힘들었던 시절에는
    '14.10.19 11:19 PM (110.47.xxx.242)

    더이상 나을 필요가 없는 딸은 바로 엎어서 방 윗목에 밀어놓았다고 하데요.
    신생아니 금방 죽을테고 남들에게는 태어나자마자 죽었다, 혹은 사산이라고 말했겠죠.
    하루 밤낮을 엎어놔도 계속 칭얼대며 안죽길래 그냥 키우라는 모양이라고 도로 끌어다가 젖을 먹여 살아났다던 나이드신 지인도 있어요.
    마지막이라는 뜻이 들어가는 이름을 가진 어르신들 보면 정말로 막내딸인 경우가 많죠?
    신기하죠?
    피임기구도 신통치 않았고 유산도 쉽지 않았던 시절에 어떻게 알고는 마지막을 뜻하는 이름을 지었는지....

  • 4. 그렇네요
    '14.10.19 11:23 PM (59.21.xxx.21)

    제 정신적인 힘듦 때문에.. 부모님한테라도 내가 필요한 존재였으면 했나봐요..
    현실적으로는 그냥 생겨서 낳은 경우 많을텐데 너무 이상적인 출생스토리만 생각했네요.
    평범한 현실을 봐야겠네요.. 감사해요

  • 5. sd
    '14.10.19 11:27 PM (211.177.xxx.119)

    언니의 말씀이 지혜로우신 것 같아요.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지 모르겠는데...
    저도 딸딸딸아들의 둘째딸이었고, 저희 엄마도 수차례 유산을 했어요.
    저와 제 여동생은 그냥 '시행착오'로 태어난 인생을 뿐이죠.
    지금 저희 형제들은 모두 40이 넘었고,
    결과적으로 (저를 포함해) 딸들이 다 잘 됐어요. 아들도 잘 살고 있지만요.
    근데 아들은 결혼하면 딸만큼 부모님 살뜰히 살피지 않잖아요.
    지금은 부모님이 딸들을 더 의지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세요.
    태어날때 어떻게, 왜 태어났냐는 다 쓸데없는 얘기가 된거죠.
    님이 잘 되는게 최대의 복수라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다른거 생각하지 마시고
    그냥 열심히 사세요. 그럼 됩니다.

  • 6. 옛날은
    '14.10.19 11:28 PM (121.162.xxx.225)

    옛날 어르신들 유산을 그냥 피임정도로 생각하고 한 생명이라고 생각안했던 것 같아요.
    제 할머니 두 번이나 냇가에서 빨래하다 아이를 유산해서 그냥 냇물에 떠내려 보냈다고 별 일 아닌 것처럼 말씀하셨는데요.
    아이가 태어나도 병으로 죽는 아이들 많고 여러 애들 중 몇명만 살아남으니 그리 무덤덤해지나봐요.

    전에 박상민씨인가 어머니 태중에 있을 때 부모님이 만삭이 다되서 병원에 지우러 갔다고...
    의사샘이 지금 태어나도 그냥 사는 애니까 낳으시라고 그랬다네요.

    자라시면서 차별 받은 것도 아니니 그냥 참 무지했던 시절 얘기구나 하고 떠내려보내세요.

  • 7. ,,,
    '14.10.19 11:31 PM (112.168.xxx.46)

    예전 어릴때 생각나는게 앞집에 딸이 네명인 집이 있었어요
    어찌어찌 막내로 아들을 낳았는데 아직도 기억 나는게 아줌마들이 하는 소리를 들었거든요
    그 아들 낳으려고 중간에 딸을 세명인가 낙태 시켰다고 하더라고요
    참..끔찍하죠 피임을 잘하던가

  • 8. ...
    '14.10.19 11:32 PM (182.227.xxx.105)

    언니 분 말씀이 정말 맞다고 생각해요.

    님은 꼭 태어날 이유가 있으셔서 태어난 거예요.
    역사적으로 훌륭한 분들 중에도 그런 출생사를 가진 분들 꽤 될거예요.

    부모님이 원하셨든 원치 않으셨든
    물론 그 마음이 태중에 있을 때, 양육할 때 영향을 미쳤겠지만..ㅜㅜ

    현재가 중요한 거죠.
    님 인생은 님의 것이니까요.

  • 9. 저도
    '14.10.19 11:32 PM (199.168.xxx.211)

    그런 말 많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생각이 없는지 낳는 순간까지 아들인줄 알았다는 이야기를 어린 여자애한테 끝까지 해대고 옆에서 해대고
    여자는 결혼하기 때문에 엄마아빠의 가짜 자식이랍니다. 참..덜 된 사람들이 대부분인 세상이예요.
    흠..근데 그래서인지 어릴때부터,
    부모님땜에 공부한다거나 아빠 화낸다 엄마 화낸다 뭘 못하고 잘해서..
    전 그런 걸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어요.
    그냥 나 좋자고 공부하는 거고 부모가 내가 뭘 해서 일희일비 한다한들..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냐..이런 느낌??
    일희일비 하지도 않고요..
    엄마를 무척 사랑했는데 평생이 배신감이예요.
    그거 외에는 내 인생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네요.

  • 10. ...
    '14.10.19 11:33 PM (182.227.xxx.105)

    외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모두 잘못된 가치관과 악습의 피해자라고 생각해요.

    생각해보면
    이처럼 미개한 일이 어디 있을까요?ㅜㅡ

  • 11. ....
    '14.10.19 11:35 PM (218.48.xxx.131)

    저도 언니 한 명을 두고 부모님이 아들일 거라 철썩같이 믿고 낳은 딸이에요.
    친할머니께서 또 딸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저거 엎어라 하셨다는데-_-;;;
    전 그냥 그땐 시대가 또 그랬나보다 했어요.
    부모님도 할머니도 둘째 딸이라고 차별하며 키우시진 않았거든요.
    원글님도 털어버리세요.
    태어난 과정이야 어떻든 젤 잘나서 이쁨 받은 딸이었다면서요. 그것도 사랑받은 거 맞을걸요.
    우리딸 사랑해 하고 살갑게 챙기는 것만 사랑인가요.
    밖에서 우리딸 이만큼 잘한다 뿌듯해도 하셨을 거고 자랑도 하셨을듯 한데요.

  • 12. 감사해요
    '14.10.19 11:40 PM (59.21.xxx.21)

    지금 살아있다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에 정신이 좀 나네요.
    너무 과거에 연연했나봐요.
    원래 불안감 공허감이 많아 떨쳐내느라 고생중인데 출생 때문인가 하고 꽂혀서 더 빠져들었나봐요.
    옛날에 비정하고 섬뜩한 일이 넘 많네요. 아기가 사람인지 강아지인지 싶은...;

  • 13. 힘내세요
    '14.10.19 11:55 PM (14.38.xxx.60)

    저도 비슷하게 태어난 세째딸이에요 병원갈 돈이 없어서 그냥 낳았는데 딸이었대요. 다행히? 몇 년 뒤 남동생이 태어났구요. 제가 제일 공부잘했고 지금 생활비도 제일 많이 드려요 남동생은 지금까지 집에서 돈 가져다 씁니다. 엄마가 밖에 나가 제 자랑하는 것 보면 가증스러워요 실제로는 남동생만 신경쓰고 저는 뒷전인거 알거든요. 좀 슬프지만 어쩌겠어요. 원글님, 그래도 우리 태어나 다행이잖아요?

  • 14. 댕이
    '14.10.19 11:56 PM (58.226.xxx.212)

    저희 아빠가 남아선호사상이 강해서 둘째인 제가 딸인거 알고 아이 못 낳는 큰집에 주기로 약속했었데요
    저 태어난날 아빠가 병원도 안 와서 엄마가 서러웠었다고..
    큰집이랑 서로 데려가라고도 달라고도 말 못한채
    1년이 흘렀을때 큰집에서 달라고 하니 아빠가 정들어서
    안된다고 했데요.
    전 어려서부터 이 사실 알았는데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아빠가 제가 원하는건 다해주고 언니보다도 유독 이뻐하셨어요.가끔 고위공무원 큰집으로 갔으면 더 잘살았을수도 있다는 생각은 들어요ㅋ

  • 15. . . . .
    '14.10.20 12:08 AM (125.185.xxx.138)

    그 시절엔 그게 당연한 거였죠.
    전 4녀 1남의 둘째여요.
    둘째동생이 아들인줄 알았다고 하시더군요.
    지금도 부모님에겐 동생은 특별한 존재이지만
    자매들은 그러려니 해요.
    다 늙어서 뭘 바꿀 수 있겠어요?
    나는 그렇게 안살면 된다고 생각해요.

  • 16. .....
    '14.10.20 12:13 AM (58.237.xxx.168)

    원해서 낳든, 아니든,
    인간의 탄생 자체가 우연이에요.
    부모가 원해서? 안 원했는데?
    그게 뭐가 중요할까요.
    원글님은 그 모든 허접하고 찌질한 상황논리에도 불구하고
    지금 여기 이 세상에 보란듯 살고 있는데.
    불쌍한 부모일 뿐에요.

  • 17. 나거티브
    '14.10.20 12:13 AM (175.223.xxx.11)

    어린 청춘들이 불장난하다가 낙태한다고 생각하다가 공강시간에 우연히 본 책에서 기혼여성 낙태가 더 많다는 걸 알고 충격받았어요. 인구관련 수업 들었던 기억으로 어설프게 계산해봤을 때 성감별로 낙태된 제 또래 여아들이 수십만은 되겠어서 한동안 쇼크 받았었습니다. 나중에 여성학 공부를 하게된 계기가 되었네요.

    이유가 어찌되었건 태어나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는 얻었잖아요. 그나마 제 어릴 적 친구 하나는 아들인 줄 알고 낳았는데 딸이었다는 이유로 엄마에게 십수년을 미움받고 큰 경우도 있어요. 양육을 거부해서 조부모가 돌봤던 것도 몇년이라지요.

    바라던 아들이 아니었어도 미워하지 않고 키우셨다니 나쁜 부모님은 아니에요. 우리나라는 인구줄이겠다고 낙태를 정책적으로 이용한 나라예요. 그냥 그 시대가 그랬던 것 뿐... 털어버리세요.

  • 18. ㅇㅁㅂ
    '14.10.20 12:13 AM (94.194.xxx.214)

    그 당시엔 그런생각 할수도 있는것같아요. 그리고 어른들은 그런말 아무렇지도 않게 하시쟎아요. 어쨌든 낳아서 키워주셨으니 너무 섭섭해하진 마세요^^

  • 19. ㅇㅇ
    '14.10.20 12:17 AM (182.226.xxx.10)

    자연 상태에서의 성비가 100이 아니라
    104,105라고들 하는데
    제 생각에 윗분이 말씀하신
    태어내자마자 윗목에 뉘여서 죽은 아기들 숫자가 그 4,5명이라고 생각해요

  • 20.
    '14.10.20 12:44 AM (203.226.xxx.41)

    저희 시외할머니가 딸만 셋 낳다 넷째도 딸인거 알고 엎어놓고 울고 있었더니 뒷집 할머니가 애기 울음소리가 안 그쳐서 와보고 애기 살려줬대요
    넷째 시이모목에 아직도 그때 엎어놓은 상처가 있어서(뼈같은게 올라왔음) 스카프로 가리고 다니심

  • 21. 눈물만 펑펑
    '14.10.20 12:49 AM (59.21.xxx.21)

    감사해요 ㅜㅠ
    어릴때 엄마가 가끔 아무 맥락도 뭐도 없이 '우리 **이 안낳았으면 어쩔뻔 했어~ 이렇게 이쁜데' 이런소리를 해서 어린 생각에도 뜬금없었는데 딸이라는 걸 알았으면 유산했을 딸이라 본인도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저런 말을 해서 유산의 힘든 기억이나 아들로 낳았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을 도리도리 떨치신게 아닌가 싶어요.

  • 22. 눈물만 펑펑
    '14.10.20 12:56 AM (59.21.xxx.21)

    제가 지금 행복하고 태어나길 잘했다고 생각하면 태어난 스토리가 어떻든 세상에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자체가 부모님께 감사할것 같아요. 그래도 여러분들 댓글 읽고 생각해보니 엄마아빠가 너무 서툴고 본인들 상처도 많은 분들이라 그렇지 저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만은 있었으니 감사하게 생각이 되요.
    지금 행복하지 못하는 이유가 자라는 동안 너무 힘들어서 어린 시절에 이미 평생 살아갈 에너지를 다 써버린 것 같은 무기력이에요. 이 무기력을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어서 이런저런 궁리을 해요.
    지나간 상처는 이걸 마지막으로 내려놓고 앞으로 살아갈 힘을 어떻게 얻을까 고민해야겠어요.
    여러분들 덕에 너무 서러웠던 맘도 진정되고 힘이 되요. 감사해요 ㅜㅠ

  • 23. 닥out
    '14.10.20 1:45 AM (50.148.xxx.239)

    60-70년대에 특히 둘만 낳아 잘 키우자라는 캠패인 있었고요. 국가적으로 산아제한을 장려했어요. 게다가 사람들이 무지해서 낙태를 피임의 하나로밖에 생각못했고요. 여전히 남아선호사상이 강하게 남아있었고.. 여자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이 무척 심했고요.
    언니분의 말씀이 지혜로운 듯 보이나.. 기독교적인 사고방식에 조금 마음에 안드는 저는.. 그렇다면 유산당한 아기들은 중요한 존재가 아니라서 그렇게 지워진것인지.. 살아 있는 사람들 마음의 평온을 위해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는게 정신적인 폭력으로까지 느껴지네요.

  • 24. 예전엔
    '14.10.20 2:03 AM (121.254.xxx.111)

    그런집 흔했어요..님은 그런 상황에서도 세상에 태어난것 보니 복이 많은 분~~
    넘 심각해 말고 행복하게 사세요..

  • 25. 예전엔
    '14.10.20 2:04 AM (121.254.xxx.111)

    우리**안낳음 어쩔뻔 했어? 이런말 전 그냥 우리 아이들한테도 흔하게 하는 말이에요. 넘 이뻐서요..
    넘 피해의식 있으신거 같아요.. 훌훌 털어버리세요

  • 26. ..
    '14.10.20 4:55 AM (39.7.xxx.25)

    "부적절한 부모는 있어도, 부적절한 자식은 없다. 많은 아이들이 부모의 계획과 상관없이 태어날 수는 있지만, 하나님의 목적 없이 태어날 수는 없다. 하나님은 인간의 실수와 죄까지도 모두 고려하여 계획을 세우신다. 이렇게 계획하고 만드신 동기는 바로 그분의 사랑이다."
    -릭 워렌, '목적이 이끄는 삶'

    평소에 기독교적인 답변 다는 편은 아닙니다만..
    뱃속에서 사라진 아이들도 어딘가 좋은 곳으로 갔을 거라 생각합니다. 부모는 그들을 원치 않았을지라도, 하나님은 원하셨을테니까요.
    설령 부모라 해도 님의 가치를 함부로 재단할 순 없습니다. 님은 남의 평가에 따라(그것이 부모라 해도) 존재가치가 달라지는 사람이 아니예요.
    당신은 존귀한 사람입니다.

  • 27. ...
    '14.10.20 5:04 AM (58.141.xxx.126)

    상처는 좀 받으셨겠지만
    자라는 동안 사랑받고 컸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게 부모님의 진심일겁니다

    남아선호사상때문에 그런 상처가 큰것같은데요

    모든 삼람이 부모가 원해서 태어나는건 아니에요
    제주변에는 너무 별로인 남자와 헤어지고싶었는데
    임신이 되서 어쩔수없이 결혼한 경우가 있어요 아들이었고요
    임신인걸 알고 차에서 뛰어내리기도 했다던데
    지금은 그 아들 키우면서 무한애정을 쏟으면서 잘살아요
    아들에게 모든게 집중되었다시피할정도로료

    아들이건 딸이건 그 아이의 임신이 엄마에게 반갑지않고 심지어는 인생을 가로막는 일이었다할지라도
    낳아놓고 키우면서부터는 무엇과도 바꿀수없는 소중한 내자식이었을겁니다

    상처 털어버리셨음해요

  • 28. ..
    '14.10.20 5:09 AM (39.7.xxx.25)

    저희 부모님도 셋째 아이를 낙태하셨다는 걸 중학교 때 알고 충격을 받았어요. 그 때 엄마한테 단지 태어난 순서 때문에 그렇게 되다니, 내가 그 아이였다면 나를 죽였겠네? 하고 대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괴로웠어요. 대학 때까지도.. 저희 엄마는 셋을 키울 자신이 없어서 그랬다더군요. 그러면서, 혹시 딸 쌍둥이였다면 낳을 마음도 있었는데... 이런 아주 어이없는 말도 하셨었죠.
    어떻게 해도 이해도 변명 안되고 용서도 안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엄마가 저희 남매에게 보여준 헌신과 애정과는 별개로...
    저는 나중에 죽으면 하나님이 보호하고 계셨던 그 막내동생을 만나게 해주실 거라 믿어요. 부모님은 언젠가 그 애 앞에 서야 할 거예요. 그 분들의 몫이죠.

    지금 저는 첫아이를 임신하고 있고, 내달에 출산합니다. 이렇게 사랑스런 아이를 어떻게.... 도저히 이해는 안 가지만.. 그래요, 우리 세대에서라도 되풀이 말아야죠.

  • 29. ..
    '14.10.20 5:31 AM (39.7.xxx.25)

    인생은요, 디폴트 상태를 어떻게 설정할 건지는 선택할 수 없죠. 하지만 성인이 된 후 어떻게 살아갈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글님의 공허감과 무기력.. 매일매일 조금씩 그 어린 시절에서 멀어지며 극복하실 수 있길 바래요.
    부모님의 비정함과 떠나간 자매들 때문에 괴로워하는 원글님은 마음이 깨끗하고 순수한 영혼이라 생각합니다. 힘 내셔요.

  • 30. 그래도
    '14.10.20 7:55 AM (119.200.xxx.61)

    일단 낳아서 딸이란 걸 알면서도 정말 막장으로 안 가고 낳아서 구박 안 하고 잘 키우신 걸로 위안삼으세요.
    이 세상엔 부모가 원해서 낳은 자식도 막상 기를 때 힘들고 울고 보챈다고 잠 못 잔다고 신경질 내고 어린애 학대하는 부모들도 의외로 많습니다.
    따지고 보면 아이를 원해서 낳는다고 해서 그 아이를 평균적으로라도 키우는 부모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자기 애라도 학대하고 심지어 같은 자식인데도 형제들중 차별하고 남보다 못하게 구박해서 차별 때문에 서러움 겪는 자식들도 많더라고요. 보니 그래도 원했던 아들이라도 무작정 오냐오냐해서 딸들 차별하고 아들 때문에 희생시킨 부모님은 아니셨네요. 저걸 왜 낳았나 몰라 이런 소리는 사실 부모님들이 은근히 잘 하는 별 생각없는 말투에 가까워요.

  • 31. ㄱㄱ
    '14.10.20 8:47 AM (223.62.xxx.36)

    주님의 뜻이 어때서요? 저도 무교지만 주님이든 부처이든 좋은 의미를 두고 싶어 찾는건데 게다가 원글님에게 가장 위안이 되는 말이라는데 뭘 무시하라고 나원참.

  • 32.
    '14.10.20 9:40 AM (175.205.xxx.214)

    괜찮아 사랑이야 쓴 노희경 산문집에 자기 출생 얘기 있어요. 자기가 태어났을 때 여자인 걸 알고 할머니가 윗목에 두라고 아무도 건들지 말라고 했는데 큰언니가 생쌀 씹어서 몰래 입에 넣어줘서 사니까 쟤는 키워야겠다 그랬대요. 그런데... 알고 보니 아무도 건들지 말라고 한 건 엄마였고, 생쌀 씹어서 몰래 살린 건 할머니랑 엄마였다고... 자기가 미안해서 과거를 왜곡해서 말한 엄마 말만 믿고 컸는데 나중에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요.

  • 33. 아픔이 많네요
    '14.10.20 8:45 PM (59.21.xxx.21)

    세상에 아픈 사연이 넘 많네요. 다른분들 사연 읽고 또 읽어도 또 눈물나요
    주님의 뜻이어도 좋고 아니어도 좋아요.
    저도 그런생각 해요. 사후세계란 게 있다면 제 죽은 언니와 동생들 만나고 싶어요. 사후가 없다면 말고요.
    엄마 힘든 삶 더 이해하고 용기내서 사랑해드려야겠어요.
    무기력이 뿌리깊어 언제 탈출할 수 있을지 막막하지만 힘내볼게요. 감사해요 ㅜ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45682 남편과 상의 안하고 집안 가구나, 가전 바꾸시나요? 30 손님 2014/12/16 3,582
445681 롯지 스킬렛 싸이즈 3 8인치 2014/12/16 2,359
445680 청와대2부속실서 몰래카메라시계구입?? 3 별짓다해 2014/12/16 669
445679 하위권 아이 지방 전문대라도 보내야할까요? 25 조언구합니다.. 2014/12/16 8,552
445678 '조현아 땅콩리턴'으로 불거진... 내부고발자들의 침묵과 분노 1 와이즈드래곤.. 2014/12/16 1,031
445677 보험들려고 하는데 보험사선택이 중요한가요? 10 -- 2014/12/16 877
445676 대한항공 사과문은 동생 작품이겠네요 1 aa 2014/12/16 1,097
445675 북한 사이버 강좌, 올해 5,000명 돌파 NK투데이 2014/12/16 322
445674 다시 태어난다면, 흠. 2014/12/16 361
445673 방사능 ,gmo , 미세먼지등 신경 안쓰고 사시나요? 12 보통아줌마 2014/12/16 1,313
445672 왜 제겐 아름다운 사랑의 추억 하나 없을까요? 6 ........ 2014/12/16 1,315
445671 튼튼한 셀카봉 딱 찍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진이 없어.. 2014/12/16 334
445670 진짜 난방텐트가 짱이네요...ㅋㅋㅋㅋㅋ 28 -- 2014/12/16 11,308
445669 지역난방인분들 평균 몇도로 하시고, 난방비 얼마 나오나요 5 난방온도 2014/12/16 2,408
445668 식탁위에 떨어진 것 주워먹나요? 19 궁금이 2014/12/16 2,206
445667 학교선생님 상담갈때.... 4 눈... 2014/12/16 1,104
445666 임산부 속옷 어디꺼가 편한가요? 3 2014/12/16 732
445665 닌텐도 3d 선물..별로일까요? 1 클스마스 2014/12/16 437
445664 급질- 가슴둘레 72~82이면 사이즈가 55인가요? 1 dma 2014/12/16 3,073
445663 테러범에겐 1300만원 답지 참사 막은 사람은 치료비 걱정 2 참맛 2014/12/16 708
445662 시아버지에게 점점 짜증이 나네요 1 에고 2014/12/16 1,331
445661 프레즐 본사에 전화해 봤어요 2 어제 2014/12/16 1,468
445660 일찐 전도사도 있습니다. 9 ,,,, 2014/12/16 1,244
445659 핸드폰이 1년도 안되었는데, 고장났어요 ㅠㅠ 4 수리비 2014/12/16 1,155
445658 베란다 결로 조언 절실합니다.. 9 ... 2014/12/16 3,292